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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이 Apr 22. 2022

10장. 캠핑,열풍을 넘어 문화가 되다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지키는 길

무수한 시간을 접어달리는 동안에 온 국민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스포츠를 기억한다. 

철없던 유년의 시간에서부터 중년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도 열광했던 스포츠들의 환호성을 어제일처럼 생생할뿐 아니라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현대인의 삶을 이어가는 현재까지도 종목을 바꿔가며 스포츠의 열광은 계속되고 있다.


열풍과 문화, 작지만 큰 차이

오래전 과거, 열광했던 스포츠중에는 씨름과 자전거가 있었을텐데 우리 세대와 거리가 너무 먼 관계로 시간을 조금더 당겨본다. 4,50년전 나의 유연시절에 최고 인기 스포츠는 단연코 프로레슬링과 권투,축구,테니스였을 것이다. 이후 20,30년 전엔 탁구, 볼링, 스쿼시, 당구, 인라인스케이트에 열광하였으며 그 이후로 태권도,유도,농구, 야구,골프가 있었다. 가장 최근인 10,20년 전에는 서핑, 스쿠버, 등산, 캠핑에 이르기까지 스포츠들의 인기는 종목을 바꿔가면 계속되고 있었으며 이름도 생소한 핀다이빙,카약,카이트서핑 등 그 수는 기억하기 힘들만큼 다양해졌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개인 성향에 따라 순서는 앞,뒤 바뀔수 있을 것이다.


<가물거리는 유년시절의 오래된 기억 저편에는 전 국민이 열광했던 프로레슬링과 권투가 있었다.>

유년시절, 프로레슬링은 걸음을 때면서부터 자신도 모르는 사이 열광했던 스포츠로 당시 인기의 수준을 말로 표현하기엔 부족함이 느껴진다. 아침부터 해질때까지 동네 어른들뿐 아니라 아이들까지 지난밤 보았던 레슬링에 대한 이야기로 하루가 어떻게 가는줄 모를 만큼 레슬링의 열기는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그후로 범국민적인 사랑과 관심을 받았던 스포츠는 권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시 권투의 인기가 어느정도인지 짐작할 대목을 잠깐 소개한다면 외국으로 경기를 간 권투선수가 경기중 사망하였고 선수의 죽음을 국민장으로 애도할 만큼 권투의 인기는 최고 수준이었다. 이후에도 국민적 관심을 받던 스포츠는 탁구, 볼링 등 종목은 다르지만 많은 스포츠가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여기서 중요한 의미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스포츠들은 최고의 인기와 더불어 영원할 것만 같았는데 시간이 지난 현재,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만큼 전무하다는 것과 그에 비해 과거의 인기를 현재까지도 유지하는 차이일 것이다.


<작은 차이>,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스포츠에 열광을 했을까!

스포츠의 인기는 사회적 관심과 개인 취향에 따라 각기 다를수 있다. 무작정 관심을 갖게되는 것과 어떠한 계기로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그리고 관심의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것도 있다. 사회적 인기가 아무리 크다해도 자신의 관심 종목이 아니라면 관심의 차이는 크게 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내게 있어 그 이유를 찾는다면 비인기 종목인 카약, 서핑은 관심이 많은 반면 인기 종목인 농구, 축구는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중 축구는 이상하리 만큼 관심이 없다고 하면 이상할까! 2002년 5월, 한일 공동으로 치른 월드컵 이전에는 그랬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축구에 대한 관심은 전에 비해 매우 커진 것은 사실이다. 이처럼 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사회적 관심과 개인 성향에 따라 구분을 할 수 있겠으나 바쁜 현대인으로 살다보면 1년에 농구공 한,두번 튕겨보거나 축구공 한,두번 차보는 것이 전부일수 있으며 10년 동안 테니스라켓을 단 한번도 들지않을 만큼 개인에게는 작은 차이로 볼 수 있다.     


