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분량 300g 잼 2병 정도
준비시간 10분
요리시간 50분 이내
재료 사과 1개(120g)/ 매운 빨간 고추 약 10개 (200g)/ 양파 1개 (250g)/ 마늘 4쪽/ 생강 2cm/ 사과식초 60ml/ 소금 1 작은술 (5ml)/ 황설탕 200g/ 물 40ml
1 빨간 고추를 반으로 갈라 씨를 제거한다. 사과는 가운데 부분을 제거하고 푸드 프로세서에 넣기 좋게 적당한 사이즈로 잘라준다. 양파도 사과와 같은 사이즈로 자른다.
2 사과, 빨간 고추, 양파, 마늘, 생강, 식초, 물을 블렌더나 푸드 프로세서에 넣고 너무 작지 않게 갈아준다.
식감이 있는 칠리잼을 원한다면 고추만 기계로 갈아주고 양파, 마늘, 생강, 사과는 칼로 잘게 다진다. (나는 사과를 치즈 그레이터로 최대한 크게 갈아 넣기도 한다).
3 모든 재료를 바닥이 두꺼운 냄비에 넣고 잘 저어주며 중불에서 약불로 30 ~ 40분가량 걸쭉해질 때까지 끓인다. 끓일 때 수분이 너무 빨리 날아가버렸다면 물을 20 ~ 30 ml 추가해서 끓여도 된다. (과일이나 야채의 수분 정도에 따라 물양을 조절하고, 과일잼 정도로 걸쭉해질 때까지 끓인다.)
4 살균된 병이 아직 뜨거울 때 칠리잼을 옮겨 담고 날짜를 적어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잼병 소독은 라즈베리잼 레시피 참고)
크래커 위에 올린 치즈, 칠리잼과 처트니 잼이라면 달콤하고 과일향이 나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더구나 한국에는 고추장도 있어서 처음에 이름만 듣고는 단번에 정체를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칠리잼, 도대체 정체가 무엇인가? 일부 출처에 따르면 칠리 잼은 태국의 남프릭파오라는 말린 새우와 생선 소스가 들어가는 달콤하고 매운 칠리 페이스트에서 유래되었을 수도 있다고 한다. 영국에서 인기 있는 칠리잼은 고전적인 버전보다는 좀 더 달콤하다. 스카치 보닛 칠리라는 엄청나게 매운 고추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한국의 매운 고추와는 또 다른 느낌의 매운맛이 난다.
칠리잼은 간단한 서양 음식에 참 잘 어울린다. 이미 알고 있던 요리들을 한층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 주는 소스로 사용된다. 프라이드치킨, 치즈, 베이컨, 볼로네즈 등 느끼하거나 단조로워질 수 있는 음식에 매우 잘 어울린다. 크래커에 치즈를 올리고 칠리잼을 살짝 얹으면 그 맛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 베이컨이나 치킨과 함께 치즈에 칠리잼을 발라 샌드위치를 만들어도 정말 맛있다. 나는 떡볶이, 닭볶음탕, 비빔밥 등 매콤한 맛을 내는 한국요리에도 고추장과 섞어 사용하는데 정말 맛있다. 그래서 여러 요리에 조금씩 감초처럼 쓰게 되었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가 떠오른다. We're caught in a trap!
고추는 내 밭의 주요 여름 수확물 중 하나이다. 근데 전통적인 영국요리에는 사실상 매운 음식이 없기때문에 내가 키운 고추를 사용할 기회가 없다. 그래도 일단 수확시기가 되면 한꺼번에 다 따야만 하니까 나는 뭔가 해법이 필요했다. 그래서 궁리 끝에 인터넷 검색을 했고 제이미 올리버의 레시피를 가장 먼저 찾을 수 있었다. 그의 레시피는 너무나도 심플하고 쉬워서 누구나 요리를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을 준다. 그의 레시피로 먼저 칠리잼을 만들어보고 내 레시피를 만들게 되었다. 아무래도 나는 한국인으로 살며 고추장으로 단련되어 이미 그 느낌 아니까 ^^ 매운맛을 돋보이게하는 풍미를 조금 더 채워 주고 싶었다.
내 칠리잼 레시피는 설탕을 줄이는 대신 단맛을 내는 야채나 과일을 많이 추가했다. 그래서 아주 오래 두고 먹기에는 좋지 않지만, 식재료 본연의 단맛과 풍미가 더해져 맛은 보장할 수 있다. 칠리잼은 요리에 사용되는 고추가 얼마나 매운지에 따라 재료들의 양을 조절하면 좋을 것 같다. 끓이면서 조금만 맛을보고 고추가 너무 맵다 싶으면 양파나 사과의 양을 늘려주어 맵기를 조절 해 보자. 사과 대신 토마토를 사용해도 좋다. 토마토를 사용하면 아라비아타 소스 같은 느낌의 칠리잼이 만들어진다.
아무래도 칠리잼이 생소할 수 있으니 챌리잼을 활용한 간단한 레시피 몇 개를 소개해 본다.
칠리잼 샌드위치 레시피
완성분량 1인분
준비시간 10분
재료 칠리잼/ 식빵 2장/ 버터/ 좋아하는 치즈/ 상추 1장/ 얇은 프라이드치킨 1개 or 햄
1 빵에 버터를 바르고, 치즈를 2, 3mm 두께로 잘라서 빵 위에 올린다.
2 치즈 위에 칠리잼을 펴 바르고 고기를 올린다. (물론 고기를 생략하고 치즈만 올려도 맛있다.)
3 미리 씻어서 물기가 빠진 상추를 올리고 빵으로 덮어준다.
