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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신저클레어 Sep 30. 2022

은퇴기를 앞둔 나에게 꿈이 뭐냐고 갑자기 세상이 묻는다

자기돌봄 방법 TREAT(트리트) #9

코로나와 퇴사로 자존감에 구멍이 났습니다.
단단한 마음을 가지려고 여러 도전을 했고요.
덕분에 자기돌봄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알았습니다.
현재 <자기돌봄> 주제로 강의하고 있습니다.



이전 글 <함께의 힘은 사람을 살리는 마법 : 자기돌봄 방법 TREAT(트리트) #8>에 이어...

https://brunch.co.kr/@m-claire/48



지금까지 코로나와 퇴사로 인한 자존감 저하, 이를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과 그 과정에서 느낀 자기돌봄의 필요성을 정리해봤다.

나아가 자기돌봄을 트리트(TREAT)라는 다섯 가지 영역으로 균형 있게 챙겨보자는 제안도 했다.


자기돌봄 주제로 강의할 때 대체로 이러한 맥락으로 진행한다.

일단 자기돌봄이라는 말 자체에 양가적 감정이 느껴진다고 한다.

즉 그게 뭔지 너무나 잘 알 것 같으면서도 실제로 진지하게 고민하거나 경험한 적이 없어서 한 번 뭐라고 하는지 들어보자는 심정이라고 솔직한 첫인상을 듣는다.


물론 처음부터 주제 자체에 힐링을 느끼며 호기심 충만하게 듣는 청중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아, 말 안 해도 대충 알겠어~"하며 기대를 내려놓는 분위기다.

아마도 부모교육이나 자녀교육처럼 쉽게 예측할 수 있거나 이미 여러 번 들었을 법한 이야기라 기대 없이 듣다가 자신의 일상과 매치되면서 점점 공감을 느끼며 귀를 여는 그런 주제들과 비슷하지 않을까.



[지금 보니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더라]


대학교에서 대학생과 대학원생 대상으로 자기돌봄 강의할 때의 반응과 공공기관 및 여러 센터에서 4060 세대를 대상으로 강의할 때 반응이 사뭇 다르다.

그래도 2030 세대는 MZ 세대의 특성을 어느 정도 갖고 있어 꿈에 대해 고민하거나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한 번쯤 가져본 경험들이 있는 편이었다.


그러나 4060 세대들은 대부분 가족을 위해 헌신하느라 나 자신을 돌볼 겨를이 없었다고 토로한다.

어떤 분들은 지금이라도 내 삶을 살고 싶다, 또 어떤 분들은 먹고살기 힘든데 무슨 자기돌봄이냐며 이기적이거나 사치라고 생각하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이 주제를 한 번 들여다보자는 게 나의 취지다.

과연 먹거리 고민과 자기돌봄이 별개일까?


지금 이 순간에도 4차 산업혁명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상상 그 이상의 첨단 디지털 기술이 우리 일상을 바꾸고 있다.

평생직장이라 생각했던 인간의 직업 영역에 인공지능이 슬그머니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노년기가 늘어나면서 제2의 인생, 인생 이모작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생소하지 않다.


아무것도 안 해도 될 만큼 풍족한 후반기를 세팅해둔 게 아니라면 5060 세대도 경제생활을 계속 유지해야 생계에 지장이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노화라는 신체적 특성을 고려하면서도 제2의 인생은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여생을 살고 싶다고 한다.

이때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냐고 질문하면 많은 분들의 동공 흔들림이 느껴진다.


"걱정만 했지, 아직 정하지는 못했어요.."


고성장 시대에 학령기를 보냈던 세대의 특징이기도 하다.

선진국의 신기술을 하루빨리 배워와야 했던 그 시기에는 그저 1등부터 줄 세워 주어진 교과서를 잘 소화하는 순서대로 취업도 잘 되고 소위 '사'자로 끝나는 평생직장을 가질 수 있었다.


이미 정해진 길을 열심히만 가면 되었던 그 시대에는 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깊게 생각해보거나 적어본 기억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오히려 누군가 교과 과정과 무관한 관심 영역을 말하거나 준비하면 특이하게 쳐다보기도 했다.

일단 학교 다닐 때 대통령, 선생님, 의사, 변호사 외 특정 진로를 염두하고 꿈에 대해 학교에서 토론해본 적도 거의 없다.


그래도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 꿈이 뭔지, 무엇을 좋아하고 원하는 진로는 무엇인지 질문받는다.

중학교나 고등학교에는 진로 수업이 따로 있고 가끔은 귀찮을 정도로 자신이 정한 진로(정작 그 길을 안 갈지언정)에 맞춰 수행평가나 자기소개서를 쓰는 연습을 한다.


자녀에게는 그토록 꿈을 가지라고 (강요)하지만 정작 나의 꿈은 무엇인지, 그 꿈대로 살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본 적은 별로 없다.

한 번은 중학생 딸이 엄마의 꿈은 무엇이고, 그것을 이뤘냐고 되물었다.

대충 이뤘다고 얼버무리기도 했고, 더 진지하게 물을 때는 "라테는(나 때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괜히 역정 내기도 했던 것 같다.


그렇다.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아니, 그런 건 어떻게 생각하는 건지 그 방법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해야 한다.

배워본 적 없는 그런 어려운 문제를 각자도생이란 무거운 미션을 들이대며 은퇴기를 앞둔 나에게 세상이 묻는다.


"너는 누구니?

무엇을 좋아해?

꿈은 무엇이고, 그걸 이뤘니?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니?

어떤 노인이 되고 싶니?

몇 살까지 살고 싶니?

그때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어쩌면 나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면 답이 없거나 부정적인 답이 예상되어 애써 미루고 있었던 질문인지도 모른다.


저성장 시대를 맞이하는 지금, 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내가 원하는 길을 준비하는 것은 이제 청소년기나 청년기에 국한된 과제가 아니다.

안타깝게도 초저출산 국가로 1위로 달리는 한국에서 노년기에 누군가 부양해줄 것만 믿고 미래 준비에 손 놓고 있는 것은 거의 자살 행위라 볼 수 있다.


이 모두가 불편한 진실이지만 지금부터라도 생각해봐야 할 중요한 사안이며, 이를 위해 먼저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자기돌봄의 포인트이라고 강조한다.

이쯤 되면 대부분 눈이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하고 몸을 앞으로 바싹 당김을 느낀다.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반복되는 일상에서 눈을 떠보니 어딘가에 서 있다.

그곳이 어디인지, 내가 가려던 방향이 맞는지 점검해볼 기회가 그동안 없었다.

그리고 가는 길의 끝에 뭐가 있을지, 그게 과연 내가 추구하던 꿈인지 잠깐이라도 생각해보자.


뒤늦게 정한 꿈이라도 언제든 바꿀 수 있고, 또 바뀜에 자유로워야 한다.

급변하는 세상의 여러 요소를 접하고 그것이 조합하여 내 꿈에 반영하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오히려 더 건강한 꿈꾸기 과정이다.


나를 온전히 바라보고 원하는 바를 찾아 그것을 향해 도전하는 데 거침없는 진짜 나를 꿈꾼다.

일상의 완급을 조절하며 몸과 마음과 내 주변 사람도 함께 챙겨가는 균형 있는 나를 꿈꾼다.

이 과정을 자기돌봄이라 정의하고 먼 훗날 마지막 햇살을 바라보며 "나 정말 잘~ 살았다!"라고 미소 지을 수 있는 행복한 나를 기대한다.



... <자기돌봄 TREAT(트리트) #10>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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