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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 미쳐 버린 날씨에 뛴 결심 57일 차

#누만예몸 #실천법 #달리기 #러닝 #런린이 #펀러닝 #나이트런 #폭염

by Maama


오늘(7월 24일 수요일)도 달렸다. 날씨가 미쳤다. 해가 뜨면 비가 오고, 비가 오고 나면 해가 떴다. 습기가 사라지면 안 된다는 듯 마를만하면 비가 내렸다. 덕분에 땅과 공기는 계속 축축했다. 오후가 되자 더위와 습함이 절정에 달했다. 하루를 쉬어 체력을 보충했지만 두려움이 앞섰다.


날이 더웠기에 평소보다 30분 늦게 트랙에 섰다. 같은 마음을 가진 러너들이 많았다. 트랙 위에는 더위와 습함과 시원함이 공존했다. 가끔씩 부는 바람에는 약간의 시원함이 있었고, 공기는 살짝 축축했고, 바닥에선 은근히 뜨끈함이 올라왔다.


얼마 뛰지 않아서 땀으로 온몸이 젖었다. 우중러닝을 하고 있는 것처럼 옷이 모두 젖었다. 이래서 러닝 할 때 걸치는 모든 옷은 드라이 핏으로 하는 게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수를 너무 뽑았다. 마를 틈도 없이 땀이 쏟아져 내렸다.


5km를 달렸는데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체력이 쏘옥 빠져나간 느낌이었다. 발바닥도 너무 뜨거웠다. 5km 이후로는 꾸역꾸역 걷듯이 뛰었다. 와~ 너무 힘들었다. 최근에 부쩍 이런 일이 많아졌다. 몸도 많이 슬림해졌고, 체력도 많이 올라왔는데 이상했다.


생각해 보니 지금이 그 악명 높은 7말 8초의 혹서기가 아니던가! 덥고 습한 날씨에 가만히 있어도 체력이 소진되는 그런 시기였던 것이었다. 사부작사부작 산책을 나가도 등줄기와 가슴팍에 땀이 줄줄 흘렀다. 아무리 밤이어도 시기는 시기인가 보다.


혹서기 플랜을 짜야하는 걸까? 지금 생각해 볼 수 있는 플랜은 휴식일을 늘려서 2일 달리고 1일 쉬거나 1일 달리고 1일 쉬거나 하는 방법이 있다. 아니면 지금 같은 일정을 유지하면서 거리수를 줄일 수도 있다. 아니면 다시 인터벌 방식으로 뛰다 걷다는 반복 할 수도 있을 듯싶다.


그간의 경험 상 휴식은 고통이 따랐다. 쉬고 난 다음 날은 체력적으로 더 힘들었다. 의지적으로도 휴식은 유혹에 흔들리기 쉬웠다. 한 번 쉬기가 어렵지 한 번 쉬기 시작하면 더 쉬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그러다 보면 '인생 뭐라고 이러고 사냐' 같은 관용어구가 툭 튀어나온다. 그러면서 내 삶을 더 아름답게 해 줄 맛집과 여행과 문화생활을 찾게 된다. 맛집과 여행과 문화생활은 분명 삶을 아름답게 해 준다. 다만 건강과 공존해야 한다. 공존이 불가하다면 건강이 우선이다.


그렇다면 혹서기 플랜은 인터벌이다! 지금은 시간과 거리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였다면, 이제는 강도 조절로 컨디션을 유지해야겠다. 하지 않는 것만큼 나쁜 것이 무리하는 것이다. 시간과 거리의 부담감을 덜어내고 달리는 것 자체를 즐겨보는 시간으로 혹서기를 보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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