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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문 Apr 20. 2017

평균적 일상

잠에서 깬 듯 그렇지 않은 듯 몽롱한 상태로 몸을 일으킨다. 적어도 지금 깬 시간보다 30분은 일찍 일어나야 버스를 타고 출근할 수 있다. 하지만 매번 실패한다. 대충 화장을 한 후 엄마차를 타고 출근하며 후회한다. 조금만 더 일찍 일어날걸.


거의 업무시간이 다 되어 도착해서는 하루 일정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채로 작업 파일들을 열어본다. 어제는 어디까지 했더라.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그새 잊었다. 급한 일들을 먼저 처리하고 나면 점심시간이 된다. 피곤이 몰려오지만 점심을 먹고 나면 동료들과 밖으로 나간다. 카페를 가거나 편의점에 가거나 그냥 걷거나. 


오후에는 오전에 미뤄두었던 과제를 열어본다. 대부분 새로 시작하는 것들이다. 잠이 덜 깬 상태로는 도저히 마주할 수 없었던 업무들. 막막함과 싸우며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겪다보면 금방 4시가 되곤 한다. 어떤 날은 음악을 들어야 집중이 잘 되고, 또 어떤 날은 음악이 방해가 된다. 대표의 등장은 매일 매일 방해가 된다.


6시 30분, 퇴근 시간이다. 30분 땡, 하고 나가는 일은 거의 없다. 칼퇴를 하더라도 30분까지 작업을 마무리 한 다음에 퇴근 준비를 시작한다. 준비 하면서 동료들과 떠들다보면 7시가 될 때도 있다. 야근하지 않는 날은 약속이 잡혀있다. 사력을 다해 약속시간동안 떠들다 집에 돌아온다. 보통 11시 쯤.


그 때부터 고민이 시작된다. 엎드려서 핸드폰을 쥐고 쉴 새 없이 SNS를 들락날락 거리며. 그냥 잘까. 뭐라도 하고 잘까. 뭘 하고 자면 내일 피곤하겠지. 아니야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당장은 좋겠지만 내일 아침에 눈을 뜨면 허무할지도 몰라. 글이라도 쓰고 잘까. 아니야 어차피 완성도 못할텐데. 글은 시간이 충분할 때 쓰자. 책만 조금 읽다 잘까. 고민하고 있을 시간에 뭐라도 할 걸. 벌써 늦었다. 어떡하지. 씻지도 않았어. 씻고 나면 진짜 자야겠다. 그러다 씻고 잔다. 1시다.


잠에서 깬 듯 그렇지 않은 듯 몽롱한 상태로 몸을 일으킨다. 적어도 지금 깬 시간보다 30분은 일찍 일어나야 버스를 타고 출근할 수 있다. 하지만 매번 실패한다. 대충 화장을 한 후 엄마차를 타고 출근하며 후회한다. 조금만 더 일찍 일어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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