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8 log
오늘은 어떤 것을 생각해 볼 여유가 없는 하루였다. 정신 차려보니, 눈앞에 운전대가 있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정신없이 보낸 하루가 나름 의미 있었다.
오늘 srore엔 삼삼오오 몰려온 가족들의 행복이 있었고, 연인들은 알콩달콩 눈을 맞추며 서로의 워치를 골라주는 사랑이 있었다. 그리고 서로 반갑게 만남을 가지는 오랜 친구들의 우정이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자리에 내가 있었다!
제품 sales라는 영역이 단순히 제품을 보여주고 파는 것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보게 된다. 오늘 본 제품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것이었다. 우리는 늘 자신 있게 말한다! store는 애플의 꽃이고, 모든 것이라고..
고객님과 함께 웃고, 떠들며 고객님의 한 페이지에 오늘도 나를 새겨 넣었다. 스토어에 고객님들의 얼굴을 찍은 사진을 보면, 항상 고객님들은 웃고 있다! 나도 그렇다! 항상 행복하다! 그래서 행복을 선물하고 있다고 느낀다!
스토어의 경험을 통해, 사람에게 필요한 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안에서 제품이든 서비스든, 플랫폼이든간에 사람과 사람을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뿐이다.
글을 쓰고, 책을 쓰는 행위도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독자 조사를 하면서, 난 뚜렷해지기보다는 더 넓어지고 어려워졌다. 조사 결과, 평범하게 살고 싶다! 라는 생각이 주를 이루는데, 그 평범하다는 말의 뜻을 정의 내리지 못했던 것이다.
나 조차도 내리지 못한 정의를 어떻게 글로 쓸 수 있겠는가? 오늘 스토어 근무를 하면서, 평범함에 대해서 정의 내려 볼 수 있었다. 적어도 스토어에 방문한 20-30대가 말하는 평범함은
함께 할 사람, 함께 할 자리,
공유할 수 있는 것(취미, 특기 등)
이 세 가지가 있는 것이 행복으로 보였다. 그러나, 여기에 하나가 더 추가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것이든 다 털어놓을 수 있는
한 사람! 단 한 명의 사람!
스토어에서 마감을 할 때, 한 손님의 말이 나의 마음을 울렸다.
자기는 종종 혼자 다닌다고.. 분명 같이 한 공간에 있지만, 외롭다고..
그렇다! 오늘 당장 누군가와 하하! 호호! 즐겁게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불을 켜면 아무도 없는 방을 보며 쓸쓸하고 기운 빠질 때도 있다. 그렇게 인간은 고독한 존재이다.
칼릴 지브란트는 마음속에서 고통을 받지 않으며 슬픔과 고독으로부터 자신을 분리시킬 수 있는 사람이 어디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처럼 인간에게 고독은 쓰디쓴 성배지만, 마실 수밖에없는 고배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고독함을 잘 견뎌내어야 한다.
책 안에 쓰일 어떤 사건으로부터의 고독은, 어쩌면 현시대 고독함을 가진 이들에게 고독함이 주는 이로움도,힘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오늘의 일지를 마치며 하루를 문 닫는다.
너는 어떤 고독을 가지고 있는지 물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