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비랍 수도원에 갔던 날 들렀던 게가르트 수도원은 코타이크 Kotayk 지방 아짜트계곡의 깎아지른 절벽에 둘러싸여 있는 동굴 사원이다. Geghardavank라고도 부르는 게가르트는 창이라는 뜻으로 ‘롱기누스의 창’을 말하며 ‘롱기누스’란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의 옆구리를 지른 로마 병사의 이름이다. 다른 종류의 많은 성물들과 함께 이곳에 있었던 롱기누스의 창은 지금은 에치미아진에 보관되어 있다.
수도원은 4세기 성 그레고리가 동굴 안의 성스러운 샘이 있던 자리에 교회를 지었다. 9세기 아랍의 침입으로 수도원은 파괴되었지만 12세기에서 13세기에 수도원의 건축물들이 재건되었다.
자연 암석을 위에서부터 파 들어가 내부 공간을 만든 동굴 사원으로 일부 건축물은 돌을 이용하여 만들었다. 교회의 바닥은 전부 천연암석 그대로이다. 교회 내부에는 마음을 다해 판 카츠카르 돌 십자가들이 많이 새겨져 있으며 수도사들이 기거하거나 기도했던 동굴들의 모습이 보인다.
교회 입구 마당에 있는 큰 바위는 절벽에서 굴러 떨어진 바위 덩어리라고 한다. 마치 수도원의 배꼽 같다.
Monastery of Geghard
샘이 있던 자리에 손으로 파고 들어간 Avazan 교회, 지금도 여전히 샘물이 흐른다.
입구에서 바라본 게가르트 교회에 떨어져 있는 배꼽같은 바위
Jamatun, 양 옆의 호랑이는 왕과 왕비 가운데 양을 잡고 있는 독수리는 프로슈안 왕자를 뜻한다. 처음으로 손으로 파낸 방
Garni Temple
가르니 신전은 아짜트 계곡 Azat Valley 위에 로마의 지배를 받던 BC 1세기경에 태양신 헬리오스에게 바치는 신전으로 건축되었다. 17세기에 지진으로 무너진 것을 1949년 복원한 것이다. 4세기 기독교 공인 이후에는 시원하고 경치가 좋아 아르메니아왕가의 별장으로 사용된 곳이라고 한다.
아짜트계곡에 무시로 균등하게 잘라진 돌들이 지천이어서 복원하기도 쉬웠겠다. 원래 모습이 75퍼센트 이상 남아있어야 유네스코 유적에 등재가 되는데 가르니 신전은 65퍼센트밖에 남아있지 않아 등재가 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리스 신전 양식의 가르니 사원
천상의 하모니 Symphony stones
가르니사원에서 나와 오른쪽 옆길로 내려오면 아짜트계곡으로 내려올 수 있다. 동네 아저씨들이 5천드람에 계곡 트레킹 가이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계곡이 복잡하지 않아 가이드가 필요할까 싶기도 하지만 아짜트계곡을 걷다가 농익은 블랙베리를 보면 따서 손 안에 가득 안겨 주신다.
가르니 신전에서도 보이는 주상절리 계곡은 십여 분만 내려오면 눈앞에 펼쳐진다. 주상절리란 용암이 식을 때 수축하면서 무수한 돌기둥으로 나누어지는데 가뭄이 있을 때 땅바닥이 6 각형으로 갈라지는 현상과 같다. 이는 4 각형이나 5 각형, 또는 6 각형의 결을 따라 어긋나지 않고 갈라져 나온 기둥같이 생긴 암석으로 결이 나란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제주도 해안가나 한탄강, 무등산 등에서 주상절리현상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제주도에서 봤던 주상절리는 저리 가라다. 처음 경험하는 넓게 형성된 완벽한 육각형의 벌집 형태의 주상절리가 경이롭다. 계곡 전체가 다양한 주상절리형태를 보여주는데 주상절리만으로 형성된 이런 계곡은 흔치 않을 것 같다. 지금도 절리 현상은 계속되고 있어서 가끔 돌이 떨어져 내리기도 한다고 한다.
주상절리를 ‘Symphony stones’라고 하는데, 누가 지었는지 이름 한 번 잘 지었다. 바람이 불면 하늘에서 내려온 천상의 파이프오르간처럼 아름다운 소리가 날 것만 같다.
마치 하늘에서부터 펼쳐져 내려온 것 같은 파이프오르간의 형상을 한 Symphony ston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