나는 냉동 생선튀김을 에어프라이어로 바삭하게 데우고, 치즈 없이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을 추가해서 만들어봤다. 혜자선생님의 옛날 광고가 떠오른다. 그래.. 이 맛이야. 영수야~ 밥 먹어라. 사진찍는것도 잊고 먼저 한입 먹어버렸다. ㅠㅅㅜ
칠리잼 치즈플래터 레시피
완성분량 원하는 만큼 준비
준비시간 10분
재료 칠리잼/ 처트니 or 과일잼/ 치즈/ 고기/ 크래커/ 과일이나 올리브 또는 견과류
1 접시나 보드에 치즈, 고기, 크래커를 올린다. 크기가 큰걸 먼저 올려 위치를 잡고 나머지 재료를 올린다.
치즈: 좋아하는 종류로 두, 세 가지를 선택한다. 딱딱한 치즈와 부드러운 치즈를 반씩 준비해 보는 것도 좋겠다. (하드치즈로는 체다나 더블글로스터, 소프트치즈로는 브리를 추천한다.)
고기: 햄, 초리쪼, 살라미, 소시지 등 치즈와 어울리는 종류로 몇 가지만 선택한다. 생략해도 좋다.
크래커: 단단한 정도나 모양을 달리하여 몇 가지 준비하고 크로스티니(작은 토스트)를 올려도 좋다.
2 작은 과일이나 올리브, 견과류를 올린다.
3 종지에 칠리잼을 담아 올린다. 처트니나 과일잼이 있으면 같이 올린다.
치즈와 칠리잼은 환상적으로 궁합이 잘 맞는다. 나는 주로 고기 종류는 빼고 준비하는데, 이것이 보통 식후 요리로 제공되는 방식이다. 간단한 스낵류로 점심 식사와 즐겨도 좋지만, 집에서 와인 한잔 할때는 더 좋다. 칠리잼에 어울리는 와인으로는 쉬라즈 종류가 무난할것같다.
칠리잼 떡볶이 레시피
완성분량 1인분
요리시간 10분
재료 떡볶이 떡 160g/ 고추장 1 큰술(15ml)/ 칠리잼 2큰술(15ml)/ 간장 1큰술(15ml)/ 대파 1개/ 물 150ml/ 어묵 1장/ 채 썬 양배추 한주먹/ 치즈가루 40g(체다 or 모차렐라)
1 냄비에 물, 고추장, 칠리잼, 간장을 넣고 섞어 양념을 만들고, 중불에 올린다.
2 파, 어묵을 한입 사이즈로 잘라 떡과 같이 냄비에 넣고 양념과 섞어 센 불로 끓여 준다.
3 양념이 걸쭉해지면 불을 줄이고, 치즈가루를 올린 후 뚜껑을 덮어 녹여주고 불을 끈다.
기분 내려고 밭에 나가 앉아 먹으려다 욕봤다. 분명히 얼음 동동 띄운 차가운 음료를 준비해 왔는데, 금세 땀 흘리는 미지근한 음료만 남았다. 모든것을 녹여버릴것 같은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동네 슈퍼마켓에서 파는 한국 음식사진 출처: https://www.waitrose.com/ecom/shop/search?&searchTerm=korean)
제이미 올리버 레시피에서 칠리잼을 찾으면 관련 음식에 김치 레시피가 보인다. 아무래도 고추가 들어간 매운 음식 어어서 그런 것 같다. 영국 셰프의 레시피에서 한국음식을 볼 수 있는 게 흥미롭다.
영국은 요즘 한국 관련된 티브이시리즈, 영화, 패션,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높다. 음식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나는 영국 시골에 사는데도 동네 대형 슈퍼마켓에 가면 고추장, 불고기소스, 라면 등 한국 아이템들을 여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김치에 관한 관심도 부쩍 높아져서 김치 페이스트도 판다. 그들은 과연 김치 페이스트로 무엇을 요리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남긴 하지만 어쨌든, 동네 슈퍼마켓에서 조차 느껴지는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은 내가 한국을 떠나 사는 동안 벌어지고 있는 큰 변화들 중 하나이다.
내가 이용하는 슈퍼마켓의 아시안푸드 섹션에는 원래 인도, 중국, 일본 음식들 뿐이었는데 요즘엔 한국 아이템이 하나, 둘씩 늘고 있다. BBC굿푸드 웹사이트에는 키워드 KOREAN으로 검색되는 레시피가 63가지나 있고, 내가 자주 애용하는 제이미 올리버의 레시피에도 코리안이라는 키워드로 검색되는 레시피들이 많다. 시부모님도 내가 만든 백김치를 싸달라고 말씀하시는 걸 보면 한국음식을 꽤 좋아하시는 것 같다. 나는 이렇게 내 주변에서도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를 확실히 느끼고 있다.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다 보니, 이런저런 나쁜 소식들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작년에 동네 교회에 갔었는데, 신도 중 한 분이 내가 한국인이라는 걸 알고 굉장히 반가워했었다. 딸이 여름에 한국 잼버리에 참가하기로 해서 3년 넘게 용돈을 아껴가며 참가비를 모으는 중이라고, 너무 기대된다며 한국에 대해 굉장히 궁금해하셨다. 하지만 결과는 너무 ㅜㅅㅠ... 어린 친구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주변 사람들에게 전했을, 기대하던 한국의 첫 이미지가 어땠을까. 여기까지 들려오는 한국 관련된 뉴스들 때문에 속상하고 답답하다.
이 레시피들은 영어와 한국어, 두 가지 버전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영어로 글쓰기에 관심이 있거나 영국 음식에 관심이 있는 분, 한국어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잉글리시 스피커라면 목차를 확인하시고 원하는 버전을 읽어주세요.
My recipes are published in both Korean and English. Korean speakers who are interested in British food or writing in English, or English speakers who are interested in the Korean language, please check the contents list and choose the version you pref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