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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도 Jul 24. 2020

워킹맘들은 다들 어디에서 우세요?

인간이 배설해야할 또 다른 하나, 눈물에 관하여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해서 혼자 살겠다고 독립했을 때, 제일 좋았던 건 아무도 없는 내 집에서 마음껏 전화통화를(남자들에게도!) 큰 소리로 할 수 있다는 거였다.

두 번째로 좋았던 건 [가족들 눈치 안보고 엉엉 소리 내서   있단 ] 이었고.


  부모님과 살 땐, 아무리 내 방 제일 안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웅크려도 저 두 가지를 은밀하게 진행하려면 너무나 힘이 들었기 때문에, 드디어! 혼자 살면서는 작정하고 마음껏 누렸다.


  특히 종교가 기독교인 나는 가끔 크게 소리 내서 기도하며 엉엉 울기도 하며 그렇게  집의 고요를 아무렇지 않게 파괴해대곤 했다. 분위기를 깨뜨려도 누가 뭐라 하지 않는  너무 편했다. ~ 그래,  맛에 독립하는 거지!   


  결혼하고 나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우리 부부는 출퇴근 시간 패턴이 서로 달라서 집에 나 혼자 있는 시간들이 꽤 많았기 때문에 원하면 얼마든지 수도꼭지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아, 정말 이쯤에서 나오는 ‘그런데’의 향연. 워킹맘에 관한 글을 쓰면서 난 진정한 ‘그런데’ 의 쓸모를 체감하게 되었다지.)


아이를 낳고 일을 하게 되면서   이상 [ 집의 고요를 파괴할  없는 입장]  되어버렸다.

  분명 내 집이었지만 나 혼자 있는 시간이 ‘거의 없게’ 되면서, 혼자 울 곳을 찾지 못하고 종종 삼켰다. 내가 울고 싶은 그 순간 어김없이 아이가, 엄마가, 시엄마가, 남편이 있었다.


  내게 꼭 필요하고 소중한 사람들이 내 곁에 있기에, 그들의 분위기를 파괴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 그러면 안 되었다.  감정도 소중하지만  이상 소중한  지금 우리 집의 ‘시스템 ‘안정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부부가 둘 다 일하는 시스템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길게 유지하는 게 내 목표다.

  최대한 별다른 일 (엄마가, 딸이, 며느리가, 아내가 펑펑 우는 그런 일) 없이 하루를 잘 마무리 하는 게 베스트임은 ‘난이도 하’ 수준의 상식이다.   


  이쯤되니 난 또 화가 난다.


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서(어디까지나 내 기준) 서울에 집을 샀으나, 전세로 원룸 살 때보다 오히려 마음껏 목 놓아 울 내 공간 하나 없는 이 아이러니!

나 집주인 맞니?

아 진짜 이것도 좀 울어야겠네.


  임시방편으로 집밖을 탐색해보았다.


어느 날은 차안에서 좀 울어보고, 어느 날은 운동하고 오겠다고 나가서 잠시 달리기하며 좀 울기도 해봤는데 다 영~ 신통치 않더라.

난 진짜 좀 울어야 기분 해소가 되는 타입인지라 이렇게 포기할 수는 없는데...


그래, 빠른 시일 안에 [ 작업실] 가져야겠다.  

오롯이 나만의 공간에서 마음껏 눈물 쏟으며 울 다가 마음껏 코도 풀고 마음껏 음악 틀어놓고 춤도 출 수 있는 그런 작업실.


어머, 상상만 해도 너무 행복해서 또 눈물 나려고 그러네!  그게 언제가 될 지 모른다는것 때문에 또 한번 눈물이 나고!


어서 속히 눈물 변비 없는 날을 꿈꾸며,

난 오늘도 서둘러 일하러 간다.  


출처: 핀터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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