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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ama Aug 10. 2018

#52. '지방' 걱정 없이 '과식'하는 방법

[극사실 실천법] '과식'이 '지방'이 되는데 걸리는 시간


    살다 보면 궁금한 게 많다. '나는 왜 이 집에 태어났을까?'부터 시작해서 '부모님은 나와 형제 중 누구를 더 좋아할까?' 같은 가장 작은 사회인 가정 내의 일상사들이 궁금해진다.


    그러다가 학교에 가면 다른 아이들과 선생님의 이상한 행동들의 이유가 궁금해진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이런 기괴한 것까지 배워야 하는지도 궁금해진다. 도대체 학교는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는지도 궁금해진다.



    대한민국 군대는 그 자체가 그냥 의문 덩어리고, 회사 역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음에도 반대로 의사 결정하는 이상함이 항상 궁금했다. 비상식적인 것으로 치면 군대와 회사는 비슷하다.


    궁금함의 결정체는 역시 남녀 관계에 있다. 서로에 대해서 항상 궁금해한다. 하지만 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를 이해하는 게 쉽지 않다. 생물학적 차이뿐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 차이 나게 교육받고 양육된 탓이다. 거기에 개인적인 성향까지 더해지면 서로 다른 성이 서로를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진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인간의 생리적 반응은 문제를 해결해 낸다. 바로 일정기간 서로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호르몬을 분비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이 기간엔 이해력과 인내력이 최고조에 달한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오해'로 잘못된 결정을 한다. 물론 나처럼 그 와중에 훌륭한 결정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이러다가 '권태'가 찾아오면 다시 궁금증이 고개를 든다. 물론 호르몬은 제 역할을 다 했다. 하지만 그동안 상호 간에 쌓인 신뢰와 존경이 있음에도 사람들은 힘들어진다. 정말 궁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항상 궁금했다. 우리가 먹은 건 도대체 언제 지방이 될까? 어떤 과정을 거쳐서 살이 찌고, 빠지고 하는 것일까? 물론 보통은 찌지만...


    우리는 흔히 상상한다. 저녁에 먹은 삼겹살과 소주가 '자는 동안' 지방으로 변할 것이라고 상상한다. 낮에 먹은 아메리칸 스타일 피자는 앉아서 '쉬는 동안' 지방으로 바뀔 것이라고 상상한다.


    마치 스마트폰이 예약된 시간에 메모리를 청소하듯이 정해진 시간에 지방을 쌓는다고 생각한다. 백신 프로그램이 점심시간이나 새벽 시간에 작동하는 것처럼 주로 쉬거나 자는 시간에 지방이 쌓인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먹고 나서 몇 시간 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누만예몸]의 다른 글들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우리 몸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우리 몸이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단순했다면 암 같은 질병은 진즉에 없어졌어야 했다. 저체중, 과체중, 비만도 마찬가지다. 모두 해결되었어야 한다.

   


    우리 몸은 수백만 년 동안 생존에 최적화된 진화를 거듭해 오면서 복잡해졌다. 깨끗한 환경과 풍부한 영양과 풍족한 휴식이 주어진 것은 인류 진화의 역사로 보면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 보니 그 이전의 치열했던 생존의 법칙들이 DNA에 더 뚜렷하고 복잡하게 각인되어 있다.


     이렇게 복잡하다 보니 우리 몸에 대한 이해와 연구는 갑론을박을 거듭하면서 아주 서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과학적 연구들처럼 딱 떨어지는 것이 없다. 주장에 이견과 논쟁이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지방이 되는데 얼마나 걸리나요?


    우리 몸은 '영양소를 항상 지방으로 저장하고, 계속해서 에너지로 변환해서 소비'한다. 새벽에 배치작업 돌리 듯이 정해진 시간에 무언가를 하지 않는다. 마치 스마트폰의 '백그라운드 작업'처럼 항상 작동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몸은 우리가 먹어서 분해한 영양소를 지방으로 쌓고 있다. 뭔가 끔찍한 느낌이다. 어제저녁에 먹은 것도, 오늘 아침에 먹은 것도 지방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 어렵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몸은 쌓여 있는 지방을 계속해서 에너지로 소비하고 있다. 뭔가 짜릿하다. 덥다고 헉헉 거릴 때도, 앉아서 일 할 때도, 청소를 하고, 전철을 타고, 화를 내고, 사과를 할 때도 지방은 계속해서 소비되고 있다.


    우리 몸은 죽기 전까지 계속해서 쉼 없이 가동되는 엄청난 화학공장이다. 절대 멈추는 법이 없다. 공장 가동을 멈추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이해가 된다. 엄청 다양한 화학공정을 가진 화학 플랜트가 어마어마하게 모여 있는 것이 몸이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신호가 오면 바로 프로세스를 진행시켜야 전체가 무리 없이 운영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몸엔 예약기능이란 게 없다.


    특히 지방은 주요한 에너지원이다. 우리 몸을 가동시켜주는 에너지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그래서 A부서에서는 계속해서 지방을 쌓고, B부서에서는 계속해서 지방을 소비하는 것이 상식적이고 타당하다.


