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e America Healthy Again”

글쎄다

by macropsia

전공의 시절에 원인 모를 근간대성 경련(myoclonus)을 지속하는 초등학생이 입원해서 의국원 모두가 진단에 집중한 적이 있었다. 소아 환자였지만 당시 소아과에는 신경과 진료분과 역량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성인 환자를 주로 보는 신경과에서 보게 되었다.


여러 질환들을 배제하는 과정 끝에 결국 홍역에 의한 드문 합병증인 아급성 경화성 범뇌염(subacute sclerosing panencephalitis)으로 진단되었고,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는 나빠져갔다. 한국은 MMR 백신 접종률이 높아 홍역 발생률 자체가 낮아졌고, 워낙 드문 합병증이라 이후로는 이 질환을 경험한 적이 없었다.


나도 어렸을 때 MMR 백신을 맞았지만 주변에 홍역 걸리는 아이들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걸렸던 기억이 있다. 감염되더라도 백신은 중증도와 전염력을 낮추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Tracking County-Level Measles Cases in the US


미국은 2020-2024년, 5년간 홍역 발생이 200건 정도였는데, 2025년은 8월까지의 집계만으로 1300건이 넘었고, 백신의 접종률 저하가 가져온 결과라고 한다. 백신 접종률 저하의 원인들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침묵했고,

일부 정치 리더들이 혼란을 주었으며: 대표적인 예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그는 “백신의 배반”이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CDC와 빅파마들의 커넥션을 주장했다,

코로나19로 쌓인 불신이 폭발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백신이 자폐를 유발한다는 유령까지 다시 소환 돼버리면서 애꿎은 MMR 백신 접종률이 급감해 버렸다.


“Make America Healthy Again”


로버트 F. 캐네디 주니어가 트럼프의 “Make America Great Again” 구호를 수정해서 내건 슬로건이다. 과학적 근거 없는 개인적 신념으로 가능할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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