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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내 생각은 다릅니다.

by 낭랑한 마들렌

저는 이 말이 싫었습니다. 모로 가도 서울로 가기만 하면 된다니! 어떤 방법을 쓰든 목적을 달성하기만 하면 된다니, 과연 그럴까요?


살다 보면 가끔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 말이죠. 이런 사람들이 추진력도 좋고 목표 달성률도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결과만을 보며 살지는 않습니다.


가리지 않는다는 그 '수단과 방법'이 어느 정도여야, 다시 말해 윤리적으로, 또 관계있는 사람들이 심정적으로 용납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어야지, 그 범위를 벗어날 정도로 '가리지 않는'다면 그 사람이 이루어낸 성과도 탐탁지 않을 듯합니다.



실제로 내가 그 안에 관계되어 있을 때, 그야말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하거나

자신의 권한을 넘어선 이야기를 하거나 혹은 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를 주면서까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 고군분투하는 사람을 봅니다.


이들은 언어 표현을 애매하게 하면서 언제라도 발뺌할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상대방은 강하게 메시지를 받았다고 느끼지만 이 사람은 '약속한 것은 아니었다'라고 합니다.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일이 되게 하려면 그 방법뿐이었다고도 합니다.


그들을 보며 공통적으로, 내 속에서 그 사람을 향한 신뢰가 사라져 가는 것을 느낍니다. 당연하게도 무언가 함께 하는 일을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됩니다.



모로 가도 서울로만 가면 된다고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직한 방법과 올바른 수단을 선택해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에둘러 애매하게 말해 오해를 사지 않고도 나의 진심과 간절함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도덕과 상식의 선에서 부끄럽지 않게 목적을 달성한다면 더욱 유능한 사람이겠지요. 원하는 것을 얻고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은 물론 좋지만, 그 어떤 상황에서도 타인과 나 자신에게 한 점 부끄러움 없는 당당함을 유지하기를 원합니다.



존경스러운 괴테 할머니, 전영애 교수님께서도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심을 확인하며 기뻤습니다.

바르게 살면 손해 볼 것 같지만, 은퇴한 노학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살아봤더니, 바르게 살아도 괜찮아요."




올바른 목적에 이르는 길은
그 어느 구간에서든 바르다.
- 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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