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산책을 하다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로부터 두 가지 정도의 공통된 질문을 받게 된다. 하나는 강아지가생후 몇개월 내지는 몇년 되었는지에 관련된 질문이 많았다.또 하나는 어떤 견종이냐는 질문이다. 요즘은 믹스종이 많기 때문에 암숫 혈통에 관해 물어보기도 한다. 대략 강아지에 대한 관심사는 두 가지정도로 요약이 된다.낯선이와도 산책길에서 강아지에 대한 짧막한 대화가 오고가다보면 극히 사적인 이야기까지 이어질때가 있다.
예전에는 지나가는 애완견을 보아도 별다른 관심없이 스쳐지나갔다.솔직히 존재감마저 없이 지나쳐 버린 것이다. 반려견 분양 이후 강아지에 관한 관심은 호기심으로 바뀌어 갔다. 길을 가다가도 다른 애완견을 만나게 되면 집에 있는 반려견과비교를 해보게 되는 습관까지 생겨났다. 견주 입장에서는 누구나 그렇겠지만 결국엔 우리 개가 최고의 명품견이란 착각에 긍정의 답을 구하고 만다.
캐나다는 여러 유색 인종이 모여 사는 다민족 국가이다. 저마다의 특색 있는 개성과 문화적인 것이 다르다. 반려견도 예외는 아니다. 생전 보지도 못했던 특색 있는 이름 모를 견종이 넘쳐난다.
고기는 캐나다 태생이자 현재도 여전히 캐나다에서 살고 있다. 나와 아내는 습관적으로 고기에게 영어보다는 한국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 생후 4개월 된 어린 강아지는 두 개의 언어를 가지고 조기 언어 학습을하게 되는 셈이다.
"고기야 밥 먹으러 갈까"
이야기가 끝나기도 전에 입에 물고 있던 장난감을 내 던지고 자신의 밥그릇 앞에 다가선다. 분명 한국어도 알아듣는다 생각하니 신통방통 그 자체이다. 고기(Gogi)라는 안 좋았던 이름의 느낌까지도 이제는 익숙함보다는 가족이라는 동질감이 두텁게 생겨나는 순간을맞이한다.
우리 반려견의 이름은 고기이다. 사전적인의미를살표 보면
"식용할 수 있는 각종 짐승의 살"로 되어있다가 고기 본래의 뜻이다. 번역된 영어의 뜻으로는(Meat)이다.그렇다면 Gogi(고기)라는 뜻을 검색해 보았다.검색창에서 뜻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아들은 입양 전부터 미리 고기라는 이름을 지어 놓았다. 사실 한국인들에게는 고기라는 이름을 가지고 부르기엔 매우 부담스럽고도 불편한 이름이다. 몇 번씩 이름을 바꾸자고 가족 전체가 설득을 해보았지만 발음하기 좋고 알아듣기 좋은 이름이라고 변경 사유에 대해서 아들은 확고 부동이다.
길을 가던 외국인이 강아지의 이름을 물어본다."고기"라고 이름을 가르쳐주면정확하게 알아듣고 억양 하나 흔들림 없이 강아지에게 눈을 맞추어 가면서 (Gogi)라고 이름을 불러주었다. 식구들은 분양 후 며칠 동안 고기라는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다. 사실 고기라 부르기엔 이름이 쉽게 입에서떨어지지 않았다. 말 못 한 동물이지만 이름을 불러주어야 하는 상황이 자꾸 생겨나기 시작하다 보니 이름의 뜻을 염두에 두지 않고 고기라고 이름을 불러주기 시작했다.
강아지는 자기 이름이 고기인지를 완전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고기라는 이름은 영어권에서는 사실문제가 될 것이 없다. 서로가 쉽게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줄 수 있는 것이 우선이 될 수 있다면 이름의 탄생은 축복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사람들이 물어볼 때 이름을 말해 주기가 사실 난감하기는 하다.
"강아지 이름이 뭐예요"
"고기인데요"
"뭐라고요"
상대방에서 혹시나 잘 못 들은 것은 아닌가 싶어 확인차 다시 물어본다.
"고기요"
"아~네 "
그 후로는 더 이상 이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다소 의아한 느낌으로 약간은 갸우뚱하는 느낌을 살짝 받게 된다.
예전에 회사 거래선 사장님께서 반려견을 암수 두 마리를 분양받아 키우고 계셨다. 수컷은 전직 대통령 이름을 암컷은 영부인 이름을 사용했다. 사실 존경스러움에서 전직 대통령 내외분의 이름으로 지어준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이름에 좋지 않은 의도가 숨어 있다면 불행한 일이다. 고기라는 이름에 선입견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Gogi라는이름은 우리말이 아닌 영어권의 고유명사로 이해해서 부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