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담긴 선물 상자
밤이 깊었다.
아이 둘을 재우고, 쌓아둔 일을 마무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야근을 마치고 온 남편이, 친척 언니가 보내준 서프라이즈 택배를 함께 가져왔다.
그 택배는 내가 최근에 이사한 사실을 모른 언니가 예전 집으로 보낸 것이었다.
남편이 일부러 예전 집에 들러 찾아온 덕분에, 밤늦게야 그 상자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상자에 묶여 있는 리본을 풀고, 상자를 조심스레 연 순간, 나는 그대로 멈춰버렸다.
옷이 하나, 둘, 셋. 끝도 없이 계속 나왔다. 마치 선물이 쏟아지는 보물상자를 연 듯했다.
그런데 더 뭉클한 건, 둘째의 돌 선물뿐 아니라 첫째 옷까지 챙겨 넣어둔 마음이었다.
‘혹시 첫째가 서운해할까 봐…’
그 세심한 배려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선물 안에는 언니의 사랑이 차곡차곡 담겨 있었다.
매장에서 옷을 하나하나 고르며 미소 지었을 언니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다.
그 마음이 오롯이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나는 가끔 ‘친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를 챙겨주고, 세상 누구보다 든든하게 내 편이 되어주는 언니.
그런데 곁을 돌아보니, 그 자리에 이미 언니가 있었다.
사촌언니라는 이름을 달고 있었지만, 내게는 산타클로스처럼 늘 한결같이 마음을 전해주는 사람.
그 감동을 주체할 수 없어 언니에게 연락을 했다.
“내가 진짜.. 언니의 마음이 너무 느껴져서ㅠ
아니 왜 이렇게 많이 보낸 거야 진짜ㅠㅠㅠ
사촌언니가 아니라 친언니가 있으면 이런 느낌일까 싶어..
항상 나는 친언니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언니가 내 곁에 있어줘서 너무 감사하고 고맙고 행복하네.
산타클로스 같아 정말.
언니 정말 진심으로 너무 고마워!”
잠시 뒤, 언니의 답장이 도착했다.
“ㅇㅇ는 내 친척동생 그 이상이야.
사이즈가 잘 맞았으면 좋겠어.
첫째가 서운할까 봐, 선물 뜯는 거 좋아할 텐데 없으면 속상하잖아
그래서 첫째 꺼 하나, 둘째 외출복 하나, 둘째 실내 겸 실외복으로 유용하게 입힐 거 하나.
옷 고르면서 너무 행복했어”
나는 휴대폰 화면을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언니의 따뜻한 말 한 줄 한 줄이, 오늘 하루의 피로를 단숨에 녹여주었다.
살다 보면, 눈에 보이는 선물보다 더 값진 마음의 선물을 받는 순간이 있다.
언니가 내게 보내준 선물상자는 “나는 늘 네 곁에 있어”라는 든든한 신호였고, 세상에서 제일 포근한 위로였다.
오늘 밤, 나는 다시 한번 깨닫는다.
우리는 저마다의 삶 속에서 ‘산타클로스 같은 사람’을 곁에 두고 살아간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