    결국 우리가 살이 찌는 것은 A부서가 일을 많이 하기 때문이고, 살이 찌지 않는 이유는 B부서의 일이 많기 때문이다. '같은 부서'였다면 아마도 '초과'되는 양이 들어오지 못하게 했거나, '초과'되었을 때 더 많이 소비를 시켰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몸은 '남의 일'에 간섭을 하지 않는다.



과식을 했는데 어쩌죠?

    

    과식은 우리의 기쁨이다. 대부분 배가 부른 줄 알면서도 먹는다. 더 먹을 수 있다는 강한 자기 암시를 한다. 그런 암시가 왜 다른 일에는 안될까? 아마도 큰 스트레스가 있었으리라.    


    우리는 '일일 에너지 소비량'처럼 하루를 기준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그건 그냥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뭔가를 계산하고, 비교할 때는 기준이 필요하다. 그뿐이다.


    그것 때문에 개념적인 혼란이 오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몸은 24시간 단위로 '정산'을 할 수 있지 않다. 그래서 '임의'로 24시간을 기준으로 얘기하는 것이다.


    오늘 점심에 과식을 했다. 더 먹을까 말까 머리를 굴리는 순간에도 지방은 소모된다. 정교한 나이프 질에도 지방은 소모된다. 물론 아침에 먹은 음식들이 지방으로 쌓이고 있기도 하다.


    먹고 소화가 되고 흡수 가능하게 분해되고 혈류를 타고 이동하고 쌓이고 소비되는 과정이 계속해서 일어난다. 여러 부서가 각기 자기 일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흡수할 수 있는 단위로 소화하는데 3~6시간이 소요된다. 그럼 3~6시간 후에 지방으로 쌓인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다.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이해할 수 없다.


    기름진 음식을 먹었다고 샐러드보다 더 많이 지방으로 전환되지도 않는다. 우리 몸은 '삼겹살이다! 지방으로 더 쌓아라!'하지 않는다. '피자다! 두배로 지방을 쌓아라!'하지 않는다.


    정기적으로, 많이 먹어서 여분의 칼로리가 지속적으로 발생해야 흔히 말하는 살이 찌는 것이다. 많이 먹게 만드는 음식, 다시 말하면 양은 적고 칼로리는 높은 음식설탕, 정제 탄수화물, 트랜스지방 같은 것들이 더 쉽게 많이 먹게 만들다. 물론! 클린 푸드도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 뭐든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


    수분이나 장내 음식물 찌꺼기의 변화를 제외한 진짜 지방의 증가를 경험하려면 최소 2주는 과식을 해야 한다. 당연히 살을 빼려면 2주 이상은 섭취를 줄여야 한다.


    따라서 가끔 한 끼로 '방종'을 부렸다고 지방이 확 증가하지 않는다. 괜히 스스로 찔려서 더 그래 보일 뿐이다. 진짜 문제는 클린 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하루가 아니다. 대부분을 차지하는 다른 날들을 어떻게 먹느냐이다. 클린 하다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다른 날들이 실제로 클린 하지 않았다면... 소오름!



극사실 실천법


    지방은 진화의 산물이다. 에너지를 지방으로 저장하는 능력 덕에 인간은 극한 기아로부터 생존했다. 인간이 에너지를 지방이 아닌 다른 형태로 저장을 했다면 아마도 체중이 50kg은 증가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생존과 진화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체지방은 '잠재적인 에너지'다.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표현하니 매우 훌륭해 보인다. 중간 충전이 필요 없는 '올데이 노트북' 같은 것이다. 한번 충전으로 수백km를 달리는 전기차 같은 것이다. 우린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추가적인 보충이 필요 없는 상태지만 에너지 보충과 상관없이 먹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렇다! 딱히 에너지를 보충할 필요가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된다. 에너지는 충분하니까! 클린하고 재밌는 음식들을 먹을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자.


    몸을 이해하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예쁜 몸'이 보인다. 어차피 지방은 계속 쌓이고, 계속 없어진다. 장기적으로 조금만 덜 쌓고, 조금만 더 없애면 두배의 효과를 보는 것이다.


    그러니 한 끼 잘 먹었다고 모든 걸 놓아버리지 말자. 한번 운동 못했다고 모든 걸 포기하지 말자. 어차피 기준은 스스로가 설정하기 나름이다. 하루가 아니라 3일을 기준으로 해도 되고, 1주일을 기준으로 해도 되고, 2주를 기준으로 해도 된다. 그러면 한 끼와 한 번의 비중은 낮아진다.


    주말이 다가온다. 하루 더티 하게 먹었다면, 하루는 매우 클린 하게 가자. 그럼 쌤쌤이 되는 것이다. 하루 늘어지게 쉬었다면, 하루는 빡세게 움직여 보자. 그럼 되는 것이다. 자! 또 하나의 핑곗거리가 없어졌으니 기분 좋게 운동해 보자! 오늘도 '누만예몸'을 만들어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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