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 2부

by 부지깽이

다음 날, 정오가 가까워질 무렵.

찜질방 1층 매점 앞에는고양이 네 마리가 초조한 눈빛으로 앞발을 비비고 있었다.

할부냥, 할머냥, 그냥이… 그리고 지둥이.


응? 지둥이?

이 시간에 어떻게 여기에? 낮에는 1층에 못 올라오는데? 염라가 알면 불호령이 떨어지고, 얼음방 30분 코스 확정인데?


알고 보니 그냥이가 지하로 내려가 승냥이 대장과 담판을 지은 것이었다.

“오늘만! 딱 두 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지둥이를 매점으로 특별 외출시켜 줘.”


대장은 난색을 표했다.

“그건… 규정에 어긋나고… 전례도 없고…”

그러자 그냥이가 단호하게 말했다.

“안 해주면, 특식이고 뭐고 없어!”

그 순간, 주변에 있던 승냥이들이 도끼눈을 뜨고 대장을 쏘아봤다.

“… 허락하겠다.”

대장은 결국 두 손, 아니 두 발을 들고 말았다.


시간은 바람처럼 흘러 어느덧 11시 55분.

할부냥이 할머냥과 마지막 포옹을 하고 2층으로 올라가려고 할 때였다.


쾅!

매점 출입문이 활짝 열렸다.

허둥이가 그 틈으로 작은 고양이를 던졌고, 지둥이는 본능적으로 몸을 날렸다.


“받았다!”

“나이스!”


작은 몸뚱이가 지둥이의 앞발에 정확히 안겼다.

문 앞에는 패딩조끼를 껴입은 허둥이가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져 있었다. 헥~헥… 하악~ 하악 숨을 헐떡이는 그를 그냥이는 흐뭇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할부냥, 할머냥, 그리고 새끼 고양이는 서로를 꼭 껴안고 애틋하게 몸을 비볐다.

허둥이가 선사한 기적 같은 재회, 잠시의 영원이 그들을 감쌌다.

그리고 잠시 후 댕~ 댕~ 괘종시계가 열두 번 울렸다.

할부냥은 사랑하는 이들을 가슴속 깊이 담은 뒤, 조용히 2층 계단을 올라갔다.


그날 밤, 허둥이는 온몸을 들썩거리며 하루치 자랑을 늘어놓았다.

“말도 마! 내가 그 녀석 찾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놀이터, 화단, 창고, 심지어 중고서점 옆 고양이 화장실까지 다 뒤졌다고!”


지둥이는 눈을 동그랗게 떴고, 그냥이는 아무 말 없이 참치 두 조각을 슬쩍 건넸다.

“오늘만 특별히…”

두 고양이는 입을 쩝쩝대며 특식을 먹었다.

허둥이가 입 안 가득 참치를 넣고 우물거리며 말했다.


“이게 다 네 덕이야! 지둥이 너… 형한테 잘해. 흐흐

“네, 네… 열심히 뛰어다니세요 형님, 헤헤”


지둥이는 아니꼬운 표정으로 머리를 굽실거렸고,

그냥이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식기통을 정리했다.


그때 지둥이가 문득 생각났다는 듯 물었다.

“그런데… 할머냥이랑 새끼냥은 어떻게 됐어요?”

그냥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차분하게 대답했다.

“응. 할부냥이 무지개다리 건너신 지 한 시간쯤 후에

할머냥도 새끼냥과 작별하고 2층으로 올라갔어.

승냥이가 데려가지 않고, 혼자 쉼터로 걸어 올라간 고양이는 처음이었어. 죽을 시간을 정확히 알고 계셨어. 주술사란 말, 진짜였나 봐.”


놀란 표정을 짓던 지둥이가 다급하게 물었다.

“그럼, 새끼냥은요? 새끼냥은 어떻게 됐어요?”

허둥이가 어깨를 으쓱하며 뿌듯한 얼굴로 대답했다.

“내가 캣맘 아줌마한테 데려다줬지.”

“집에?”

“아니, 학교… 캣맘 아줌마는 집에서도 고양이 네 마리를 돌보면서 아파트 캣맘도 하고, 학교 캣맘도 하고 있더라고…. 아저씨도 아는 눈치인데 못 본 척해주는 것 같았어. 가끔 저녁에 학교까지 태워다 주기도 하더라.”


허둥이가 한참을 씹은 참치를 꿀꺽 삼키고 말을 이었다.

“학교엔 엄마 고양이가 새끼 두 마리를 키우고 있었어. 거기에 맡겼지. 엄마 고양이도 사연을 듣더니 흔쾌히 받아 줬어. 거긴 수위 아저씨도 계시니까 모카 가족 같은 비극은 없을 거야.”

말에 지둥이는 꼬리를 세우고 활짝 웃었다.


기묘하고 따뜻한 이야기에, 한낮의 찜질방이 후끈 달아올랐다.




* 본문에 삽입된 이미지는 직접 작성한 프롬프트를 바탕으로 제작된 AI 생성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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