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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ck Apr 14. 2017

기억의 거리 Street of Memories #03

치앙마이, 태국

해가 넘어가는 오후, 창푸악 게이트(북쪽 문) 근처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이 곳에서 썽태우를 타면 도이수텝(왓 프라탓 도이수텝:치앙마이 서쪽 15km 지점에 있는 높이 1,677m 산에 위치한 사원)을 갈 수 있다는 것이 생각났다.


창푸악 게이트, 치앙마이

창푸악 게이트를 나가서 해자를 건너면 횡단보도 앞에 한 무리의 아저씨들이 보인다. 그들이 도이수텝까지 가는 썽태우를 운전하는 사람들이다. 보통 8~10명 정도 모이면 한 번에 태워서 출발한다. 이들은 여행자로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먼저 '도이수텝?'하고 물어본다. 왕복 100바트면 다시 탔던 곳으로 데려다주고, 도이수텝에 도착하여 내릴 때 번호판 사진을 찍어두면 편하다.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있다가 다시 돌아온다.


창푸악 게이트, 치앙마이

해 질 녘 풍경을 찍고 싶어서 오후 느지막이 갔더니만, 같이 갈 사람들이 없어서 왕복 100바트면 가는 것을 900바트를 내라고 한다. 대신 혼자 타고 가는 거고 마음대로 있다가 와도 된다고 말했다. 굳이 그렇게 가고 싶지는 않아서 다시 오기로 하고, 대신에 대기하는 벤치에 앉아서 한동안 사진을 찍었다.


@ 창푸악 게이트, 치앙마이


10일간의 여행으로 힘들었을까. 아니면 어제의 헛걸음 때문일까.

점심이 다 돼서야 일어났다. 숙소 옆에 있는 점심때만 장사하는 노점상에서 까오쏘이(치앙마이 국수)와 땡모반(수박주스)을 먹고, 소화도 시킬 겸 근처 골목을 쑤시고 다녔다. 치앙마이 시티 아트 앤 컬처 센터와 치앙마이 박물관을 차례로 둘러보았다.


삼왕상, 치앙마이


치앙마이시티 아트 앤 컬처 센터, 치앙마이



한참을 돌아다니다 길 끝에 'UNG'라는 핸드크래프트 다크룸&카페가 보였다. 다크룸(암실)이란 단어에 눈에 띄어 들어갔다.

UNG, 치앙마이

그곳에는 유리병 속 금붕어와 햇볕 좋은 곳에 앉아 서로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들, 그리고 동그란 안경을 쓰고 필름을 정리하는 점원이 있었다. 아이스 다크 레몬 커피를 시켰더니, SAMANMITr에서 마시지 못했던 에어로프레스로 내려주었다.( SAMANMITr: https://brunch.co.kr/@magunom/7 ,  https://brunch.co.kr/@magunom/9 참고)

UNG, 치앙마이

나를 지켜보던 점원은 일본 사람이냐고 물어봤고, 나는 한국사람이라고 답했다. 여기 사장이 수원에 국제 사진 축제에 참가하러 갔다고 한다. 그녀는 사장이 한국을 좋아한다고 했다. 나는 치앙마이가 좋다고 답했다. 그러자 나에게 '감사합니다'라고 자연스럽게 한국말로 대답했다.


UNG, 치앙마이




Camera : Fuji X-pro2

Lens : XF 16mm F1.4, XF 35mm F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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