<큰 차이>, 작은 관심이 하나,둘 모이고 모여 큰 인기와 열풍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과거의 수많은 열풍을 만들었던 스포츠들이 현재까지도 유지하거나 사라지는 것을 간단히 설명한다면 <단지 그 순간을 지나가는 열풍>이었거나 <단지 기나가는 열풍이 아니라 문화>가 되었기 때문으로 설명 할 수 있다. 이는 과거의 프로레슬링과 권투 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새롭게 각광받는 종목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유년시절의 프로레슬링 인기는 당시 그 어떤 스포츠보다 단연코 최고였으며 당시 전국에는 수많은 센터가 생겨났다. 하지만 이 센터들은 국민들의 건강을 위한 생활체육보다는 프로선수를 만들기 위한 상업용체육으로 자리잡았다. 시간의 변화에 따라 상업성에 변화가 일어났고 적지않은 시간이 지난 지금 대중의 관심이 줄고 선수층이 얇아지게 되면서 우리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든 스포츠가 되었으며 권투 또한 이와 비슷한 전처를 밟았을뿐 아니라 볼링, 탁구, 테니스 등 이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축구나 농구, 야구, 태권도 등은 철저하게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으로 진화하게 되면서 과거와 같이 인기를 유지하거나 과거에 비해 더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차이의 결과는 당시 인기 높은 스포츠를 상업성만을 본 것이 아니라 생활체육을 함께 고려한 결과물이다.


다시말해서 6,70년대 부족함이 많았기에 허리띠를 졸라메야했던 시절 레슬링과 권투는 당시 국민들에게 최고의 재미와 즐거움을 통해 삶의 애환까지 덜어주었기에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이는 당대 최고의 열풍을 불러 일으켰으나 열풍을 넘어 문화로 자리잡지 못한 스포츠들은 현재 우리주변에서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열풍과 문화를 구분하는 시작점을 확연하게 구분하기란 쉽지않다.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가져다주는가로 시작된 관심들이 하나 둘 모여 열풍을 만들어지지만 이들 모두 문화가 되는 것은 아니므로 문화로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개인뿐 아니라 지자체 및 정부차원의 문제로 볼 필요가 있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하나의 스포츠가 국가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는 것을 우리는 잘알고 있다. 지난 10년의 시간동안 캠핑 열풍으로 인해 국내산업은 의류, 식품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뿐 아니라 섬마을 노점상에 이르기까지 내수경기 전반을 견일할 만큼 영향력은 매우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까지 경제를 살리기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 그때마다 막대한 투자비용을 생각해 본다면 가치는 매우 크다는 것 또한 너무 잘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어떤 투자도 섬마을 노점상에 이르기까지 직접적인 효과를 빠르게 가져올수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하고 캠핑의 경제적 영향력을 투자비용으로 환산한다면 막대한 비용이 될 것이므로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이 보다 구체적이고 적극적이어야 한다.  


국민들 하나 하나의 관심으로 만들어진 캠핑 열풍을 국가와는 상관 없는 개인의 문제로 보진 않겠지만 팔짱끼고 지켜보거나 불편한 캠핑 등 역효과에 대해서 규제 할 방법만 찾는다면 열풍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개인들의 작은 관심이 캠핑열풍을 만들어내었으니 식기전에 정부가 나서야 하겠다. 

항만을 만들고 도로를 개설하는 것 말고도 캠핑 열풍이 문화가 될수 있도록 전국적으로 시설을 투자하고 투자된 시설을 개선하는 등 대한민국 전국 어디든 캠핑하고, 나들이하고, 여행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국내외에 홍보해야 하며 많은 스포츠가 있겠지만 그렇게 될수 있는 유일한 스포츠가 캠핑이라 생각한다.


캠핑날, 온도를 높이는 시간.

나의 심장은 뛰고 있는 걸까! 

매일 매일 반복되는 일상, 정신없이 쏟아지는 업무와 지켜야 할 규정, 규칙들 속에서 누구인지도 모를 나의 먼 이웃들과 경쟁을 치루며 현대인으로 살아가는 오늘 하루도 같은 시간, 같은 장소, 같은 업무로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 같은 일상을 감사하며  <직장 동료를 이웃 같이, 업무로 만나는 이를 이웃 같이> 자신만의 삶의 방식과 태도로 정을 나누고 소통하며 살았다고 굳게 믿으며 30년 가까운 시간을 접어달리던 어느날, 이웃과 소통이라 믿었던 시간들은 선을 넘지 않으려는 형식에 가까운 이해관계였으며 우선하려는 개인주의였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순간 몸과 맘은 얼어붙어 움직일수 없게 된다.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에 모든 것을 맡긴듯 바쁜 일상에 파묻혀 살아가는 동안 식어버린 가슴은 아무리 지펴도 지펴지지않는 아궁이가 되어 데워지기보다는 점점 더 얼어붙는 구둘장처럼 온기를 잃어버린지 오래되었다.


