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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랖

혼자만 잘 살고 싶지 않다

by 글지으니


아줌마들은 좀 오지랖이 많다. 나도 아줌마라서 그런지 내가 돌보는 아이를 보다가 어느새 다른 아이에게 관심이 간다. 나는 유치원에서 특수 아동을 돌보는 자원봉사를 한다. 내 아이를 돌보다가도 다른 아이를 볼 때가 많다. 같은 반 친구들과 잘 지내는 방법도 중요하기에 다른 아이들에게도 관심 있게 바라보고 이야기를 건넨다.


어쨌든 나는 특수 선생님이 아니고 자원봉사로서 자발적으로 내가 돌보는 특수 아동을 내 아이를 돌보듯 한다. 내 아이가 아니니 더 신경 쓰며 보지만 7살 유치원 아이를 우리 아이 5살을 키울 때처럼 한다.


예전에 유치원에서 특수 아동을 돌보다가 있었던 일이다. 그날은 야외 모래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다. 그런데 어떤 남자아이가 여자 아이 머리에 모래를 뿌렸다. 긴 머리에 여자 아이는 모래로 눈만 크게 뜨고 울지도 않았다. 여자 아이는 쌍꺼풀이 크고 키도 몸도 보통 아이보다 컸다. 드레스를 자주 입고 말하기보다 늘 웃는 다문화 여자 아이였다.


그래서 그런지 네가 더 화가 났나 보다. 멀리서 지켜보다 나는 그 남자아이에게 "친구에게 머리에 모래를 뿌리면 어떻게 하니!"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 남자아이가 울었고 담임 선생님이 와서 달랬다. 그것이 문제가 되었다.


내가 아이를 울게 만든 이유가 화를 내면서 아이에게 말해서 아이가 울었다그 담임이 말했다.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아이의 잘못 보다 내가 화를 내듯 혼냈다고 하는 말에 내 마음은 상할 때로 상했었다. 내가 돌보는 우리 반 선생님은 이 담임 선생님에게 사과를 하게 했지만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아 이야기는 한 5년이 넘으니 잊고 지냈다. 지금 지내는 특수 자원봉사하는 유치원에서 기간제 특수 선생님이 자꾸 바뀌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일반 유아 전공자 선생님을 오셨는데 안면이 있는 선생님이었다. 예전에 있었던 유치원 선생님이었다.


그 선생님이 오기 전에 많은 기간재 특수 선생님이 거쳐갔다. 그래서 그 선생님에게 우리 특수반 유아들의 특성을 잘 얘기해 주고 한 열흘 동안 잘 지냈다. 그런데 예전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던 유치원 일이 생각났다. 하루가 거이 끝날 쯤에야 새로 오신 선생님이 바로 그 선생님였던 것이다.


나는 70,80 세대도 아니고 60세대로서 아이들에게 "네가 이렇게 하면 안 되는데 왜, 그랬어!" 하며 부드럽게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는 강하게 말해서 자기 잘못을 뉘우치기보다 혼난 것만 생각할 수 있다.


우리 부모들이 아이가 잘못했을 때 잘못을 한 것을 과하게 꾸짖는 과오를 범하듯 말이다. 시간이 지나니 내가 그렇게 한 것에 대해 아이에게, 그 선생님에게 미안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선생님도 나도 둘 다 잘한 행동은 아니었다. 잘못한 아이가 그 여자 아이에게 사과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그런데 아이들 싸움이 부모 싸움이 되듯 아이의 잘못은 뒤로 가고 나와 담임 선생님의 자존심 싸움을 했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 사실을 그 선생님도 기억하고 이제 나도 생각이 났다. 하지만 그것으로 나는 아이들을 꾸짖을 때 감정적지 않도록 더 노력하려고 한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는 말이 있다. 제주는 좁은 지역이라 욕하면 언제 만날지 모른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우리 두 사람은 예전 일은 잊어버리고 더 아이를 생각하는 선생님들로 만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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