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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 한소 Aug 17. 2024

인정하기_가우스 함수

앎에 벤 진실

[x]+[y]=2 인정하기

1+1=2를 다르게 풀어낸

기억의 그날, 1+1=1

이 되는 날.. 현재 유효하지 않은 십 년  수애결혼식이 있었던 그날.


고등학교 과정 내내 수업을 하며 신뢰와 친분을 쌓았승연이연락이 있었다. 생각과 사고가 남달랐던 . 승연이는 결혼식, 신혼여행 이후 수애가 꿈꾸었던 모습보다 훨씬 더 빠르게 변화했다. 그리고 이내 제대로 된 어른에 근접했다. 승연이는 학교 졸업 후에 자신의 자리, 걷고 있는 길을 수시로 전하고 있었기에 수애는 를 한결같은 시선과 마음에 둘 수 있었다. 자칫 자신의 실수로 학생들이 남기고 간 자취가 사라질까, 흔적을 찾아내려 무던히 애쓰고 있었다.


승연이의 견딤에는 시간만이 들어가 있지는 않으리. 아픔, 견뎌낸 마음까지. 그 모양을 기하학으로 풀어보자면 어렴풋이 원이 그려진다. 이차 함수의 곡선이 비치기도 . 아름다운 신부와 함께 있는 승연이그날반짝반짝 빛나는 햇살이었다. 맘 착한 승연이곁에 단단하고 씩씩한 그의 짝이 있어 얼마나 감사했는지. 순백의 신부는 하얀 여러 꽃으로 만들어진 부케를 크게 들어 올리며 관계를 이어간다. 대응 관계로 뻗어 뻗어 나간다. 신부의 씩씩하고 용기 있는 돌발적 행동이 수애의 뇌를 스치고 지나며 낼 토론에서 만나게 될 친구들 모습이 떠올랐다.


과거 수애의 기억에 남아있는 그 아이호기로움인상적이었다. 승연이호기로운 열정이 넘쳤고 질문이 많았던 학생이다. 문학적 표현이 뛰어났고 기계적 계산에는 다소 약한 부분이 있었으나 사고력이 남들과 달랐다. 농구하는 것을 즐겼던 승연이는 과거 어느 날, 자신의 3점 슛에 대해 이야기했다. 슛을 목표로 던진 공이 포물선을 그리며 골대에 살짝 맞아 슛을 득점했다. 그 순간에 굽혔다 펴지는 팔의 각도까지. 가 슛을 넣거나 농구를 할 때의 모습은 진지했다. 기하학적으로 그려내며 말하는 포물선의 방정식은 슛을 제대로 할 때 반드시 필요했다. 이론적인 탄탄함은 골 득실로 이어졌다.


[x]+[y]=2

는 우리가 겪는 전형적인 관계의 모습이다. 두 사람 사이 관계에서 더 가까워지거나 멀어지지 않게 한 사람이 다가가면 다른 사람은 한 발 뒷 걸음한다. 또 역인 경우의 대응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흔히 오류를 범하는 실생활에서는 결혼이란, 두 사람이 하나가 되는 혼례를 세상에 알리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과연 제대로 된 관계 맺기란 무엇일까. 둘이 하나가 되는 것부터 인정하고 수용해야 하는 것. 이 이야기를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수애는 십 년 전 수혁과의 행진 그리고 십 년 후  승연이와 순백의 단짝 두 사람의 아름다운 걸음을 떠올리며 낼 토론에서 아이들과 나눠야 할 논제를 막 떠올려 본다. 그들의 행진을 바라보며 촉촉해진 눈망울에는 자신의 과거도 섞여 있고 현재 자리도 들어 있다. 낼 토론에서 반드시 가우스 함수에 대해 얘기를 나눠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가우스 x(바닥함수 floor function )의 기호는 x를 넘지 않는 최대의 정수를 말한다. 가우스 함수는 실생활에 많이 활용이 되는데 시간 계산이나 통계, 데이터 분석, 프로그래밍에서도 활용된다. 또, 우편요금과 우편물의 중량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경우 등에도 사용된다.


