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ama Jun 12. 2018

#25. '설탕'이 환경 호르몬만큼 나쁜 이유

[극사실 실천법][기승전-운동] 살 안 빠지는 달달한 이유


    우리의 일상은 위험으로 둘러싸여 있다. 떨어지고, 부딪히고, 부러지고, 넘어지는 '물리적 위험'이 상당하다. 사건과 사고가 넘쳐난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아 피할 수 없는, 피할 생각도 못하는 위험이 더 무섭다. 예를 들면 뜻하지 않은 배신이나, 느닷없는 이별 같은 것들이다. 


    우리 주변에 있으면서 계속해서 '조짐'과 '경고'를 하지만 우리는 잘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다 어느 날 일이 발생한다.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갑작스럽다. 하지만 배신의 조짐과 이별의 경고는 진작부터 있었다. 다만 알지 못했을 뿐이다. 

   



    눈에 안 보이는 위험 중 대표적인 것이 '환경 호르몬'이다. 우리도 익히 들어서 알고 있고, 언론에서도 위험성에 대해 많이 얘기하는 것 중에 하나이다. 그런데도 뚜렷한 '실체'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위험성에 대해 '간과'하는 부분이 크다.

피할 방법이 없다


    난연재로 많이 사용되는 '폴리브롬화 디페닐 에테르(PBDEs)'은 집안 곳곳에 건축자재나, 침대 매트리스 등 침구나 가전제품에 들어가 있다. 하지만 어떤 모양으로 어떻게 들어가 있는지는 모른다. 그래서 위험한지도 모른다.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프탈레이트'는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다 있는 '모서리 커버'에 들어가 있는 환경호르몬이다. 우리가 매일 신는 부들부들한 욕실화에도 들어가 있다. 시트지나 플라스틱 용기에도 들어가 있다.


    생식독성물질인 '에틸렌글리콜 에테르(EGE)'는 합성수지와 자동차 냉각수, 부동액으로 쓰인다. 반도체 공장에서도 쓴다. 많은 청춘들이 반도체 공장에서 일을 하다 암으로 죽었다. 미국 반도체 공장에서는 1990년대부터 사용되지 않고 있다.


    우리에겐 영수증 열전사지로 익히 알려진 '비스페놀 A'는 투명하고 단단한 플라스틱 물병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수도관과 식품캔의 코팅에도 쓰인다.


    여름에 많이 쓰는 데오드란트에는 '알루미늄 클로로 하이드레이트'라는 성분이 들어가 있다. 발한 억제 기능을 하는데 장기간 사용 시 땀 분비 기능이 교란되고 피부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삼겹살 먹고 난 후 온몸에 뿌리는 페브리즈에는 '암모늄염'이 들어있다. 섬유유연제에도 들어있는 '암모늄염'은 살균, 소독, 보전력 때문에 소독제와 탈취제 등에도 쓰인다. 흡입독성물질로 폐를 망가뜨린다. 코팅 프라이팬에 쓰이는 '폴리테트라 플루오로 에틸렌'은 발암물질이다.


    개발독재 당시부터 쓰였을 수많은 독성, 발암물질을 생각하면 인체의 무던함에 감탄하게 된다. 눈에도 안 보이고, 주의할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었던 것들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유를 모르는 병으로 괴로움을 받고 있을까? 우리도 그 가운데 한 명 일 수 있다. 

옛날에 맛있다고 먹었었지 ㅠㅠ


    반면, 입에 들어가는 것에는 우리가 좀 민감하다. 예로부터 먹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기도 했고, 먹는 것 자체가 귀하기도 했다. 그래서 먹는 걸로 장난치는 걸 매우 싫어한다. 세대와 지역, 이념을 뛰어넘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게 바로 '먹거리'다.


    그런데! '먹거리'를 중요시하고 민감해하는데도 우리는 '알지 못하게' 고통을 받는 것이 있다. '환경 호르몬'처럼 눈에 안 보이고, 실체를 알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100% 내 입으로 들어가는데도 '눈치'채지 못한다. 

