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용 May 11. 2023

말 잘 듣는 사람을 뽑는 중입니다

09. 면접 평가 - 누구를 뽑을것인가

강의에 잘못된 생각이라 말하는 유일한 것이 있다. 바로 면접은 객관적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면접은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노력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 평가항목 체계화, 평가 계량화 등 객관화를 추구하더라도 평가는 모두 사람의 주관적 판단에 근거한다. 따라서 면접은 주관적이다.

역할을 전환해서 생각해보면 결국 면접은 같이 일하면 편하고, 좋은 상대를 뽑는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예의를 강조하는 문화가 상명하복 문화가 있는 경우 윗사람 말 잘 듣는 인재를 주로 선발하는 경우가 많다. 같이 일하기 편한 사람은 내 의도를 잘 알아차리고 윗사람 의도대로 일하는 사람이다.

,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얻는 것은 사람의 주관적 판단에 기초한다. 그 판단의 중요 기준은 내 말을 상대가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인가다. 그래서 나는 강의시에 소위 경청하는 인재라는 포지셔닝을 목표로 아래와 같이 행동하기를 제안한다.


1. 자기소개부터 상대가 나에게 가장 궁금해할만한 내용으로 준비하고 말한다

자기소개는 점수를 반영하지 않는다. 어차피 준비해온 내용이며, 면접자와 면접관 사이의 아이스브레이킹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첫 인상이기 때문에 향후 평가에 영향을 어느정도 미친다.

자기소개 잘하는 것이 좋다. 내 생각에 자기소개를 잘한다는 것은 상대방이 알고 싶어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이다. 본인을 객관적으로 먼저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이력서나 자기소개서에서 상대방이 궁금해할만한 것을 꼽아보자. 예를 들면 전공이 다름에도 지원한 이유, 전 직장을 그만두고 신입에 지원한 이유 등 이력서상에 면접관이 꼭 질문할 것을 소재삼아 자기소개하는 것이다.

회사를 지원하면 한번씩은 고객 중심으로 생각하겠다는 포부를 말한다. 마찬가지로 면접관도 나를 택하는 고객이다. 상대가 가장 궁금하게 생각할만한 것으로 자기소개 한다면 자기소개부터 고민한 마음의 흔적을 가장 전달하는 방법이다. 면접관이 가장 궁금한 것을 가지고 자기소개한다라고 대놓고 드러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2. 두괄식으로, 상대 의견에 공감하며 말하기

면접도 자기소개서처럼 두괄식으로 대답하기를 권한다. 대답을 미괄식으로 하다보면 자기가 무엇을 답변해야하는 지 잊는 경우가 잦다. 더구나 말하고자 하는 요점을 잃어버려 동문서답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아무리 놀라운 근거를 제시하더라도 두괄식으로 말하지 않으면 면접관 입장에서는 상대가 무엇이 요점인지 잘 기억하지 못한다. 따라서 만약 상대방이 yes or no를 물었다면 yes or no부터 답변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두괄식 답변 방식은 평소 대화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또한 면접관이 내 답변에 대한 의견 또는 반박을 하는 경우 재반박은 대부분 불합격에 결과를 가져다준다. 흔히 자신의 의견에 대해 반박하고 이기려는 태도는 사실 윗사람들의 정서상 불쾌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의견에 매우 공감한다는 답변부터 내세우자. 그리고 상대의 의견에 대해 다르게 생각했으며 미흡한 부분이 있을수 있다는 식으로 연결지어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3. 마지막 할말도 다른 사람들의 말을 활용하기

강의에서 필살기로 소개하는 것 바로 마지막 할말의 겸손 태도다. 겸손한 인재를 좋아하는 것은 대표적인 우리나라 문화중 하나다. 더구나 마지막 할말에서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자신이 얼마나 뛰어난 사람인지를 강조하기 위해 못다한 자신의 역량을 뽐내기 바쁘다. 그러나 이렇게 모두 자기 뽑아주세요를 말하면 면접관 입장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없다.

오히려 나는 마지막 할말에서 겸손하게 자신의 단점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여주면 좋다 생각한다. 다대다 면접의 경우 다른 지원자들의 장점중에 자신이 갖추지 못한 것에 대해 솔직히 말하고, 다대일로 혼자 들어간 경우에는 스스로 면접을 통해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느낀점을 말하라고 권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다음에 볼때는 부족한 부분에 대해 보완하여 오겠다며 마무리하기를 권한다.

자신이 잘났어요라기 보다 상대방의 충고도 겸허히 받아들일수 있는 사람을 더 좋아하는 문화를 공략한 답변이다.


과거 나는 두괄식 말하기를 제외하고 모두 반대로 행동했다. 나를 매력있게 보이게 하기 위한 소재로 자기소개하고, 마지막 할말을 했다. 매력있는 모습으로 충성심을 보여준다는 생각에 야구 응원가까지 불렀다. 또한 면접관 의견을 이기려는 모습도 보여주기도 했다. 지금도 밤에 생각하면 이불킥을 날리고 싶은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렇게 나는 불합격의 연속이었다. 어느정도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 정서적 문화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태도를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겸손과 공감, 경청의 자세로 바꾸었다. 그 후 나는 면접에서 여러기업에 합격했다.

지금은 개인적으로는 할말은 하는 세대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절대적 진리는 없고, 절대적인 충성심은 오히려 불안정한 시스템과 문화를 만든다. 그래서 나는 내가 면접관이라면 내 말 잘들을 것 같은 사람은 뽑고 싶지 않다. 그러나 강의에서는 나의 수많은 시행착오 이야기를 전달하며, 꼭 겸손, 경청, 공감의 태도를 권한다. 아직은 우리 사회가 보수적이며, 취업에 쉽지 않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