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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성우 Sep 22. 2023

9. 소통

Communication

  아이를 잘 가르치려면 아이를 중심으로 부모님, 그리고 선생님까지 이렇게 세 주체 사이에 소통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 

  요즘은 소통할 수 있는 도구들이 많이 발달해 있다. 휴대전화는 기본이고, 문자, 카톡, 밴드,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활용해서 부모님, 그리고 아이와 소통을 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말과 글뿐만 아니라 사진과 동영상을 이용해서 서로 주고받는다. 


  나는 선생님으로서 아이와 수업을 하며 그 아이에게 가졌던 생각과 느낌, 학업 성취도는 물론이고 학습 및 입시 관련 정보 등을 잘 정리해서 수시로 부모님에게 전달한다. 때로는 부모님이나 아이가 먼저 나에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전해오기도 한다. 이때 나는 부모님이나 아이가 보낸 글의 내용을 꼼꼼히 읽고 마음을 헤아리려고 노력한다. 그러고 나서 나의 생각을 신중하게 정리해서 답변을 한다. 


  가끔은 아이를 지도하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부모님이 있다. 이럴 때 나는 특히 더 많이 경청하고 적어가면서 내용을 이해한 뒤 적절한 질문을 던져서 힘듦의 원인이 무엇인지 함께 찾기 위해 노력한다.

  어떤 아이는 공부가 힘들고 회의감이 느껴지는데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는 문자나 카톡을 보내기도 한다. 또 어떤 아이는 꿈이 없어서 고민스럽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역시 아이의 힘든 마음을 헤아리려 애쓴다. 그리고 질문을 통해 문제의 원인을 찾고 아이 스스로 해결책을 찾도록 도와준다(이건 코칭이다). 아니면 내가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한다(이건 멘토링이다).

  이렇게 소통이 잘 이루어지면 서로 만족도가 높아져서 단단한 믿음 속에 관계가 오래도록 지속된다.   

   

  소통에서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이 있다. 간혹 어떤 아이는 대화를 할 때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또는 말끝을 흐리게 해서 무슨 말인지를 이해하지 못하여 다시 물어봐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원활하고 기분 좋은 대화를 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그 아이에게 좀 더 큰 소리로 말하도록 그리고 완전한 문장으로 마지막 ‘다’, ‘까’까지 분명하게 말하도록 가르친다. 물론 인내심이 필요하다. 대화로 소통이 잘 되도록 하기 위해 상황에 맞는 적당히 큰 목소리와 말끝을 분명하게 말하도록 아이들을 지도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이다.     


소통은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고 공유하는 것입니다.     


소통은 나는 적게 말하고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은 많이 듣는 것입니다.   

  

소통은 엄마가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고 아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입니다.   

  

소통은 말로 하는 것뿐만 아니라 글로도 할 수 있으며 몸짓손짓표정으로도 할 수 있습니다또한체험 또는 깊은 생각과 느낌을 담은 소통이 진정한 소통입니다.     


  내가 가르치는 한 학생의 아버지가 「신과 나눈 이야기 CONVERSATIONS WITH GOD – 닐 도날드 월쉬 지음, 2021, 아름드리미디어」라는 책을 소개해주었다. 

  이 책 앞부분에 “말 TALK”과 “소통 COMMUNICATION”의 차이를 잘 설명하는 글이 나오는 데 그 내용이 소통을 정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책에서 소통은 곧 교류라고 말한다. 그리고 교류는 생각과 느낌을 알아차리는 것이고 이와 함께 체험을 전하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하는 말에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생각과 느낌이 들어있으면 말은 진정성을 가진다. 진정성이 있는 말이 오가면 제대로 된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소통이 이루어지면 연대 의식이 생기고 여러 연대가 모이면 소중한 공동체가 형성되며, 공동체는 우리를 지켜준다. 그리고 다시, 이렇게 형성된 공동체는 구성원 간에 소통이 이루어짐으로써 계속 유지, 발전한다.     


  나는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싶다. 그리고 아이들의 부모님과도 소통하고 싶다. 돌이켜 보면 아이들과는 수업 시간에 가끔 간식도 사서 먹고 아이들 이야기도 들으면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잘 형성되어 있다. 우리 아이들은 나에게 조잘조잘 말을 잘 꺼낸다. 어떤 아이는 내가 묻기도 전에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나 자기 오빠가 자기를 괴롭힌 이야기 등을 한다. “선생님! 있잖아요. 오늘 학교에서요.”라면서 말이다.


  그러나 부모님께는 아이가 그날 공부한 내용 또는 입시 및 교육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해드리는 편이고 답장도 대부분 고맙다는 인사말 정도여서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 내가 보내주는 여러 가지 정보에 대해 부모님이 생각하는 것이라든지 자기 아이는 어떠한지 등을 이야기한다면 유익한 대화를 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그리고 그 대화를 통해서 결국은 아이를 더 잘 알게 되고 아이를 더 잘 가르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선생님이 부모님과 소통의 끈을 지속적으로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은 아이의 교육을 위해서 아주 중요하고도 좋은 일이다. 내 아이가 자신의 꿈과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 있어서 선생님과 부모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핵심적인 조력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수업 또는 수업 외적인 일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쳤을 때 부모님과 전화 한 통 하고 나면 부모님도 나도 모두 기분이 좋아진다. 부모님은 집이 아닌 곳에서 즉, 학교 또는 학원에서 자기 아이가 어떻게 지내는지, 공부는 잘하고 있는지가 늘 궁금하다. 따라서 선생님의 전화는 부모님에게 반가울 수밖에 없다. 또한, 나 역시 나와 함께 하는 공부를 아이가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고 싶고 또는, 부모님이 아이를 잘 지도해 줘서 고맙다는 말을 해주면 마음 가득 힘이 샘솟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소통은 참 소중하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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