제가 한번 먹어 보겠습니다~ 음~


    바로 우리를 고통 가운데 있게 하는 것이 '당'이다. '극사실 실천법'이 말하는 '배 고프기 전에, 배 부르기 전까지, 배 부를 음식으로 먹자'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당'이다. '당'이 왜 나쁜지는 입 아프니까 더 언급하지 않겠다. 비만, 심장질환, 여드름, 당뇨, 암, 우울증, 피부 노화, 세포 노화, 혈당 급상승, 지방간, 신장질환, 치아질환, 통풍, 치매 등 절대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


    여름이 다가오면 '다이어트'와 관련된 정보들이 넘쳐나기 시작한다. 급해졌다는 뜻이다. 거듭 말하지만 '방울토마토 6알, 닭가슴살 100g, 현미밥 100g' 이런 것은 오래 실천하기 어렵다. 좋은데 어렵다. 저런 식으로 하루 세끼 먹으면 허기진다. 우리 몸은 절대 배 고픈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럼 다른 음식에 손을 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실천하기 어렵다.


    그래서 여러 번 얘기했다. '당'을 줄이라고. 나쁜 탄수화물도 당이니까 줄이라고. 물론 당을 줄이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방울토마토' 6알을 세서 먹는 것보단 수월할 수 있다.

처음엔 큰 걸 찾다가, 나중엔 숫자 세기가 유치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그런데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이 '당'을 피해 가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왜냐면 수많은 기업들은 이 '단맛'이 여러분의 '지갑'을 열어 준다는 걸 이미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곳곳에 엄청 숨겨 놓는다. 하~ '잘 먹는 것'이 이렇게도 힘든 일이라니!


    일단 간단하게 대놓고 '숨어 있는' 당을 알아보자. 355ml의 음료에 있는 설탕의 양이다.

탄산음료 : 151 칼로리와 설탕 39 그램
아이스 티 : 143 칼로리 및 설탕 34 그램
무가당 오렌지 주스 : 175 칼로리와 설탕 32 그램
무가당 포도 주스 : 226 칼로리와 설탕 54 그램
과일 펀치 : 175 칼로리와 설탕 42 그램
레모네이드 : 148 칼로리 및 설탕 37 그램
스포츠 음료 : 118 칼로리와 설탕 23 그램


    이 음료들은 대놓고 단맛이 나는 아이들이다. 그래서 새삼 놀랍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좀 신선하지 않은가? '무가당'의 뜻이 '당이 없다'는 뜻 아닌가? 여기서부터 '장난질'이 시작되니 정신 바짝 차리자.


    '무가당'의 의미는 '당이 없다'가 아니라 '추가한 당이 없다'는 뜻이다. 원래 '있던 당'은 그대로 있는 것이다. 그래서 무가당이라고 마구 먹으면 안 된다.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무설탕'은 설탕'만' 없다는 뜻이다. 다른 당은 있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장난질인가? 이쯤 되면 '식약처'의 기능에 의문이 가게 된다.

불쌍한 탄산음료


    일단 당은 '천연당'과 '첨가당'으로 나눌 수 있다. 무가당은 천연당만 있다는 뜻이고, 무설탕은 설탕 말고 다른 첨가당을 넣었다는 뜻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당'의 다른 이름은 '첨가당'에 관한 것이다.


    첨가당은 일반적으로 포도당, 과당 또는 자당과 같은 단순한 '당류의 혼합물'이다. 포도당은 우리가 피곤하면 병원 가서 비싼 돈 내고 수액으로 맞는다. 포도당은 신체의 거의 모든 세포에서 대사 될 수 있다. 그래서 피곤이 풀리는 것이다. 반면에 과당은 거의 전적으로 간에서 대사가 된다. 그래서 과당을 과대 섭취하면 인슐린 저항성, 대사 증후군, 지방간 및 제2형 당뇨병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첨가당의 이름이 많은 이유는 식품제조업체가 '설탕의 총량'을 숨기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분 목록 여기저기에 다른 이름으로 나열하여 숨기는 것이다. 이제부터 식품회사가 '당'을 표현하는 법을 배워보자. 배우고 나면 '포장식품'에 정나미가 떨어질 수도 있다. 정말 어마어마하다. 


