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스라이팅하는 팀장과 일한다
9. 나는 소시오패스 팀장과 일한다 - 가스라이팅
#1. 다 너희들 생각해서 그러는 거야
"단체 카톡방에 왜 답변들이 없니?"
팀장은 카카오톡으로 업무지시, 투표 등을 좋아한다. 밤낮 가리지 않고, 업무지시와 자료 공유를 한다. 이 모든 것들은 개인톡뿐만 아니라 단체방에서도 진행된다. 직원, 협력업체 관계자가 모인 단체방에서 업무지시, 보고가 이루어진다. 마치 소시오패스 팀장은 나 일하고 있어요라며 일하는 것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눈치다. 이에 팀원들은 신경 써서 카톡을 다 주시해야 한다. 대답을 놓치면 혼나고, 답장이 없으면 팀장은 화를 내며 회의 내내 난리가 난다.
"내가 그 팀 관리하라고 했지?"
소시오패스 팀장과의 카톡은 공개석상에서 혼내는 것도 현실과 연동된다. 카톡 단체방에서도 혼내고, 망신을 준다. 오늘 아침도 그랬다. 팀장은 단체방에서 카톡으로 나를 혼냈다. 이유는 타 부서에서 진행 중인 업무를 관리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 사항도 나의 업무라는 것이었다. 당혹스럽고 어이없었다. 내가 다른 부서 업무까지 관리해야 하는 것인가. 이미 내 업무로 벅찬 상황에서 이걸로 단체방에서 혼나고 망신당하는 것이 맞나 싶었다. 그러나 단체방에서 소시오패스 말에 모두 침묵했고, 내 잘못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다른 사람들도 나를 잘못한 애처럼 바라보는 듯했다. 아침부터 기분이 나빴다. 심지어 대표가 있는 단체방에서 이러니 더 답답했고, 혼란스러웠다.
"다 너 잘되라고 그런 거야"
출근하자 팀장은 나를 불렀다. 팀장은 나를 위해 그랬다며 이 모든 것을 이해하라는 말을 했다. 팀장은 왜 그렇게 말했는지 설명했고, 이해하지 못하면 부족한 사람인 것처럼 설명했다. 팀장은 타 부서 업무 진척이 지지부진하니 해당 부서 사람들이 듣고 반성하라는 뜻에서 단체방에서 나를 혼낸 것이었다. 또한 반대로 우리 팀은 폭넓게 업무를 관리하고 신경 쓰고 있다고 사장에게 어필하려 했다는 것이다. 덧붙여 팀장은 폭넓게 신경 쓰고, 관리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나에게 필요한 역량이라며, 내가 부족하다는 식으로 말했다. 결론적으로는 다 나를 아끼고 팀을 위해 잠깐 희생한 거라 생각하라고 말했다. 팀장과 더 말 섞기가 싫어 알겠다고 대답했지만 무언가 찝찝한 마음이었다. 내가 참는 게 모두를 위해 맞을까. 너무 혼란스러웠다.
"쟤들은 야근도 안 하고, 우리만 고생하잖아"
소시오패스 팀장은 항상 그랬다. 단체 톡방에서 팀원을 공개적으로 혼냈고, 나중에 다 너와 팀을 위한 것이었다며 나중에 위로했다. 자신이 혼내지 않았다면 윗분들이 혼냈을 거라며 자신에게 혼내는 게 가장 최선이라는 말을 덧붙인다. 그리고 팀원들을 통해 다른 팀 또는 타깃을 공격했다. 마치 팀원들을 미끼로 활용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보니 다른 팀 팀장과는 사이가 좋지 못했다. 물론 팀원들도 기분 나빠하고, 단체 톡방에 스트레스를 상당히 받았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꼭 이렇게 해야만 했을까. 공개된 자리에서 혼이 나고, 혼나야 하는 것이 만나 싶은 것들까지도 욕을 먹어야 하는 상황인 걸까. 내가 잘못한 것일까. 혼란스러운 마음이 너무나 가득하다.
#2. 나니까 너 받아주는 거야
"우리 부서 어때? 나랑 같이 일하자"
팀장은 다른 부서 인력을 호시탐탐 노린다. 다른 팀에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명분으로 데려가려는 심산이다. 잘 적응시킨다면 인력충원과 함께 자신의 이미지 향상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러한 속셈과 달리 대외적으로는 회사를 위한 희생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자신의 목표달성을 위해 이미 한 명을 타깃 삼아 잘 적응하지 못한다는 루머를 흘린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루머의 당사자는 혼란스럽다. 작은 것들도 부풀려지며 당사자는 팀장과 서먹한 사이가 돼 가는 느낌이다.