인식하지 못한채 누군가에게 쫒기듯 앞만보고 달려야만 했고 어제와 같은 오늘과 내일을 반복하며 중년의 시간이 되도록 함께했던 지하철과 버스 그리고 도심을 가로지른 도로와 횡단보도 그사이를 잊는 신호등 하나 하나를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같이 마주했던 출, 퇴근 길이건만 반복되어 쌓일수록 정겹기 보다는 낮설움으로 온기를 잃어버린 가슴은 점점 더 식어가는 것 같다.


<냉냉한 가슴, 숨쉬기 벅찰만큼 식어버린 일상을 벗어나 뜨거운 열기를 부퉁켜 앉고 싶다.>

어쩌다 캠핑, 주말마다 도심을 벗어난 나와 우리 이웃들로 가는 곳 마다 붐비는 도로위와 캠핑장은 짜증보다는 생기로 넘친다. 깔깔거리며 아이들은 뛰어다니고 텐트치고 요리하는 소리로 곳곳에서 분주함과 더불어 오랜친구를 기다리고 새로운 얼굴을 만나 떠드는 사이 소음으로 가득한 캠핑장은 더이상 조용하고 한적했던 산속이 아니라 시골장터 대장간보다 뜨거운 열기로 달아 오른다.


<<캠핑, 가는 길>>

70년대, 빠르게 접어 달린 시간속 저편에 소풍가기 전날밤 설레임으로 잠못드는 나의 초등학교 유년시절이 있었다. 소풍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전날밤, 왜 그렇게 설레었는지 특별한 이유는 생각나진 않지만 긴 밤을 보낸 소풍날 아침은 어김없이 늦잠을 자고 허둥지둥 학교로 간다.

그게 뭐라고, 그렇게 좋았을까! 허둥대는 아이의 등 뒤로 어김없이 어른들의 잔소리가 종종걸음을 걷는 아이의 등을 떠민다. 유년시절의 소풍날 아침 풍경은 늘 그랬는데 기억하는 내내 아련한 추억이 새록새록하다.


요즘 아이들도 나의 그때처럼 소풍을 기다리며 늦잠을 잘까! 만약 그렇다면 왜, 소풍을 기다리는 것일까?

그 이유를 단순히 맛있는 것을 먹고, 공부하지 않고 노는 날이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너무 궁색한 대답으로 나의 유년시절엔 맞을수 있으나 요즘 아이들에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찾기 어려운 대답일수 있으나 캠핑을 생각해보면 대답은 어렵지 않다.

과거와 현재, 소풍가는 날이 설레임으로 기다려지는 이유는 매일 같이 반복되는 일상과 콘크리트벽에 둘러쌓인 학교를 벗어나 아이들과 떠들고 이야기하며 소통할 수 있는 즐거움 때문일 것이다. 이는 어른들도 별반 다르지 않을텐데 믿을수 없다면 캠핑을 준비해 보면 쉽게 알수 있다.


<기대감으로 꽉찬 설레임은 유년시절 그때와 같았다>

가족과 함께 캠핑가는 길, 20대부터 시작된 여행은 30년을 접어달린 세월 속에서 지나간 시간들이 무색할 만큼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었고 생에 처음 나홀로 캠핑을 계획한후 출발 전날밤의 설레임과 기대는 유년시절 소풍 전날밤 잠을 못이루던 그때 그대로였다. 그랬던 나에게 캠핑준비는 매번 과거의 향수를 다시금 경험하게 해주었으나 반면 아내와 아이들은 무덤덤 해 보인다.


주말 캠핑, 사전에 아내와 두 아이의 스케줄을 확인하는 것은 가장 우선 순위일 것이다.

나보다 바쁜 아내와 아이들의 스케줄에 따라 1, 2주를 기다리거나 한, 두 달을 더 기다릴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아이들이 어릴때는 계획한대로 갈 수 있었으나 아이들이 클수록 주말 캠핑은 계획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었다.


고대하던 주말, 가족들의 관심와 계절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으나 직장인들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은 주말 캠핑장을 마주해 보면 알수 있다. 어렵사리 가족들의 스케쥴을 맞춘 끝에 드디어 떠나온 주말 캠핑은 어디를 가도 캠퍼들로 북쇄통을 이루지만 어른, 아이 할 것없이 불편하기보다는 즐거움으로 입은 귀에 걸린다. 더욱이 아이들이 있는 캠퍼라면 한산한 캠핑장은 캠핑맛이 떨어진다해서 평일보다는 주말, 한산한 곳보다는 북쩍거리는 캠핑장을 선호하는 가족 캠퍼를 주변에 쉽게 찾을수 있다.