    관련해서는 기사나 자료가 많다. 링크를 첨부할 테니 확인해 보기 바란다.


    우리가 돈을 내고 사 먹는, 우리나라 가공식품에는 '당'이 어떻게 표시되는지 알고 싶어서 국내 기관의 자료를 찾아보았다. 하지만 식약처, 국가 건강정보 포털, 식품안전나라, 식품의약품 안전평가원, 식품안전 정보원 어디서도 '당류'의 다른 이름에 관한 자료는 찾을 수 없었다. (아시는 분은 링크 좀...)


    설탕을 표시하는 방법이 너무 다양해서 식품 라벨에서 그것들을 잘 찾아내는 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정부는 국민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식품 기업이 아닌 소비자의 입장에서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국민들이 건강한 소비만 해도 '국민건강보험'의 재정은 더욱 탄탄해질 것이다.


    '식품 등의 표시 기준' 중 영양표시 관련 조항을 보면 잘 이해가 안 된다. 상식적이지 않다. 누구를 위한 법인지가 매우 명확하다. '영양성분 함량 강조표시 세부기준'은 오로지 식품 기업을 위한 것이다.

상식적이지 않다

    당류를 보자. 식품 100g 또는 100ml 당 0.5g 미만이면 '무'라고 표시할 수 있다. 있는데 왜 '무'인가? 있으면 '저'라고 해야지. 표시 조건에 해당하는 기준치들이 '미각'이나 '영양적'으로 의미가 없다 해도 마찬가지다. 식품기업들이 '강조 표시'를 어떻게 이용하는지가 중요하다. 기업의 태도는 '제조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들어가요'가 아니다. '무설탕!!!', '0칼로리!!!'와 같이 '얼마든지 먹어도 괜찮다'라고 호도한다.


    성분에 '설탕'이라고 표시하지 않을 뿐 아니라 하나의 식품에 여러 가지 유형의 당을 사용하여 설탕의 비율을 줄이는 방법도 쓴다. 3~4가지의 당이 들어가기도 한다. 단독으로 첨가된 당만 '당류'로 표시되고 여기저기 섞여 있는 당들은 성분 표시에서 빠진다. 그래서 성분표의 당류만 보고 마구 먹으면 안 된다.


    심지어 달지 않은 식품에도 설탕을 첨가한다. 설탕은 모든 음식에 첨가할 수 있다. 왜 단맛을 낼 필요가 없는 식품임에도 설탕이 들어가는 것일까? 이건 정말이지 만국의 소비자들이 분노해야 할 일이다. 여기서 잠시 '호르몬'편의 기억을 떠올려 보자.


    단맛은 '중독성'이 강하다. 대부분 '극사실 실천법'의 바른 식사법을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설탕 중독'에 걸린 사람들이 많다. 배 부르지 않을 음식도 단맛이 나면 먹는다. 그것도 꾸준히, 수시로 먹는다.


    단맛은 뇌의 '보상 시스템'을 활성화시킨다. 'mesolimbic 도파민 시스템'이라 불리는 보상 시스템에서 특정 이벤트에 대한 반응으로 '도파민'을 방출한다. 코카인, 암페타민, 니코틴, 설탕은 모두 뇌에서 동일한 보상 시스템을 활성화시켜서 '도파민'을 방출한다. 이 시스템을 활성화하면 기분이 좋다. 그래서 다시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이것이 '중독의 메커니즘'이다.


    '도파민 시스템'은 '즐거움'을 기대하면서 활성화가 된다. 그래서 배 고프지 않아도 케이크나 초콜릿에 관심이 가는 것이다. 무의식적으로 과자, 빵, 케이크, 사탕, 탄산음료를 입에 넣게 된다.


