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뭔지 아세요?
이건 놀이예요, 재미있는 놀이.
30대 후반의 제 세대에는 아마 아는 분이 있을지도 몰라요.
한 사람을 두 장에 그리는데, 앞 장과 뒷 장에는 표정이나 동작을 다르게 그려요.
그다음에 두 장을 책처럼 고정시킨 후, 앞 장의 끝을 연필로 돌돌 말아서 말았다 폈다 말았다 폈다 하면 그 사람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요.
별 거 아닌데 참 재미있죠?
요새는 아들에게 이렇게 어렸을 적 재미있게 했던 놀이를 생각나는 대로 하나둘씩 알려주고 있어요. 화려하고 값나가는 장난감이 아닌데도 참 재미있어해요. 아이들의 세계는 이해할 수 없어요. 비싼 장난감이라고 해서 사줘 봐도 며칠 못 가 싫증을 내는데 저런 단순한 놀이(?)는 얼마나 재미있어하는지. 물질적 가치와 즐거움이 꼭 비례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아이와 같이 놀고 있을 때면 가끔 어렸을 적 나는 어떻게 놀았더라, 하고 곰곰이 떠올려 보게 돼요. 생각해 보면 그때는 대단한 장난감도 없었고 어차피 부모님이 잘 사주지도 않으셨어요. 그런데도 지난 추억을 떠올리면 너무 좋았고, 돌아가고 싶고 그래요. 재미있는 장난감을 손에 쥐지는 못해도 세상 모든 재미있는 것들로 둘러싸여 있던 그 시절. 풀피리도 불고 이름 모를 꽃도 따고 어디서 쓰던 건지도 모를 사발에 흙도 가득 담아 소꿉놀이도 하던 시절. 살림에 보탬이 되겠다며 옆집에서 논에 심어둔 작물을 뽑아 가져가 엄마를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던 철없던 기억까지. 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아이의 유년 시절을 높푸른 하늘과 넓은 논밭에서의 기억으로 채워주고 싶은데, 그러기 쉽지 않은 현실이에요.
그 시절에 그랬듯 지금도 꼭 대단한 소유물이 있어야만 행복한 건 아니에요. 종종 글에 쓰듯이 저를 행복하게 하는 건 현재의 편안한 공기를 느끼는 것,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글로 풀어내는 것, 여름밤 냄새를 온몸으로 느끼며 달리는 것처럼 소박하기 그지없는 것들이죠. 저는 이게 어렸을 적부터 이어져 온 제 인생이 받은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제 아이 또한 그 행복을 누리며 살게 되기를 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저 그림을 강아지가 달리는 그림으로 그려보려고요. 경찰차가 달려가는 모습도 괜찮겠죠. 그래서 아이의 눈빛이 반짝인다면, 저는 그 행복을 아이의 마음에 한 스푼 얹어준 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