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는 결국, 남습니다

며칠 전, 제 목에 난 작은 상처를 본 아이가 물었습니다.


"엄마, 왜 목에 상처가 났어요? 아프겠다."


"응, 엄마는 진짜 금이 아닌 목걸이를 하면 간지럽고 상처가 생겨. 피부가 예민해서 그래."


"금은 괜찮은데 왜 다른 건 안 돼요?"


"금은 가장 순수한 금속이래. 불순물이 없어서 피부에 닿아도 괜찮대."


그 말을 들은 아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습니다.


"그럼 나도 그럴 수 있으니까, 엄마가 가진 금목걸이는 다 저 남겨주세요."


순수하게 본인을 위한 결론을 내리는 모습에 웃음이 났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금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지.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더 빛나고, 더 가치 있어지기도 하지.’


그럼 사람은 어떨까요?


겉으로는 친절하지만 속마음은 다른 사람,

말은 멋지지만 행동은 전혀 다른 사람,

그럴듯한 표현 뒤에 진심이 없는 사람들.


이런 세상에서 ‘진짜’를 알아보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특히, 아이를 키우며 세상의 기준과 시선 속에서 아이를 지키고 싶었던 저희 가족에게는 더욱 그랬습니다.


조용한 ADHD라는 불청객을 받아들이기까지 우리에게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당황하고, 낙담하고, 좌절하는 순간도 있었지만 우리는 아이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걸으며 서로를 이해하는 법을 배워왔습니다.


앞으로도 아이는 몇 년을 더 약을 먹고, 치료를 받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의사 선생님도 확답을 주시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치료가 끝난다 해도 사회 속에서 '조용한 다름'은 늘 설명하고 다루어야 할 숙제로 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 오래 보려고 합니다. 더 천천히, 더 많이 사랑하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야 알아볼 수 있다는 건 곧 인내가 필요하다는 뜻이니까요.


그리고 그 인내의 과정은, 우리가 '함께여서'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렇게 이겨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아이는 모든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속도로 자라고, 느끼고, 사랑합니다.


우리가 그 속도를 기다릴 줄 안다는 것, 그것이 부모로서 우리 가족이 배운 가장 단단하고도 아름다운 성장입니다.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진짜는 시간이 말해준다는 걸.


그리고, 진심은 결국 남는다는 걸.


가짜를 걱정하기보다는, 오래 두고 보아도 변하지 않는 마음을 지키면 된다는 걸.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진짜는 결국,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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