    '도파민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활성화시키게 되면 도파민 수용체는 '하향 조절'을 한다. 즉,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뇌가 보상 시스템에 '적응'하게 된다. 당연히 같은 단맛을 먹었는데 효과가 '감소'하게 된다. 그래서 다음에는 '더 강한 단맛'이 필요하게 된다. 이는 마약 중독자의 행태와 비슷하다.


    단맛을 끊는 것은 매우 어렵다. 난 뭐든 잘 끊겨서리... 심지어 불쾌한 '금단 증상'도 나타난다. 심한 갈망이 생긴다. 이럴 때 누가 초콜릿을 내밀면 참기 어렵다. Evidence that intermittent, excessive sugar intake causes endogenous opioid dependence라는 연구에 의하면 다량의 설탕을 반복적으로 섭취한 쥐에게서 모르핀이나 니코틴과 유사한 '당 의존성'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무한 반복


    이래서 우리는 '달지도 않은 음식'에 들어 있는 당을 먹었던 것이다. 우리에게 알게 모르게 당을 먹이고 있었다. 중독돼서 계속해서 사 먹으라고. 실제로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손이 가는 식품들이 있을 것이다. 갑자기 열 받네 식품회사에 박사가 많은 이유다. 그러라고 박사 됐...

    

    설탕 대신 쓰이는 감미료도 칼로리가 작다 뿐이지 '중독성'은 같다. '무정제' 같은 말도 뭔가 '천연'의 느낌이 나지만 그냥 설탕일 뿐이다. 전체 용량은 75g인데 1회 제공량 23g 기준으로 성분표를 만들면 문과들은 어쩌란 말이냐 만드는 이유도 역시 나쁜 걸 적게 보이게 하는 수법이다.




   6월이라면 여름까지 많다면 많은 시간이다. 매일같이 꾸준히만 한다면 엄청 긴 시간이다. 당장 오늘부터라도 '당'을 줄이면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있다. 운동은 계속하고 있을 테니 쓸데없는 '당'을 줄이면 효과는 금세 나타날 것이다.


    스스로가 불쌍하다고, 인생 뭐 있냐고, 스트레스받는다고, 당 떨어진다고 습관적으로 단걸 입에 대는 일은 멈춰야 한다. '이미' 숨겨진 당을 엄청 먹고 있기 때문에 먹으면 먹는 데로 안 좋은 일뿐이다.


    모르고 먹은 당은 운동으로 처리하자. 그래서 운동을 빼먹으면 안 되는 것이다. 모르고 먹어 놓고, 알면서 운동을 안 하면 어쩌겠나. 알았으니 이제 운동해서 '강제로 먹은 당'들은 소모시키자!


    기왕 먹을 거면 '천연당'을 먹자. 양파 달다! 당근도 달다! 의외로 단 야채들이 많다. 그런 애들 먹자! 소금을 적절히 활용해도 단맛을 증대시킬 수 있다. 힘들다고 포장된 식품들 먹지 말고 퓨어한 애들을 먹어주자. 소시지 보단 삼겹살을!

클린 푸드! 고기 추가!


    그리고 식품 관련한 소비자단체에 후원도 좀 하고, 식약처 등에 민원도 남기자! 소비자의 권리는 소비자가 찾지 않으면 안 된다.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게 어디 있나? 부동산 대책만큼 먹거리 대책에 신경 쓸 수 있게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


    날이 더워지면서 카페의 주력 메뉴가 바뀌는 것을 보고 먹는 얘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땡볕에 잠시 걷고 스벅 가서 '프라푸치노' 먹기 있긔? 없긔? 이제 곧 장마와 더위가 온다. 우리 모두 건강하게 먹고, 건강하게 움직이는 '극사실 실천법'을 꾸준히 실천하자. 실천만이 우리에게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



*공감, 댓글, 질문은 항상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24. 운동으로 '생리통'을 줄이는 노하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