<조용한 자연과 여유 그리고 쉴 곳을 찾아 멀리 떠난 여행에서 왜, 부쩍거리는 캠핑장을 찾는 것일까?>

매일 매일 반복되는 일상과 어제나 오늘이 내일 같은 형식적인 이해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으로 작은 정 마저 선을 긋고나니 콘크리드 벽 속에 자신만 덩그러니 남아있었고 그렇게 보낸 속절없는 시간만큼 높아질때로 높아진 콘크리트벽에 둘러쌓인 시간들이 차곡 차곡 쌓일수록 도시를 벗어나려는 이유는 더욱 간절해진다.


기진맥진 힘빠진 몸, 파김치가 되어버린 마음, 섬이 되어버린 일상들로 차가워질대로 낮아진 삶의 온도를 끌어 올리기 위해 주말이 되면 회색 도시를 벗어나려는 것이 첫째 이유였을 것이고 바쁜 일상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것이 두번째 이유였을 것이며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던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이 세번째 이유였겠으나 덩그러니 산속에 우리가족만 남고 싶지 않았기에 텐트 넘어로 나와 비슷한 우리의 이웃들이 부쩍거리는 캠핑장을 찾게 되는 것이다.  


녹음으로 가득한 초록의 숲이 아니라해도 바람과 파도가 이는 너른 바다도 좋고 물소리, 새소리가 끊이지 않는 높고 낮은 산도 좋다. 그렇게 캠핑장을 찾아가는 동안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꺼내든 도화지에 마음 가는 대로 그린 그림처럼 자연은 캠핑나온 내내 우리들의 눈가로 한없이 찾아든다.


<자연의 선물, 호사를 누리는 시간>

밝게 빛나는 태양, 드넓은 초록의 바다와 숲 위로 높고 파란 하늘, 뭉글뭉글 흰뭉게 구름 사이로 밝게 빛나는 태양을 찾아 나선 길에서 마주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와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 해루질 삼매경에 빠져 배고픈줄 모르는 아이들이 어우러진 이곳은 오래도록 찾아 헤맨 휴식이고 여유일 것이다. 그렇게 하나 둘씩 모여든 이곳에 고즈넉한 저녁이 되면 모닥불을 지피고 음식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소음은 가득차고 소리없이 어둠은 둘러 앉은 가족들 주변의 빈틈을 메운다.


<웃고 떠들며 보내는 사이 여유와 느긋함으로 온도를 높이다.>

소음과 더불어 빈틈없이 채운 어두운 밤 하늘엔 별들이 자리를 잡았고, 웃고 떠드는 사이 어두웠던 밤 하늘엔 누군지 모를이가 별밭을 갈아 놓은 사이, 소음은 잦아들고 정적이 자리한다. 

밤하늘 가득히 쏱아지는 별을 세다보니, 빈자리가 듬성듬성... 

하나 둘 빈자리엔 온기는 간데없고, 냉냉함이 채워져 누구하나 몸을 떨까! 싶어, 모닦불을 지피지만 잃어버린 온기는 쉽사리 채우지 못한채 어색한 시간이 정적과 손을 잡는 순간, 느닷없이 회색빛 도시에 사는 섬 살이의 고단함을 들추더니 모두가 하나된듯 공감하였고 비로서 빈자리는 온기로 가득찬다.


누구랄것 없이 캠핑길에 나선 나와 우리 이웃들은 따스함으로 가득한 지금의 행복을 오래도록 남기기 위해 자신만의 표정과 방식으로 기억속에 각인하고 나니 파김치가 되어버린 몸과 마음은 여유와 느긋함이 채워졌고 무기력한 일상으로 지쳐있던 표정은 아침에 본 태양처럼 활기가 넘치는것 같다. 그렇게 어쩌다 캠핑이 끝날때쯤 캠핑길에 나선 모두는 따뜻한 온기로 충만하다.


<<캠핑, 하나에서 넷 이상이 되었다.>>

동해안 바닷가의 작은 항구, 태평양의 너른 바다를 앞마당 삼아 유년시절 바닷가 모래밭 놀이터엔 군데군데 나무로 만들어진 작은 배들이 배를 깔고 누워 있었고 그 모습은 마치 모래바다에 섬처럼 보였다. 그 사이로 숨바꼭질하는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로 바닷가 모래밭은 온종일 떠들썩하였고 아침부터 놀기 시작해서 해 질 녘까지 배고픈 줄 모르고 뛰어놀던 아이들은 산 넘머로 붉게 깔린 석양을 보고 서야 귀가 시간임을 알게 된다.


