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적응성

Adaptability

  나는 초등학생 새 친구가 반에 오면 수업 내용을 먼저 가르치지 않는다. 우선 자유롭게 강의실 안에 있는 것들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가지고 놀게 한다. 

  그러면 그 아이는 쉬운 영어 동화책을 뒤적이기도 하고 강의실 벽 쪽에 가서 다트 놀이를 하기도 하며, 다른 친구들이 영어문장을 소리 내어 말하는 모습을 구경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친구가 영어를 말하는 것을 듣고 따라서 말할 때, 이 아이가 공부할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하여 수업에 참여시킨다.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스스로 적응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다.      

적응성은 사람이나 생물이 여러 다양한 환경 조건 속에서 그 조건에 알맞게 변화하여 살아남는 능력입니다.  

적응성은 내가 처음으로 부모님 곁을 떠나 야외캠프에 가서 그곳에 있는 친구들이랑 선생님과 잘 지내는 것입니다.      

적응성은 잘 모르는 여러 사람들이 접촉하고 대화하는 가운데 높아지며 이를 통해 서로에게 익숙해짐으로써 다 함께 평화롭게 지낼 수 있도록 해줍니다.     

적응성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느린 학습자들이 새로운 배움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어야 합니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2022,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공저, 디플롯)⌟라는 책에서는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면서 결국 이 지구상에서 가장 상위에 위치한 포식자가 된 이유는 사피엔스 간의 친화력, 즉 다정함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신체적 조건이 다른 포식자들에 비해 현저히 불리하였고 심지어 경쟁자였던 네안데르탈인보다도 덩치가 작고 힘이 약했는데도 말이다.

  이 책의 지은이는 사피엔스의 다정함이 서로 성격이 다른 사피엔스 집단끼리 접촉하고 교류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한다. 이러한 집단 간의 접촉과 교류가 서로를 편하게 느끼게 하였고 관용을 보이도록 하였으며 마침내 이들을 협업으로 이끌었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 과정이 바로 적응성이며 지구 역사상 수많은 기후 변화와 새로운 곳으로의 이주 등 환경이 바뀔 때마다 사피엔스가 살아남을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대한민국 내 커다란 사회 문제인 세대 간의 갈등, 지역 간의 갈등, 보수와 진보의 갈등, 나아가 남북 간의 갈등 역시 자주 접촉하고 교류하여 서로 간에 적응성을 높임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