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좀 더 대화가 필요하다.
회사 생활을 시작하고 연식이 슬슬 쌓이면, 회사는 이런 저런 교육을 많이 제공해 준다. 물론 회사의 목적은 이익 극대화 이므로, 교육의 목적도 당연히 개인의 성장을 통한 회사의 이익 극대화일 것이다. 그래도 임직원들은 이러한 교육들을 통해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지식과 기술들을 습득할 수 있다. 개인과 회사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것이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리더를 양성하기 위한 회사의 노력은 인사부서 외 일반 직원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상당하다. 좋은 리더 한 명이 회사에 기여하는 바가 정말로 크다는 것을 회사는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좋은 리더 한 명이 가져오는 효과는 아래와 같다.
일단 리더 개인의 능력이 좋아서 성과도 크게 나고,
이분을 통해 팀원들의 역량 극대화 및 시너지효과가 상당하고,
이 팀을 보면서 다른 팀들에 자극이 되어 리딩 효과가 있다.
팀 사기 저하, 팀웍 악화 및 이직률 상승, 서로 비난하기, 책임 전가 등등등 최소한 나쁜 리더의 악영향이 없다는 것도 굉장한 장점이다.
리더 유형은 분류하시는 분의 관점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한다.
가장 구태의연하고 뻔하지만, 나름 합리적이고 분석적인 분류법은 `멍청, 게으른, 똑똑한, 부지런한`의 첫 글자를 따서 `멍게, 멍부, 똑게, 똑부` 형인데, 이 분류법은 필자가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들어 왔으니 일단 수명이 최소한 30년 이상이다.
시대를 관통하며 부하들이 선호하는 리더는 똑게(똑똑하고 게으른)형이었다. 똑똑하니 성과가 제대로 나도록 일을 제대로 지시할 것이고, 게으르니 관리감독은 덜 할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요즘은 똑부형이 회사에서 사랑받고 있다. 이제는 과거처럼 지켜만 보고, 감독만 잘하는 리더를 원하는 게 아니라, 감독도 잘 하고, 일도 더 잘하라고 요구하는 중이다. 앞으로는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게으른 리더가 버텨 내질 못할 것이다.
지장 덕장 용장 분류법도 있다. 삼국지로 보면 지장은 제갈공명, 용장은 장비, 덕장은 유비 쯤 될까?
영화 속의 좋은 리더는 너무도 많다. 굳이 재미 없고 고리타분한 인물들로 배우는 것보다, 영화 속의 가공된 완벽한 리더들이 더 박진감 넘치지 않는가?
어벤져스의 캡틴아메리카도 좋은 리더이긴 하나, 전투력도 최하위급이고, 국뽕이 좀 심하여 패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주인공 맥스 : 솔선수범, 위험 감수, 희생정신, 그리고 가장 좋은 점은 공을 내세우지 않고 알아서 빠질 때 빠져 주는, 진정한 용기를 보여준다.
철 지난 영화지만, A특공대(A Team) 의 리더 한니발 : 개인적으로도 최고의 전투력을 가졌으며, 팀원들을 적절히 활용하여 최상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한다. 가장 훌륭한 강점은 팀원을 믿어 주고, 밀어 주는 특성이다.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위험한 임무에 대해 팀원이 계획을 세우도록 믿어준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리고 팀원들도 이를 끝까지 믿고 플랜에 목숨을 맡긴다.
나쁜 리더를 삼국지에서 찾자면 누가 있을까?
최고의 악당 동탁 : 포악하고, 거만하고, 백성 죽이는 것이 취미 같고,,,나라 전체를 쥐락펴락 하다가 공분을 사고, 결국 미인계에 빠져 양아들에게 죽는다.
현실 꼰대 원소 : 관료출신으로서 군벌들을 병합하여 한때 최고의 세력을 이루었으나, 독선적이고 권위적인 현실 꼰대의 극치인 인물이며, 결국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병으로 죽다.
