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떠나간다.
어느 날,
난 가을이 오는지도 모르게 가을을 맞이했다.
낡은 추억의 기억마저도 찾아내지 못하고 또 하나의 가을이 떠나가고 있다.
거센 비바람 소리에도 낙엽 떨어지는 슬픈 이별의 소리를 듣지 못했다.
창문을 열어 가을을 본다.
이미 가을이 저만치 떠나가고 있다.
떨어지는 낙엽에도 세월감을 의심치 않았다.
내게 남아 있던 가을은 어떤 의미였을까,
떨어지는 낙엽에도 감성은 아직 남아 있는 것일까.
내게도 기억할 낙엽의 마음을 남겨 놓을 수 있을까,
저만치의 거리에서 또 하나의 시간이 사라져 가고 있다.
오늘이라는 아름다운 말과 함께,
때론 뜨거움으로 시간을 맞이했다.
때론 의식 불명의 냉정함을 붙잡고 시간을 보냈다.
바람 한 조각 시간의 사연 안고 세월의 벽에 부딪쳐 내려앉는다.
분명 시간이었다.
난 늘 시간에 관대하지 못하고 흘려보냈다. 용서의 마음을 얻어 갈 수 있을까,
가슴이 아려온다.
오늘은 시간 뜨거움으로 커피 한 잔의 이름을 불러 보고 싶다.
나와 닮은 중년의 가을,
여유라는 이름을 달아 마시고 불러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