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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홉 Sep 28. 2021

프로 직장인, 대신 프로창작러

남해에서 살아가는 프로창작러

평일 늦은 , 자정이 넘어가는 시간이 되면 나는 항상 우울에 빠졌다. 다음날 회사에 출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서서히 다가오는 새벽이 마치 사형선고처럼 두려웠다.


지금도 여전히 늦게까지 노트북을 두드리며 내일의 일을 마무리하고 있지만,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가  기분은  이상 느끼지 않는다. 사회 초년생의 신분이지만 '프로 직장러' 대신 '창작러' 길을 택했다. 초라한 경력을 덮어줄 상사나 선배는 없지만,  대신 함께 길을 걸어갈 동료를 찾았다.


지금은 지역에서 다양한 일을 동시에 하고 있다. 이름바 '프로 N잡러'  셈이다. 아니, 따지고 보면 아직은 '성실한 N잡러'정도  테다.


같은  다른 일을 하는 친구들을 찾았고, 단체를 만들었다. 아직은 이렇다  결과물은 없지만, 이게 시작점이   있는 계기가  거라고 믿는다. 그동안 그저 시시한 핑계를 대며 회피했던 창작과, 그럼에도 여전히 사랑하는 문화 기획을 이곳에서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지점은, 이곳에서 '어떠한 사람이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자주 고민할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


 가지 직무를 찾아 '' 거르고 걸러서 회사에 무사히 취업했던 과거를 떠올리면, 그때는 진짜 나를 잃어버렸던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렇게 매번 사회의 틀에 들어가기 위해서 쉽고 빠르게 나를 버리곤 했다. 그러한 행위 후에 찾아오는 심리적 상태가 너무 안정적이라서  그게 정답인 것처럼 쉽게 믿어버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불안해졌다. 학창 시절부터 성인이  지금까지 불안해서 했던 모든 ''들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내가 무얼 원하는지 매번 답을 내릴  있다면, 때때로 찾아오는 마음속의 이유 없는 우울감을 긁다 보면, 어쩌면  속에는 쉽게 행복해지는 방법이 비칠  같았다.


 작은 단서가 나에게는 다른 지역에서 살아보는 것이었다. 하고 싶지 않은 서울살이를 꾸역꾸역 참고 '프로 직장인'  것이냐, 아니면 연고도 없는 외딴 지역살이를  것이냐.


질문의 대답이 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었고, 이런저런 생각을 따지기보단 '쉽게 행복해짐' 집중하기로 했다.


서울 취업이 죽기보다 싫어서 남해에 남기로 했다.

그 결정은 바로 올해 7월에 다잡았고, 8월에 내려와 남해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프로 직장인 대신 프로 프리랜서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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