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아무리 정성스레 돈 들이며 이벤트를 한다고 한들 아들이 사 온 몇천 원짜리 지하철 카네이션이 더 환영받는다.
돈을 두루마리 휴지처럼 말아놓거나 꽃다발에 돈을 꽂는 돈다발 등. 대부분 딸이 한다. 본인 돈이겠지만 성비를 따지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마가장(마스크 구하는 가장)’도 대부분 여자였다. 하다못해 백신접종 예약까지도.
딸들이 해주는 건 당연하게, 아들이 해주는 건 기특하고 예뻐서 사골처럼 우려먹는다. 딸은 가족을 짝사랑한다는 말이 맞다.
그리고 선물을 하면 고맙다고 그냥 받으면 되는데 기분까지 상하게 한다. “뭐 하러 이런 걸 샀어, 돈 아깝게.”라고 하지 말고. 걱정하는 마음도 있겠지만 어차피 사 온 거 기분 좋게 받아주면 서로 좋지 않을까. 그렇다고 환불할 딸도 아닌데.
비단 부모님에게 한정된 말이 아니다. 남자친구가 군대 가서 승급하면 여자친구는 우체국 택배 상자 5호에 가득 채워 보낸다. 제2의 자식도 아니고 되레 기다려주는 고무신에게 잘해주진 못 할 망정. 20세기 러브장 감성도 그만할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