모래밭 놀이터, 아침을 먹고 나온 아이들이 서성거리고 그사이로 난생 처음 보는 텐트가 세워져 있었다. 앞집 친구네 먼 친척이 바닷가로 캠핑을 온 것이다. 멀리서 지켜보던 나는 자신도 모르게 텐트 앞에 서 있었고 그날따라 텐트 안에서 나오려 하지 않던 어릴 적 소꿉친구는 어린 맘에도 얄미웠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날은 동네 잔치날이 되어 바닷가는 노랫소리로 들썩거렸다. 그날 이후로 여름 바닷가를 찾아오는 먼 친척들로 모래밭은 처음보는 텐트가 하나 둘씩 세워졌고 그때마다 동네 사람들의 노랫소리는 계속되었고 얼굴도 모르는 먼 친척이 멋진 텐트를 가지고 캠핑 오기만을 간절했던 유년시절의 기억이 새롭다.


<하나가 넷이 되었다.>

유년시절의 간절했던 기억 때문이었을까? 건강한 몸과 배낭에 텐트 하나면 어디든 갈 수 있다고 생각했던 20대에 시작된 도보 여행은 그후로 기억하지 못할만큼 많은 곳을 찾아다녔지만 도보 여행은 말이 좋아 여행이지 반 거지꼴 행색이 따로 없었다.


기억에 남는 곳은 한번쯤 꼭 가보고 싶었던 울릉도를 4박5일동안 도보 일주를 했었고 남해안 길을 따라 목포에서 부산까지 한 달을 걸려 일주를 했었으며 겨울이 오면 지리산을 시작으로 설악산, 태백산을 연중 행사로 돌아다녔다.


그러던 30대 어느날, 나는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고 나홀로 미친듯이 돌아다니던 여행은 멈췄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두 아이가 걷게 될 무렵 나는 다시 배낭에 짐을 싸고 있었고 나 홀로 여행이 아닌 두 아이와 아내가 함께한 여행은 이전과는 많이 다른 가족 캠핑을 시작하였다.


<가족 캠핑, 새로운 길에 서다.>

서산 너머로 뉘엿뉘엿 해질때면 알수 없는 생각들로 잠시 시간을 멈춰 세운다.

두 아이가 걷기 시작할 무렵부터 시작된 우리가족의 캠핑은 특별한 것은 없었으나 자연과 함께하길 원했던 나와 아내의 바램처럼 두 아이는 자연을 벗삼아 놀고 먹고 잘 성장해 주었다. 그럴때마다 우리 부부는 즐거운 주말을 선물 받아왔었던 것 같다. 자연과 더불어 주말을 보내온 시간 만큼 아이들은 성장했고 이제는 자신들의 몫을 감당하듯 학교와 학원으로 바쁜 일상을 투덜대며 잘다녀온다. 그런 매일 매일에 나는 감사를 느낀다.


그런 이유 때문이었을까? 멈춰 세운 시간속에서 우리가족의 새로운 캠핑이 시작될것 같은 기대가 커진다.

바쁜 일상을 보내는 두 아이와 주말마다 함께했던 캠핑은 앞으로 힘들것 같다. 그러한 고민 끝에 친척들과 지인들 그리고 가끔은 두 아이의 친구들과 함께 새로운 캠핑을 계획하고 있다. 모두가 한번에 캠핑가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겠지만 그냥 시간이 되고 여유가 있을때마다 만나서 함께 캠핑의 시간을 공유하길 원한다. 하지만 혼자가 아니고 우리가족 넷만도 아닌 그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게 될때 불편한 캠핑을 만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나 무엇보다 여럿이 함께하는 새로운 캠핑의 기대와 설레임 그리고 즐거움은 더욱 커질 것이다.   


나홀로, 살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가끔씩 잊고 살 때가 있지만..

캠핑, 혼자이고 싶어 떠나는 길이 아니라 함께하고 싶어 떠나는 길이란 걸 알게 되었고.. 

어쩌다 캠핑, 열풍을 넘어 문화가 된다면 우리들의 행복은 계속되리란 믿음이.. 

초대, 즐거운주말 함께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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