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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섭 May 08. 2021

어머니 전상서

하늘보다 높은 그 크신 어버이 사랑 감사합니다

어머님 그간 몸 건강히 안녕하셨는지요. 코로나로 세상이 온통 멈춘듯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때, 어머님의 일상은 어떠하신지 걱정부터 앞서갑니다. 한국시간으로 오늘 어버이의 날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오늘 같은 날 가슴에 카네이션이라도 정성스럽게 달아 드리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마음만 가지고 가는 불효의 행동이 오늘따라 더욱더 무겁기만 합니다. 


지금쯤 한국의 오월 풍성하게 피어난 꽃들로 한층 더 풍요로운 세상을 맞이하고 있겠지요. 이곳도 길고  인내의 겨울이라는 터널을 벗어나 계절 흔적 위에는 이름 모를 꽃까지 합세하여 더욱더 활기가 넘쳐나는 봄날을 맞이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어머니와 같은 하늘 아래 머물러 서 있지 못한 까닭에 성숙한 봄 느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평생 늙지 않으시고 불사조처럼 어머님의  젊은 날 모습으로 영원히 머물러 계실 것이라 믿었던 신념마저도 안타깝게 깨져가고 있습니다. 세월의 탓으로 원망하기에는 먼길을 이미 걸어온 것 같습니다. 잡아두고 싶었던 세월은 야속하게도 흐름에 멈추거나 뒷걸음치는 일이 없어 잡아 둘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 어머님에게 안부를 묻고자 편지를 써내려 가는 도중에도 혹시 노쇠한 시력으로 아들의 편지를 읽어 내려갈 수 있을는 사뭇 걱정이 앞서갑니다.


어머님! 새하얀 도화지에 위에 그려 놓은 카네이션을 가위로 오려내 만든 어설픈 모양의 카네이션을 혹시 기억하시는지요? 그런 저의 행동 보시고 흐뭇해하셨던 어머님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어머님! 이름 모를 풀벌레의 울음소리까지도 기억하고 또 그리워하는 여린 감성까지도 들추어내고 싶은 것을 보면 저도 어쩔 수 없이 어머니처럼 나이를 먹어가고 있나 봅니다. 지나간 소중한 추억을 되돌려 올 수는 없지만 생각 끝에 머문 그날이 지금 너무나 사무치게 그립고 그립기만 합니다.
 
어머님! 불효의 자식은 어느덧 쉬흔이 훨씬 넘은 어버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면서 자식의 행동과 마음을 감정으로 읽어 가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때론 자식을 향한 서운함과 노염이 들 때마다 어머니의 마음속을 비집고 들어가 평온의 마음을 되찾곤 합니다.


어머님! 저는 아직도 어머님에게 무엇 하나 흔쾌하게 행할 수 없는 마음만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불효의 마음은  또 성의 없는 하루를 떠나보내려 하고 있습니다.


어머님! 아침부터 내리던 비가 이내 멈추어 섰습니다. 어머님의 그 크신 사랑만큼이나 높고 투명하기만 한 하늘을 한없이 올려다보았습니다. 바로 어머님의 하늘이었습니다. 어머님! 그 은혜 그 크신 사랑 고이고이 가슴에 안고 살겠습니다.

어머님! 멀리서나마 어머니의 건강 함께 하겠습니다. 건강하세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당신의 사랑하는 아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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