"다른 사람들이 너를 이렇게 봤다.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주자"
팀장은 루머를 활용해 한 팀원을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자신이 흘린 루머를 이용해 팀원에게 동기부여를 시도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평가가 너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너의 부정적인 평가도 내가 안고 간다 생각하고 데려왔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이 생각을 바꾸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이러한 이미지 개선에 나도 한배를 탄 운명이다." 등 자기희생이라는 말을 항상 곁들인다. 그러나 팀장 속마음은 자신의 이미지 개선과 인력충원이라는 목적달성에 만족해했다. 반면 부서를 이동한 팀원은 새로운 마음으로 업무에 노력한다. 하지만 이면에 감춰진 소시오패스 팀장의 의도는 전혀 알지 못했다.
"나니까 너 받아준 거야"
그 후 팀장은 그 팀원에게 자주 말꼬리마다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회사에 민폐를 끼쳤다는 생각에 부서 이동 후 팀원은 열심히 했다. 소시오패스 팀장은 한 달간 잘한다며 칭찬과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꿀 같은 한 달이 지나면 팀원은 팀장의 노예가 되어있었다. 더 이상 부서 이동이 어려워진 팀원을 이리저리 개인적인 것까지 포함하여 업무를 지시했다. 회사에서 입지가 줄어든 팀원은 어쩔 수 없이 팀장의 지시를 따랐다. 팀장은 자신밖에 그 팀원을 받아줄 사람이 없었다는 말을 여기저기 흘렸다. 그러면서 소시오패스 팀장은 회사와 팀원의 곤란함을 구해낸 영웅이 된 듯했다.
"누가 너에 대해 왈가왈부 못하게 내가 알하서하겠다고 했어"
팀장은 자신을 회사의 영웅처럼 심취해 있었다. 몇 달 후 팀장은 이동해 온 팀원을 따로 불러 면담을 했다. 다른 팀에서 팀원에 대하여 어떤 말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팀장 자신이 다른 팀에서 너에 대해 왈가왈부 못하게 알아서 하겠다고 선을 딱 그었다며 말했다. 이대로만 팀장말을 들으면 멋있어 보였다. 그러나 팀장에게는 숨은 의도가 있었다. 팀장은 먼저 다른 팀과 이간질을 의도했다. 다른 팀으로 가지 말라는 의미였다. 그리고 외부의 적을 두어 같은 편에 있다는 인식을 주려했다. 이러한 이간질과 함께 팀원 당사자의 약점을 공략했다. 팀원 노력이 아직 부족하다 여기게끔 만들었다. 팀원은 약점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팀장에게 의존해 이미지를 개선하고, 나를 뒷담 화한 대상의 코를 눌러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아직 약점에 부족함이 느껴져 고민이 깊어진다. 그렇게 팀원은 점점 팀장의 가스라이팅 늪에 빠진다. 팀장은 동기부여라고 이를 포장한다.
E. 에필로그 - 탈출, 자아도취한 팀장을 뒤로하고
소시오패스 팀장의 자아도취는 이미 선을 넘었다. 나를 비롯한 여러 사람을 가스라이팅하고 괴롭혔다. 그럼에도 회사는 소시오패스 팀장에게 승진으로 날개를 달아주었다. 그러자 더 많은 팀원들이 퇴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각기 다른 이유를 말하며 퇴사하고, 또 퇴사를 위한 몸부림을 쳤다. 탈출만이 답이라는 생각이었다. 팀원들의 선택은 옳았던 것 같다. 소시오패스 팀장과는 손절만이 답이다. 소시오패스 팀장 밑이라면 착취의 대상일 뿐이다. 개인의 능력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팀장은 일을 가르쳐줄 생각도, 그럴 능력도 없다. 소시오패스 팀장과 전쟁을 준비하려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팀장은 발뺌하고, 책임을 전가할 것이 확실하다. 모든 수를 대비하여야만 한다. 그러나 이러한 작업도 쉽지 않고, 업무만으로도 피곤하다.
소시오패스 팀장 밑에서 남은 것은 가스라이팅 후 남은 후유증뿐이다. 우울의 늪, 이간질로 멀어져 버린 인간관계, 무기력감, 나 자신에 대한 의심 등. 많은 것을 잃고, 불편한 것들을 얻었다. 그러나 퇴사 후에도 소시오패스 팀장은 가스라이팅을 시도한다. "잘못 퇴사하면 OO팀원처럼 된다"라는 말로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나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을 내어 소시오패스 팀장은 퇴사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 해당 글은 사실에 기반하였으나 다양한 근무지에서 일하는 여러 사람들의 경험담을 조합하여 각색 및 창작한 이야기로 특정인물과는 관계가 없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