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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dame Snoopy Sep 09. 2018

프렌치토스트의 취향

촉촉한 빵을 좋아하는 타입입니다

흔히 먹는 음식에도 자기만의 취향이 있다.

이를테면 갈비찜의 익힘 정도를 취향에 따라 나눠본다면...

푹 익혀서 고기는 부들부들해지고, 애쓰지 않아도 뼈가 툭 건드리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정도를 좋아하는 사람.
'그래도 갈비는 역시 뼈에 붙은 고기를 손으로 잡고 뜯어야 제맛이지!'라는 사람.

흔히 먹는 음식임에도 좀처럼 내 마음에 쏙 들기 어려운 것 중 하나가 프렌치토스트다.

프렌치토스트를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일단 유래를 찾아보자.


프렌치토스트(French Toast)는 그 명칭과 달리 프랑스가 아닌 북미 지역에서 만들어진 음식으로, 그 이름에 관해서는 다양한 설이 존재한다. 일설에 따르면 프렌치토스트는 1724년 뉴욕의 요리사인 조셉 프렌치(Joseph French)가 만든 음식으로 그의 이름을 붙여 프렌치토스트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보다 보편적인 설은 북미 지역으로 이주한 프랑스인들이 만든 요리라는 주장이다.
- 두산백과(프렌치토스트)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동양인이 떡도 먹고 국밥도 먹는 것처럼(?!) 빵을 주식으로 하는 서양에서는 딱딱해진 빵이나 오래되어 맛이 달아난 빵을 살리는 방법을 널리 사용해 온 모양이다.


안 좋아하는 사람도 많지만, 빵에 계란물과 과일, 견과류 등을 부어 오븐에 구워내는 브레드 푸딩도 아주 맛있다.

심플한 프렌치토스트도 달걀맛에 집중할 수 있어 좋다


이 프렌치토스트에도 여러 가지 취향이 존재한다.


달걀물을 빵 표면에 살짝만 스며들 정도로 묻힌, 그야말로 코팅 수준의 토스트를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빵이 형체가 유지되는 게 신기할 만큼 계란물을 푹 적셔 굽고, 남은 계란물조차 빵 위에 부어버리는 나 같은 사람.


이런 취향은 시럽에 적신 다른 종류의 케이크(이를테면 사바랭)나 탕수육을 먹을 때도 통하는 것 같다. 탕수육은 부먹으로.


'시럽에 적신' 과 '시럽을 묻힌' 중간 어느쯤은 별로다.


얼마 전 파리크라상에서 맛본 사바랭은 상품 설명에는 시럽에 적셨다고 돼 있는데 반해 속까지 시럽이 적셔지지 않아서 약간 안타까웠다.

다만 빵이 진열대에 있어야 하는 매장 특성상 너무 푹 적시기는 어려웠으리라고 추측해본다.


파리크라상의 '사바랭' 적당히 시럽에 적신 빵 사이에 동물성 생크림이 가득. 시럽이 덜 적셔진 아쉬움이 생크림으로 채워진다




최근 맛본 것 중에서 나름 괜찮았던 프렌치토스트는 물론 모두 촉촉하다.


파리크라상 브런치


몇 달 전 메뉴를 리뉴얼하면서 레시피도 약간 바뀌었다. 개인적으로는 이전 버전이 '단짠' 이 완벽하다 생각하는데 이번 것도 나름 매력이 있다.


(좌) 단짠이 완벽했던 작년 버전, (우) 코코넛이 바삭한 올해 버전

이전 프렌치토스트는 내가 좋아하는 대로 빵을 달걀물에 제법 많이 적시고 위에 시럽과 베리 콩포트를 얹어준다. 거기에 짭짤한 소시지를 곁들여 주니 정말 단짠이 완벽했다!


현재 메뉴는 달걀물을 살짝 묻힌 대신 코코넛 가루를 묻혀 구워 좀 더 깔끔한 맛이 난다. 다만 그릭 요거트에 베리 콩포트를 곁들인 것이 전부라 좀 아쉽다.


홍콩 란퐁위엔


밀가루 투어였던 이번 홍콩 여행의 마지막은 란퐁위엔.

기대했던 밀크티는 내 입맛에는 좀 맞지 않았다. 하나 프렌치토스트는 느끼하지만 촉촉함이 완벽했다.


일단 빵 테두리가 없는 것이 부드러워서 마음에 들었다.


거기다 시럽과 버터를 아낌없이 첨가해 촉촉함이 최고! 다음에 가면 프렌치토스트와 파인애플 번만 먹고 오고 싶다.

홍콩 란퐁위엔의 '프렌치 토스트' 약간 느끼하지만 촉촉하기로는 최강인듯


집에서 만들어보자


어떤 음식이든 집에서 만들면 좋은 점은 원하는 재료를 마음대로 추가할 수 있다는 것.


프렌치토스트도 마찬가지다.


재료 : 식빵(약간 굳은 빵이면 더 뿌듯하다), 계란, 우유, 시나몬 가루, 설탕, 버터, 소금, 슈거파우더 & 원하는 과일


과일은 설탕과 섞어 버터, 시나몬 가루를 넣고 살짝 조린다.

계란을 잘 풀어 동량의 우유, 설탕, 소금 한 꼬집, 시나몬가루 약간을 넣어 잘 섞는다.

식빵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계란물에 푹 적신다.

프라이팬에 버터를 두르고 중간 불~약불로 계란물에 적신 식빵을 굽는다.

빵 가운데를 찔러 계란물이 나오지 않으면 다 익은 것이다.

접시에 담고 조려둔 과일을 토스트 위에 담는다.

적당히 슈거파우더를 뿌려 기분 좋게 먹는다.

집에서 만든 프렌치 토스트. 달걀물에 푹 적시고 슈거파우더와 과일을 아낌없이 올려서 맛있다




외식 비중이 점점 높아지지만, 그만큼 내 입맛에 딱 맞는 무언가를 찾아내기도 어려워졌다.


평범한 음식일수록,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게 되었을 때 감동이 더 큰 듯하다.

요리를 잘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스스로의 입맛에 딱 맞는 프렌치토스트 레시피에 도전해보면 어떨까?


계란과 버터가 만나 마음 따뜻해지는 한 끼를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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