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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dame Snoopy Feb 03. 2019

재미있으니까 읽는 거야

문유석의 <쾌락독서> , 나의 <쾌락독서>를 돌아보다

책을 읽는 것은 그 자체로 즐겁다. 글을 읽을 수 있게 된 뒤부터 언제나 '읽기'는 내게 가장 큰 재미였다. 그래서 이 매거진 제목도 '책만 읽고 살 수 있다면 좋겠어'가 되었다.


이 책은 일단 제목만으로도 읽고 싶었다. 맞다. 독서는 쾌락이다.

쾌락(快樂)
1. 유쾌하고 즐거움. 또는 그런 느낌
2. 심리 감성의 만족, 욕망의 충족에서 오는 유쾌하고 즐거운 감정

문유석 작가의 단행본은 처음이지만, 신문에서 접한 그의 칼럼은 담백하고 솔직했다. 꾸밈없이 편하게 쓴 글이지만 대충 쓴 글은 절대 아니었다. 더구나 본업은 판사이면서 이런 글을 쓰다니... 이 시대의 직장인들이 꿈꾸는 작가 아닌가!


작가의 <쾌락독서>를 읽었으니, 이제 나의 <쾌락독서>를 말해 볼 차례다.



오직, 재미를 위해 읽는다


작가는 서문에서부터 재미없는 책은 읽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것 참, 확실한 독서가네...


이 책만큼은 깃털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내 즐거움을 위해 쓴다. 언제나 내게 책이란 즐거운 놀이였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심심해서 재미로 읽었고, 재미없으면 망설이지 않고 덮어버렸다. - P10

결국 재미있어서 하는 사람을 당할 수 없고 세상 모든 것에는 배울 점이 있다. - P14

사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지나간 인연들이 아니라, 그로 인해 우리 안에 생겨났던 그 순간의 감정들이다..... 어떤 책이든 자기가 즐기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  P16


나 역시 재미없는 책은 바로 덮는다. 죽을 때까지 책만 읽어도 세상에 있는 책의 1%, 아니 0.001%라도 읽을 수 있을까? 그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재미있는 책을 읽어야 더 많이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재미로 시작해 재미없을 때까지 읽는다


내게 책을 읽는 것은 음식점에 가서 식사하는 것과 비슷하다. 


일단, 심혈을 기울여 어떤 식당을 고른다. 

SNS에서 너무 핫한 곳은 그 열기가 사그라든 후에 간다.

먹어본 음식이 감동적이면, 그곳을 찾을 때마다 다른 메뉴도 주문해본다.

하지만 몇 번에 한 번은 처음 먹어본 '시그니처 메뉴'라 생각하는 음식을 먹는다.

그러다... 기대에 못 미치는 메뉴를 만나면 서서히 발길을 끊는다. 

아주 가끔 처음에 감동받은 음식을 먹으러 간다...


독서도 마찬가지.


우연히(주로 도서관 서가를 방황하다 눈에 띄는 책을 집어 든다) 읽게 된 책이 마음에 들면, 그 작가의 작품은 닥치는 대로 읽어본다. 그만큼 마음에 드는 책을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그런 만남이 있다. 


작가도 한때 빠졌다고 했지만, 나도 고등학생 때는 이문열 작가에 빠졌던 적이 있다. 당시 학교 도서관에 있던 작가의 책을 신나게 읽어내다가 어느 순간 딱 멈춰 선 작품이 <선택>이었다. '이건 더 읽고 싶지 않아' 란 생각을 한 뒤부터 그의 작품은 안 읽었다. 절필도 아니고 절독이라고나 할까... 어쩜 이렇게 마음이 돌아서는지. 가끔 <사람의 아들>이나 <황제를 위하여> 같은 작품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 진다.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 읽었던 그 책을 이제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면 어떤 생각이 들까.


최근 몇 년 간 빠졌던 작가는 히가시노 게이고와 미야베 미유키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으로 입덕해 10개월 정도 읽고 또 읽었다. 하지만 워낙 다작하는 작가라 반도 못 읽었다. 다행히 그의 작품은 아직도 재미있지만, 속도를 조절해가며 계속 읽어보려 한다.

https://brunch.co.kr/@madamesnoopy/15


미야베 미유키는 <마술은 속삭인다>로 입덕해 계속 읽고 있다. 현대물도 좋지만, 에도물에 푹 빠져 전권을 구입하고 말았다. 전자책을 싫어하신다고 하니 앞으로도 내 책꽂이에 꾸준히 늘어날 작품이다.

https://brunch.co.kr/@madamesnoopy/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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