미련하게 싸움만 잘하는 여포 : 1대1 대결에서는 천하무적 강자 여포, 힘만 믿고 살면서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하다가, 결국 동료의 배신으로 사로잡혀 사형을 당한다
동탁, 원소, 여포,,,삼국지 만의 얘기일까? 인사업무 만으로 직장경력 25년을 돌이켜 보면 이들과 닮은 꼴 상사들은 현실 속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사 본인들은 모르는 게 더 문제다)
DiSC 나 MBTI 등 모든 성향분석 프로그램들은 `틀림`이 아니라 `다름`에 대해서 강조한다. 팀원들의 구성에 따라 좋은 리더의 유형이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조용히 시킨 일을 잘하는 팀원들이 대다수인 팀은, 앞장 서서 끌고 나가는 리더가 필요할 것이다.
외향적이고 덜렁덜렁한 팀원들을 통솔하는 팀장은 뒤에서 꼼꼼하게 관리하면서 팀원들을 캄다운 시키는 리더가 좋은 리더일 수 있다.
현실적으로는 이러한 성향들이 뒤섞인 상황이 대부분이므로, 어떤 교육 프로그램은 리더들에게 카멜레온처럼 경우에 따라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리더십 스타일을 바꾸라고 한다. (Situational Leadership 프로그램)
수많은 부하직원들은 리더에 대해 불평불만들이 많다. 잘해 줘도 왜 쟤한테도 잘해주냐고 불만, 엄하게 해도 불만, 다 들어줘도 불만, 이래도 불만, 저래도 불만,,,,
사실, 리더들도 부하들에 대해 불만이 상당히 많다. 하루 종일 땡땡이 치다가 갑자기 닥친 급한 업무를 남겨두고 퇴근 시간 되었다고 나 몰라라 칼퇴하는 부하직원, 외국에서 영어 물 좀 먹었다고 상사를 무시하는 부하, 가장 바쁠 때 휴가를 보란 듯이 내는 직원, 지각이 일상화되어 당연시하여 지적하면 오히려 상사 뒷담화하는 직원 등등등,,,
그래도 리더는 그 불만을 직접 대놓고 풀 수도 있는데, 부하는 99퍼 그러질 못한다.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혼자 삭여야 한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버텨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더욱 처량해 진다. 현실에 의외로 많은 유형인 동탁 같은 상사를 만나면 답이 없다. 얼른 다른 회사에 이력서를 내는 수 밖에,,,
그래서 회사 근처의 술집은 상사들에 대한 뒷담화의 향연이 펼쳐지는 곳이다. 그런 재미도 없어서야 어디 험난한 직장생활을 그럭저럭 해 나갈 수 있겠는가. 실컷 욕하고, 그게 또 은근히 미안해서 다음날 열심히 일하고, 또 욕하고, 또 일하고,,,의 반복이 직장생활이다.
리더들도 사실 모이면 부하들 뒷담화를 한다. 황당한 부하직원 이야기, 신세대들의 사고방식, 일하는 태도 등등 주제도 다양하다.
회사 입장에서 보면, 리더와 부하 모두 회사 직원이다. 양자 사이의 갈등은 회사를 위해 득 될게 없으니, 회사는 서로 잘 맞추어 나가길 바라고 있는데, 소소한 갈등이 점차 커져서 인적 손실로 연결되는 경우가 더 현실적이고, 어디에선가 매일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갈등 때문에 부하가 그만 두면 리더라고 좋을 게 없다. 다시 선발하고, 교육시켜야 하고, 신입직원이 기존 직원보다 더 훌륭하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이현세씨의 골프 만화 `버디`를 보면, 모녀간의 갈등이 극한대까지 간 상황에서 코치는 딸에게 `대화`를 하라고 조언한다. 대화는 모든 것을 알게 해준다고 한다. 인사업무 30여년동안 겪어온 경험상 이 말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
리더와 부하간 갈등의 가장 좋은 해소 방법은 `대화`이다.
열린 마음으로 대화를 한다면 그 간극은 정말로 좁아질 수 있는데, 이 대화의 시작은 리더가 하여야 한다. 리더가 먼저 `마음을 열고`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그것이 좋은 리더가 되는 시발점이다.
물론 대화를 한다고 간극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서로간 그 간극을 더 명확히 알게 되는 경우도 많았는데, 이 경우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서로 애매한 상황을 계속 유지하며 양자 모두 맘고생하는 것보다, 아예 서로의 생각한 바를 명확하게 아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모두에게 득이 될 것이다.
그냥 대화가 아니다. `마음을 열고`가 선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