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그렇게 만났잖아
장래 희망은 귀여운 할머니
"우리도 그렇게 만났잖니."
우연한 끌림이었을까
도서관에서 내 눈에 띈 아이
책을 읽는 내 고집스러움, 습관에
아이는 관심밖으로 밀렸었다.
글밥보다 사진으로 장식된 책이 불편했을까
끌림은 잠시 뒤적임으로
짧은 만남을 가진 후
다시 도서관 책꽂이 자신의 자리로 배치해 줬다
........
몇 년이 흐르고, 오랜 시간이 지나
봄이 가득한 어느 봄날
북토크를 신청했다
......
......
이유는
.....
모른다
봄날
봄을 가득 느끼고 싶었다
온전함으로
접점이 있었을까,
찾아올 아이에게
봄을 앞서 나를 알리고 싶었을까.
그리고
.....
봄바람 타고 살랑살랑 내려앉은 벚꽃 잎을
마침내
만났다
아이를 낳은 작가님도
새롭게 탄생한 크리스마스를 닮은 아이도
창밖에서
길게 들어오는 봄 햇살과 함께
책의 서사가 그려진다
조금씩 다가간다
마침내
책에 닿았다
작가님이 뱉어낸 소리의 울림
세상을 떠도는 언어와 말이
벚꽃 잎과 함께 닿는다
책을 이해하며
우리는 그렇게 만났다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와 좀 더 가까워졌다.
책은 배경으로 음악으로 닿았다
책은 기억 곳곳에 있고 추억으로 남았다
<Down by the salley Gardens>의 연주가 선물이 되어 나를 찾아온 어느 날,
책은 음악으로 먼저 나를 찾았으며
음악의 방향에 맞춰 책장을 한 장씩 넘겼다.
한 장 한 장을 넘기니
삶이 보인다. 이게 삶이구나!
쥴리와 아네뜨의 모습에서 찾고 있었던 삶을 보았다.
특별한 의미 부여를 하지 않아도
삶은 내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삶은
수로, 다음은 책으로 문자로 의미로 다가왔다
어렴풋한 빛을 쫓아 북토크까지 발걸음을 하게 되었다.
책의 부제처럼
세상 모든 인연이 그러하듯
단어의 수축과 팽창으로
마음의 공간을 만든다
우리도 그렇게 만났다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하정
#summer 하정#나의 두려움을 여기 두고 간다
덧. 다시 연재를 준비하며 잠시 쉬어간다. 벚꽃 잎으로 내린 눈을 맞으며 한껏 봄을 누렸다. 꽃 눈을 밟으며 오늘을 누린 이곳에서도 만족스러운 감정을 기록으로 남기려는 나의 일탈. 규정해 둔 프레임에 나를 귀속시키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며. 그리고 다시, 구상해 보는 프레임, 모순과 모순의 연속. 모순적이긴 하나 그곳으로 지금의 프레임을 깨고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