수애는 십 년 전 그날은 자기에게 최고의 날이라 벅찬 마음과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의  세상을 이해하기 시작한 날이었다. 그래서 우픈 날이기도 했다. "그럴 때 있잖아..."  하고 자신을 위로해 본다. 결혼은 매 순간 수애에게 그렇게 다가왔다. 

승연이행복했던 그날처럼 더 깊은 과거, 수애따뜻했었다고 전하고 싶었는지도. 오늘 문득 그날이 오버 랩 되어 수애를 자극했다. 가만히 관계에 대해 묻는다.


승연이그의 아빠도 엄마도

수애를 향해 진심 환한 웃음으로 말했었다.

'참 선생'... 수애는 따뜻한 마음으로 생각이 말랑거렸다. 감사한 맘이 벅차서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승연이가 환히 웃으니 수애의 맘도 아직 뽀송이는 사랑이 넘쳤다. 

남편의 연으로 지금까지 이어졌을지 모를 수혁이 웃었을 때, 수애의 심장은 철렁 내려앉았다. 짐작조차 할 수 없었던 그들의 앞 날, 앞으로의 시간! 그래서 턱시도를 입은 깔끔하고 빈틈없는 수혁의 미소가 더 냉정하고 차갑게 느껴졌는지도.


흐르는 눈물도, 멈춘 듯 맺혀있는 눈물도 10년 전 그날은 다 이해되었다. 수애가 그랬던 것처럼 아픔을 잘 견뎠기에, 세상을 이해하기 시작한 승연이와 아이들이 대견했기에,  삶에 스며들어 세월을 함께 겪고 있기에 감사한 맘이 들었고 그것만으로도 수애는 더는 원하는 것이 없는 것처럼 마냥 좋았다. 그렇게 딱 10년 후...  세상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수애는 승연이 그의 짝과 함께 많이 겪고 자신을 찾는 여정을 즐기고 행복하기를 바랐다. 그들의 앞 날을 결혼 식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순백의 꽃과 부케를 떠올리며 다짐했고 환히 웃었다. 다짐은 십 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고 그래서 다시 마음을 읊어낸다. 낼 도서관 토론 모임에서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소리로 뱉으리라. 수애가 세상에 전하려는 메시지를 가장 친절하고 천천히, 강하고 단호하게 낭송하리라 다짐했다.


.....

.....


상큼한 열기에 묻혀 덜 복잡한 에너지를 곁에 둔 토론에서 수애는 진실이 거짓이 될 수도 있을 세상을 언급하며 자작시를 낭송했다. 반짝이는 아이들의 시선을 따라 더 깊은 내면에 닿는다.


           앎이 벤 라테 한 잔



우뚝 솟은 아이가 꺾이지 않고

삶에 스며들어 유연해졌다


직선으로 타협한 세계가 

마침내,

곡선을 그린 세상이었다는 것을

앎에 감사함과 씁쓸함이 함께했어


진리는 시공간으로 옮겨

진실이 거짓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스승이란... 물음으로

또다시 복잡함에 들어간다


삶을 힘들게 풀어내는 나를

위로해 줄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순백색의 꽃을 닮은 그녀를 생각하며

한 손에 든 꽃과 한 번씩 눈을 맞추며

걸었다


흔드는 손 사이 활짝 핀 미소가 떠오른

아직 회복이 덜 된 그녀에게

순백의 꽃을 선사한다

그녀를 닮은 꽃

복잡함이 조금은 단순해졌을까

비움으로 조금은 가벼워졌을까


사람과 물질, 마음과 의식, 가치까지.

수많은 관계에서

고독한 나는 '복잡'하다


오늘의 사랑은

라테 한 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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