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Gogi)가 집으로 왔다. 거실 카펫부터 시작하여 주방 식탁 밑에 깔아 놓았던 카펫 까지도 걷어내고 고기( Gogi)가 갈 수 있는 있는 동선을 중심으로 보폭의 길이만큼 배변 패드를 깔아 놓았다. 강아지 키우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탓에 일상 변화에 적응이 되지가 않았다. 가족모두는 집안에는 비상상태라는 작전 타이머를 가동하여 며칠 동안 많은 변화를 지켜보기로 하였다.
고기는 이제 막 생후 2개월을 맞이한 신생아와 다를 것 없는 강아지이다. 배변을 스스로 가려내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식구 전체의 정성의 손길과 수고가 필요하다. 또한 배변을 스스로 완전히 가리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인내로 기다려 줘야 하는 적응 시기도 필요하다.
고기(Gogi)가 분양이 되어 오던 날, 집 현관에 도착
한 달 전 분양을 위해 농장을 방문했을 때 보았던 어린 강아지의 모습과는 달리 훌쩍 커버렸다. 흔히들 하룻밤 자고 일어나 보면 오이 자라듯 자라난 고기의 변한 모습의 표현이 적절할 듯싶다. 반려견을 키우는 일은 어린아이 하나 키워가는 과정쯤으로 생각하면 된다던 주변의 충고를 이제 실질적으로 경험의 단계로 들어섰다.
생후 2개월이라고 느끼기엔 활동량이 성견에 비해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한참을 거실을 뛰어다니다가 잠이 들어버렸다.
보더콜리(border collie)라는 견종은 활동량이 많은 견이라는 것을 집에 들어오기 전에 사전에 많은 정보를 얻어냈다. 이제 겨우 생후 2개월이 막 지난 고기는 일반적인 성견에 비해 활동량이 적은 면이 아니었다. 끊임없이 놀아주고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이었다. 예전에는 반려견의 아빠. 엄마라는 호칭을 자칭하는 주변 애견가 견주들의 행동을 좀처럼 이해하지 못하고 생각안에서 밀쳐 냈었다. 이제 상황이 나라는 주체로 반전되어 가다 보니 식구라는 존재 의식과 함께 호칭 부분도 자연스럽게 인정하고 흡수해 나가야 할 것 같다.
아내와 나는 고기라는 강아지 이름에 어쩔 수 없이 동의는 했지만 이상하게 고기라는 이름을 부르기에는 아직도 낯설고 왠지 부담스럽고도 거부반응이 앞선다. 앞으로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지속적으로 고기라는 이름을 불러주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도 고기라는 말이 다가서질 않는다. 고기가 집에 오기 전까지 아들을 설득해서 이름을 변경하려 했지만 아들의 의지가 너무나도 확고해 결국은 참패로 끝났다.
집에 강아지가 왔다고 아들의 외국인(캐네디언) 친구들이 찾아왔다, 그들은 고기라는 발음을 명확하게 불러주었다. 물론 그들은 한국에서의 Meat라는 뜻이 고기라는 의미를 아직은 알고 있지 않는 눈치였다. Gogi라는 영어의 뜻이 혹시나 존재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영어사전 앱을 통해 Gogi라는 단어를 입력해 보았다. 다행히 뜻은 없었지만 발음은 고기가 아닌 고우기라고 훨씬 더 부드럽고 편한 발음이 표기되어 있다.
아내와 나는 강아지에게 명령어를 한국말로 명령어를 전달했다. 옆에서 보고 있던 아들은 애견 훈련할 때에는 일괄성이 있어야 한다고영어 명령어로 통일해 주길 원한다.
"준우 아빠 고기의 태생지가 캐나다라 영어로 명령어를 하는 것이 맞긴 하지요?"
"그러게 맞는 말이긴 한데...."
"그렇지요? 고기라는 이름을 불러도 Gogi한테는 이상할 것이 없을 것 같아요"
말이 끝나자마자 한바탕 웃어본다.
아내는 고기라는 한국 뜻이 담긴 뜻마저도 의식적으로 잃어버리고 뜻에 의미를 두지 말아야 할 것 같다고 한다.
말이 끝나자마자 한바탕 웃어본다.
많은 사람들 틈 안에서 동거 동락하는 반려견들을 주변에서 흔하게 목격할 수가 있다. 산책을 하고, 함께 놀아주고, 일상의 대부분의 시간을 반려견과 밀착해서 하루를보내는 가정이 많다는 것을 늘 주위에서 간접 경험을 해 왔다. 그저 놀아주고즐거워하는 견주들의 모습만 스캔해 왔다. 이제는 가족의 구성원으로 동고동락을 해야만 한다. 아마도 아직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반려견을 키우면서 얻어가는 일상의 혜택이 있을 것 같다. 강아지에게 게으름 없는 사랑과 정성을 쏟다 보면 가족 모두에게 마음적 위안과 활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