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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뿐인 인생

후회하지 않으려면

by 글지으니


아침에 푹 잠을 자고 싶어서 계속 누워 있었다. 그런데 잠은 안 오고 이상한 꿈만 꾸고 일어났다. 옛말에 후회하지 않으려고 부모님에게 잘하라는 말이 있다. 친구들은 부모님이 다 계신 분도 있지만 나처럼 돌아가시고 시어머니만 있는 소꿉친구가 있다. 소꿉친구는 친정집과 가까이에 시집을 가서 친정어머니와 많이 보냈었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많은 시간 동안 힘들어했다. 나는 그 친구처럼 친정어머니에게 반에 반도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꿈속에 빼빼 마른 시어머니를 안았는데 깨어나보니 내 친정 엄마의 모습이었다.


나는 막내라 철없이 지냈다. 더욱이 초등학교부터 떨어서 지내다가 방학 때면 부모님이 계신 제주에 왔었다. 오면 엄마는 토종닭이며 순대 등등 그동안 못해준 엄마 밥을 해 주셨다. 엄마가 결혼 전에는 바느질을 하고 해녀로 상군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아빠를 만나 밭을 사고 농사를 지으면서 7남매를 낳으셨다. 아이를 낳고 제대로 몸조리를 하지 못한 채 또 일을 하셨기에 나이가 드니 엄마의 몸은 성한대가 없었다.


그 엄마를 바라보며 나도 엄마처럼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아침에 글을 쓰다가 오늘 남편이 서울 병원에 가기에 아침을 준비했다. 시어머니가 시골에서 공수한 들기름에 달걀노른자를 쳐서 주라고 해서 반숙도 안 먹는 남편은 인상을 짓프리고 먹었다. 나는 음양탕부터 샌드위치, 사과까지 준비하고 옷까지 챙겨주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아, 바쁘겠다. 조금 전 아침을 준비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누가 날 챙겨주지?' 아빠는 고생하는 엄마에게 물질적으로 아끼지 않으셨고 항상 엄마를 존중해 주셨다. 그것이 아빠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그래서 엄마는 힘들 때면 말 잘 안 듣는 우리에게 푸념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엄마는 우리를 자신보다 더 사랑한 것처럼 아빠도 무척 사랑하셨다. 엄마는 아빠의 생각을 존중했고 아빠는 엄마에게 최선을 다했다.


'아빠는 엄마를 챙겼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빠가 돌아가시고 엄마는 아들을 자신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하기만 했다. 엄마에게 필요한 사람은 아빠였다. 나도 마찬가지겠구나! 남편이 늘 하는 말이 "자기에게 잘하라"라고 하는 말이 생각났다. 울 아들들은 아빠가 다 못한 것을 효도 하겠다고 하겠지만 나도 엄마처럼 남편이 더 편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남편뿐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뿡뿡뿡 방귀 뀐다고 핀잔주지 말고 웃어넘겨야겠다. 방귀꿔서 건강해지길 바라면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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