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817
마시냑에서 이틀 날차. 전날 1시가 넘게 뒤풀이 자리에 있다가 아침 체크아웃을 하기 위해 9시에 눈을 떴다. 에어컨도 없이 더웠는데 그래도 1층에서 자니까 좀 낫다. 벌레 때문에 문도 못 열고.. 씻고 나갈 준비 한 후, 윌리엄이 집주인분께 키 드리러 갔는데 기다리던 중에 옆집 고양이를 봤다. 나한테 약간 관심을 주지만 가까이 오지는 않는다. 뭘 보냐 냐용. 키 반납하러 간 윌리엄은 집주인하고 몇십 분째 대화 삼매경. 나중에 무슨 얘기했냐고 물어보니깐, 파리 근방에서 살다가 마시냑으로 왔고~집주인분 아들은 지금 방콕에 있고~본인 아들 전여자친구도 한국인이었다~ 요런 이야기들을 했다고 한다. 진짜 스몰토크의 대가들.
키 반납하고 다시 가족들이 있는 샤헝으로 넘어갔다. 어제 먹고 남은 음식들과 가족들이 해준 파스타 샐러드로 점심을 먹음. 하나같이 다 맛있었다. 역시 결혼식은 먹으러 오는 거야.
결혼 기념 방명록도 이쁘게 남겼다. 프랑스에서 결혼식은 처음이었는데 행복했던 이틀이었다. 밥 먹고 뒷정리하고 있는데, 셀리아가 본인이 머물고 있는 숙소에 수영장이 있다고 수영복 가져왔냐고 물어본다. 혹시 몰라서 수영복 챙겨 왔는데, 날도 더운데 좋다고 가겠다고 했다.
셀리아는 세실네 가족하고 같이 지내고 있었는데, 그 숙소에 가니깐 세실네가 데려온 골댕이도 있었음. 나를 겪하게 반겨준다. 아가랑 강아지 조합은 천국이야..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윌리엄, 꽁땅, 로흐, 폴, 바티스랑 한 시간 동안 열심히 수영했다. 수영장이 얕아서 재밌게 놀았다. 바티스가 경기하자고 해도 경기도 해주고, 갑자기 바티스가 쉬 싸고 싶대서 풀밖에서 싸라니깐 갑자기 계단 올라가더니 계단 정상에서 수영장을 향해 주저앉아서 엉덩이를 내민다. 바티스 엄마 로흐가 놀래서 완전 밖으로 나가서 싸라고!!라고 소리 지른다 ㅋㅋ. 바티스 놀래지도 앉고 계단 아래서 바로 쉬 쌈..ㅎ
열심히 수영하고, 날이 어둑해져서 다 같이 마당에서 밥 먹음. 셀리아랑 꽁땅이 언제 같이 한국 갈 수 있냐고 그랬다. 내년에는 꼭 같이 한국 가서 이곳저곳 소개해주고 싶다. 프랑스는 가족의 형태가 참 다양한데, 그런 거 개의치 않고 끈끈하게 살아가는 게 새로우면서도 신기하다. 꽁땅도 사실 윌리엄하고 피 한 방울 안 섞인 사인데,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옛날에 한국에서 지인분 하고 이런 얘기하면서, 저출산 해결책은 재혼의 유연함이다라고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재혼하면 재혼상대랑도 아이를 나을 확률이 높음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가족형태가 받아들여지기까지는 아직 한참은 걸리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이렇게 행복했던 프랑스 결혼식 마무리.
그동안 제 첫 번째 브런치북 연재에 관심 가져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9월 이후의 프랑스 일상은 매거진 **“A부터 Z까지 다른 프랑스 일상”**에서 자유 연재로 찾아뵙습니다.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