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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ridates 3세와 St. Gregory

# 예레반 아르메니아 사도 교회, 코르비랍과 에치미아진

by 그루 Oct 2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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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메니아 사도 교회 Armenian Apostolic Church


아르메니아 교회 는 기독교를 국교로 공인한 티리다테스 Tiridates 3세성 그레고리 St. Gregory를 빼 놓고는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오늘은 이들과 관련된 장소 세 곳을 가 볼까 한다.     


첫 번째 장소는 원수이자 악연이었던 두 사람이 만나서 티리다테스가 3세가 기독교를 받아들인 곳은 코르비랍이며, 두 번째 장소는Tiridates 왕이 성 그레고리에게 세례를 받았던 즈바르트노츠 교회이며, 세 번째 장소는 세계 최초로 기독교를 국교로 공인하고 교회를 세운 에치미아진이다.   


     

코르비랍 Khor Virap Monastery


예레반의 남쪽으로 30Km 정도 기분 좋게 달리다 보면 저만치 아라랏산이 보이면서 작은 언덕 위에 코르비랍이 위치한다. 아라랏산(5,165m)과 가장 가까우면서 잘 어울리는 풍경으로, 대표적인 아라랏산의 풍경으로 꼽는 곳이다. 아라랏산은 아르메니아의 성산이지만 국경 너머 터키 땅에 있다. 2차 세계대전 후 러시아와 터키 사이에 이루어진 거래에서 아라랏산은 터키 땅으로 되어버렸다.  


아라랏산과 언덕 위의 코르비랍


코르비랍은 아르메니아의 기독교 전래와 관계가 깊은 곳으로 순례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 중의 하나이다. ‘deep well’또는 ‘deep  pit’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코르비랍은 말 그대로 왕족들을 가두어두던 감옥으로 만들어졌던 곳이다. Tiridates 3 세는 기독교를 세계 최초로 아르메니아 국교로 공인한 왕이다. 기독교를 전파한 성 그레고리 St. Gregory를 처음에는 박해하다가 기독교를 받아들인 이야기가 코르비랍에 전해진다.


성 그레고리의 이름은 원래 Grigor Lusavorich이다. 그의 아버지는 티리다테스 왕의 아버지를 죽이고 쫓기다가 카파도키아로 피신한다. 그 곳에서 성장하여 사제가 된 그레고리는 고향 아르메니아로 돌아와 기독교를 전파하다가 왕에게 잡혔다. 왕의 아버지를 죽인 죄와 이교를 전파한 죄를 묻고 아나히타 신에게 희생제물을 바치라는 제의도 거절하여 그는 코르비랍에 갇히게 되었다.    

 

그레고리를 지하감옥에 가둔 후에 티리다테스왕은 동로마에서 기독교 전파를 위해 아르메니아로 온 33명의 수녀들을 가혹한 방법으로 죽이는 등 탄압을 한 후, 자신도 모르게 병이 들어 악몽에 시달리며 나날을 보내다가 수년 전 지하 감옥에 가두고 잊어버렸던 그레고리를 13년 만에 찾는다. 기독교를 믿는 여인들이 몰래 비밀 구멍을 통해서 넣어준 식량 덕분에 그때까지 죽지 않고 살아있던 그레고리에게 티리다테스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회개하며 세례를 받고 301년에는 기독교를 국교로 공인하기에 이른다.


그레고리가 갇혀있던 지하 감옥은 한 번 내려가면 죽어서 나올 수 있는 것처럼 그냥 좁은 직사각형의 지하세계다. 그나마 지금은 깨끗하지만 배출할 곳도 없이 13년 가까이 대소변 처리를 어떻게 했는지 상상 이상이었다. 몇 년 전 겨울, 추워서 한동안 청소를 못하고 있던 염소를 기르던 축산 농가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짚과 함께 뒤엉켜 쌓여있는 배설물 냄새가 엄청났던 기억이 났다.


코르비랍은 티리다테스 3세가 기독교를 받아들인 곳으로 아라랏산과 연관을 시키지 않아도 아르메니아 기독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순례지다.  


   

즈바르트노츠 Zvartnots Cathedral  


 ‘천사의 목소리’라는 뜻의 즈바르트노츠 Zvartnots는 예레반에서 15킬로미터, 에치마아진 교회와 가깝다. 643년~652년에 건립한 이 아름다운 교회는 930년 지진으로 안타깝게도 무너져 내렸다고 한다. 아르메니아의 돌을 가지고 만든 최고의 건축물이 아니었을까 싶게 남아있는 기단과 기둥만으로도 아름답다. 간결한 기단 위에는 볼륨감이 있는 기둥을 세우고 주두는 이오니아식으로 장식했으며 왕을 상징하는 독수리를 새겨 넣었다.

 

돌에 새겨진 독수리의 커다란 날개


티리다테스 3세는 이 곳에서 성 그레고리에게 세례를 받았으며 즈바르트노츠는 종교와 권력이 합쳐지는 정점에 세운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 3층으로 되어 있었다고 하는데 거의 원형에 가까운 32 각형이다. 설계도를 보니 중앙에는 4장의 꽃잎처럼 펼쳐진 십자형의 홀이 있고 측랑이 원형의 홀을 감싸고 있는 형식이다. 대칭형의 완벽한 형태는 교회라기보다는 아르메니아의 건축양식의 원형으로 고대 신전과 같다.

한쪽에서는 드론을 이용해서 웨딩사진을 찍는다. 신부와 친구들이 마치 고대 그리스 신전의 여사제들처럼 아름답다.

