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ama Aug 31. 2018

#61.나이가 많아지면 '무조건' 운동해야 하는 이유

[극사실 실천법] 그냥 슬슬 즐기며 살면 안 되나?


    우리는 먹고사는 '생존'에 너무나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 '생존'에 모든 걸 집중하다 보니 다른 걸 즐길 여력이 없다. 생존에 대한 집중을 낮추고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도 어느 순간엔 다시 '생존'에 집중하게 된다. '불안'하기 때문이다.


    '헬조선'만의 문제는 아니다.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세계 곳곳이 거의 비슷하다. 0.1%가 부를 독점하고, 10% 밖의 삶은 고달프기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고달픈 삶을 피해 세계 곳곳을 찾아 떠돌지만 '외노자'라는 태그만 하나 더 붙을 뿐 확실한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회피할 곳이 없는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힘들다'는 말을 달고 산다. 유치원생도 힘들다고 한다. 대학생도 힘들다고 한다. 신입사원도 힘들다고 한다. 부장도 힘들다고 한다. 엄마도 힘들고, 아빠도 힘들다. 도무지 안 힘든 사람을 찾는 게 더 힘들다. 아~ 나도 힘들다!!!!!


끈적끈적끈적끈적 힘들어~요~


    '힘들다'에 아주 잘 따라붙는 말이 있다. 바로 '나이'다. 나이가 들면 힘들다. 뭐 이건 거의 진리다. 나이가 들었어? 그럼 힘든 거야! 이렇게 공식화, 고정화되어 있다. '힘드냐? 나도 힘들다 나이 먹어서 그래!'


    안 그래도 고령사회의 주역이라서 살 날이 창창한데 나이 먹어서 힘들면 어쩌란 말인가? 정말 나이를 먹으면 무조건 힘이 들게 되는 것일까? 알아보자!

    



    2006년 미국 심장 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실린 "The Influence of Age, Gender, and Training on Exercise Efficiency"라는 연구를 보자.


    이 연구에 의하면 나이가 들수록 운동 효율이 감소한다. 반면 산소 비용(Oxygen cost)은 증가한다. 산소 비용이 증가한다는 것은 호흡기 근육이 폐를 순환시키는데 산소를 빨리 소모한다는 뜻이다. 결국 나이가 들면 운동 능력이 감소한다.


    그러나 나이가 듦에 따라 '운동 능력'이 감소하는 것은 '운동'을 하면 되돌릴 수 있다. 심지어 그 운동의 효과는 젊은 나이보다 효율성이 더 좋다고 한다. 즉, 나이가 들수록 운동 능력은 감소하지만 운동을 했을 때 운동 능력의 감소를 막거나, 다시 향상 시키는 효율성은 더 좋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 나이가 들수록 운동은 무조건 해야 한다는 뜻이다. 와~ 이 얼마나 오묘한 대자연의 조화인가? 능력은 감소하지만 효율이 올라가니까 결국 유지가 되는 것이다.


    다른 연구도 하나 더 보자. 1990년에 발표된 "Effects of age and regular exercise on muscle strength and endurance."라는 연구가 있다.


    이 연구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남성은 여성보다 근력과 지구력이 강하다. 나이는 근력의 감소와 관련이 있다. 하지만 근지구력의 감소와는 관련이 없다. 운동을 하는 그룹은 안 하는 그룹보다 운동능력이 강하고 피로에 대한 저항력이 컸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면 나이를 먹으면 힘이 약해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구력은 그렇지 않다. 즉 엄청 무거운 걸 들 수는 없어도, 오래 걸을 수는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운동을 하면 안 하는 것보다 좋고, 덜 피로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립 고령화 연구소'의 임상 노인학 지부장의 말을 새겨듣자. "운동은 거의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좋은 결과를 낳습니다"라고 했다. 운동은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을 강하게 만들고, 뼈가 약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균형과 협응력을 높여주고, 기분을 좋게 하고, 기억력을 상승시키고, 많은 만성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많은 사람들이 '늙으면 죽어야지'라는 소리를 한다. 그러면서 '노화'와 '쇠퇴'는 당연한 것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굳이 운동을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노년기는 죽어가는 시기니까 운동을 안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몸의 쇠퇴'나 '균형감 상실'과 같은 것은 나이와 상관이 없다. 이것은 활동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다. 나이가 먹는다고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 박사님이 하신 말씀이니 믿어도 되겠다.


    노년기 운동과 관련해서 또 많이 하는 얘기가 있다. '늙어서 다치면 더 고생해!'라는 것이다. 많은 나이에는 운동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잘못 알려져 있다. 오히려 운동을 하면 '낙상'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운동을 해서 엉덩이 뼈가 부러지는 게 아니다. 대부분은 약한 근력과 균형감 상실, 민첩성 상실 등으로 넘어져서 다친다. 오히려 근력과 균형감, 민첩성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은 운동뿐이다.


    비슷한 논리로 노년에 '심장마비'를 걱정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하루 종일 소파에 앉아 있는 게 더 위험하다. 관절에 대한 염려도 비슷하다. 감당할 수 있는 운동은 관절염 통증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운동이 우리 몸에 주는 장점은 우리가 생각하는 단점을 항상 상회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바쁘다는 핑계는 초등학생부터 댄다. 의학적으로 추천하는 운동 시간은 1주일에 최소 150분이다. 하루로 계산하면 20분이 조금 넘는다. 하루 20분 심장을 조금 더 빨리 뛰게 하는데 시간이 없다는 건 핑계치고는 궁색하기 짝이 없다.


    운동을 평생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거나 몸이 워낙 약하다는 핑계는 그럴싸하다. 하지만 어쩌냐! 요양원에 거주하는 90세의 노인도 운동을 했더니 근력이 향상되었다는 연구가 있다. 지금 나이가 90세 이하라면 조용히 운동복으로 갈아 입자.


    차라리 '지루하고 재미없어서 못하겠다'는 핑계는 설득적이다. 그러나 '섹스'도 운동이다. 지루하던가? 본인이 즐거운 걸 하면 된다. 꽃이 좋다면 산책로를 걷자. 쇼핑을 좋아하면 백화점을 걷자. 자원봉사도 좋다. 셀프세차를 하거나, 집안 대청소도 좋은 운동이다.




    안타깝지만 나이 먹었다고 운동을 안 할 핑곗거리는 사라졌다. 오히려 더 열심히 할 필요가 있다. 할수록 좋아지는 게 눈에 띈다니 안 할 수가 없다.


    마치 Power가 줄어들면 공격력이 세지는 게임 같지 않은가? 밸런스가 오묘하다. 젊을 때 하면 그 나름으로, 나이 먹고 하면 또 그 나름으로 효과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동은 확실히 어렵다. 그만큼 우리 삶이 힘들어서 그런 것이다. 돈이 있으면 마음이 아프다. 마음이 괜찮으면 몸이 아프다. 몸이 괜찮으면 돈이 없다. 이게 우리 삶이다. 누구나 힘듦은 다 있다.


    그러니까 나만 힘들다는 생각은 접어두자. 힘듦의 조건은 같다. 그러니 이제 맘을 다져 먹고 운동을 시작하자. 먼저 하면 더 많이 얻을 수 있다. 우리도 기득권이 되어 보자. 건강 기득권! 모두 모두 힘내자! []


    * 공감, 댓글, 질문 등은 글을 신나게 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