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기내식이 가장 설레긴 하지만
알랭 드 보통은 이국적 풍경은 머릿속에서 상상할 때 가장 이국적이라 말했다. 생각해보면 여행 중에서 가장 설레는 순간은 늘 떠나기 전 비행기, 숙소 등을 예약하거나 기내식을 먹으며 술 한잔 할 때였다. 여행에 실망 하게되더라도 우리가 새로운 곳으로 기필코 떠나는 건 이국적 풍경 때문만은 아니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떠나거나 삶의 휴식과 같은 내적인 이유, 그러니까 각자 삶과 여행을 대하는 태도 때문이다. 그리고 이국적인 풍경을 글자로 표현된 문장으로 말하기엔 요놈의 지구는 너무 아름답지 않은가.
지구별 여행을 하다 보면 이발소 그림 같은, 영원히 잊히지 않는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순간의 바람, 온도, 냄새, 사람, 그때의 말들이 머리속, 내면에 각인 되어 인생의 한페이지를 남긴다.
아쉽게도, 무척이나 황당하게도 지금 우리는 떠날 수 없는 세상에 놓여져 있다. 돈과 시간이 문제가 아니다. 지금은 보통 선생의 더욱 맞겠다. 이국적 풍경은 우리가 갈 수 없는 미지의 세상 혹은 머리속에나 존재하게 되버렸다. 우린 코로나 이전의 세상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긴 한 걸까? 우린 다시 떠날 수 있을까?
기내식이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