즈바르트노츠에 대한 아르메니아인들의 사랑과 안타까움은, 예레반의 랜드마크 중의 하나인 오페라 발레극장에 표현했는데 오페라극장은 알렉산더 타마니안이 즈바르트노츠 교회를 모델로 지은 건축물이다.


즈바르트노츠 사원의 복원도
예레반의 랜드마크 오페라 발레극장


Etchmiadzin Cathedral


일반적으로 Etchmiadzin이라고 부르는 이 도시를 현지인들은 바가르샤파트 Vagharshapat라고 부른다. 기원전부터 아르메니아의 고대 수도였던 이 곳은 지금은 아르메니아에서 가장 중요한 종교 중심지로 예레반에서는 약 20Km, 터키와의 국경까지는 10Km에 불과하다.  


성 그레고리와 Tiridates왕이 손을 잡고 있는 에치미아진 교회의 입구


성 그레고리와 Tiridates왕이 손을 잡고 있는 동쪽 입구를 지나면 큰 건물들로 거대한 타운이 들어서 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정말로 오늘은 장날이다. 아르메니아 사람들은 하나같이 잘 차려입고 이 곳으로만 몰려드는 것 같다. 웬걸, 오늘은 교회구경이 아니라 아르메니아 사람들 구경만 하다 가게 생겼다. 그래도 교회 안으로 들어가긴 해야 할 것 같아서 사람들을 따라 들어가니 다른 교회와는 달리 화려한 천정과 벽만 보이는 것이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꽉 차있다.


사람들로 꽉 차 있는 교회 내부, 8월 3번 째 주일이었던 날


Etchmiadzin에서 처음 세워진 Mother Cathedral(301~303)은 성 그레고리의 꿈에 그리스도가 내려와 황금으로 된 망치로 땅을 친 자리에 교회를 세웠다고 한다. “하필 왕이 사는 왕궁 옆을 치셨을까”는 지나가는 생각이고 그야말로 아르메니아 최초의 교회가 세워진 것이다. 실제로 이 곳은 기원전 500년부터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를 숭배하던 오래된 신전이 있었으며 교회는 그 신전 위에 지어졌다는 사실이 1950년 실시한 발굴 작업에서 발견되었다.     


교회의 보물실에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혔을 때 롱기누스라는 로마 병사가 예수의 옆구리를 찔렀다는 롱기누스의 창과 노아의 방주 배 조각 위에 만든 십자가 등 성물이 많다고 한다.  

   

교회를 나가는 길, 그레고리의 문 옆에는 넓은 야외 제단이 있는데 제단 옆에는 사제들이 도열해 있고, 사극 영화처럼 사람들은 들고 있는 예쁘게 꾸민 꽃이나 포도, 과일바구니들을 제단에 받치는 의식을 하고 있다. 갑자기 슝 하고 먼 옛날 고대로 돌아간 것 같았다. 국가적인 행사인듯 사람들이 너무 많아 깨금발을 하고 구경하는 것도 힘들다. 





교회 건너편에 있는, 길 하나 사이인데 미술관은 너무 한적하다. khoren der harootian(1909~1991)의 조각 작품들과 그림이 전시 중이었는데 감동은 저절로 생기는 것, 아르메니아의 작가들은 하나같이 뛰어나다.


에치미아진 교회 건너편 미술관의 뜰, 코렌의 작품


상설전시인지 기획인지는 알 수 없지만 꽤 자랑할 만한 작가인지 미술관 직원은 자꾸 옆에서 설명을 거든다. 다니다 보면 이처럼 목표와는 다르게 예기치 않게 좋은 볼 것들을 만나는 행운을 누리기도한다. 실제로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코렌'이란 아르메니아 작가를 알게 된 것이 에치미아진 교회를 보는 것보다 훨씬 좋았다.  


미술관 내부 코렌의 작품들

    


흐립시메Hripsime


에치미아진 교회의 주변에는 St Hripsime Church, Saint Gayane Church, Saint Shoghakat Church가 있는데 모두 성 흐립시메와 관계가 있다.


성 흐립시메 교회는 흐립시메가 죽은 곳에 세워진 교회이다. 17세기 종탑이 추가되었을 뿐 옛날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교회로 에치미아진 교회와는 달리 한적하기 그지없다. 아름다운 흐립시메 수녀를 생각하면서 들어가서일까, 교회마저 흐립시메를 닮아 차분하고 도도해 보인다.


흐립시메 교회


흐립시메는 로마 황제 Diocletian의 기독교 박해를 피해 아르메니아로 피신한 로마에서 온 33인의 처녀들 중의 한 명으로 젊고 아름다운 흐립시메를 보고 Tiridates3세는 청혼을 하지만 거절당한다. 왕은 32명의 처녀들을 다 죽일 것이라고 협박을 했지만 가야네Gayane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흐립시메의 생각에 힘을 실어준다. Tiridates3세는 Gayane를 비롯한 32명의 처녀들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고 흐립시메는 돌로 쳐 죽인다. 흐립시메가 순교한 자리에 세운 교회가 흐립시메 교회이다.   

  

흐립시메가 죽을 때 하늘에서 한 줄기 빛이 내려왔다고 해서 세운 교회가 1694년 세운 쇼하카트Shoghakat 교회이며 흐립시메에게 힘이 되었던 Gayane의 이름을 따서 세운 교회가 아르메니아 최고 성직자들의 묘소로 사용되는 교회인 성 가야네 교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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