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도 다시 보자!
속초 등대전망대와 거문고 쉼터를 들린 김에, 속초사잇길 2길을 다시 거슬러 영금정으로 향했다. 영금정은 바위에 부딪히는파도소리가 거문고 소리 같다고 해서 불리워진 지명이라고 한다.
언덕 위의 영금정 정자전망대와 돌다리를 건너서 바다 위 바위 위에 세워진 영금정 해돋이전망대 두 곳이 한 세트를 이루고 있다.
속초시내버스터미널과 속초관광수산시장(구. 속초중앙시장), 그리고 동명항에서도 가까워 먹거리와 볼거리는 물론 바닷바람을 벗삼아 가볍게 산책하는 코스로 적당하다.
그래서 그런지 휴일이 되면 가까운 무료주차장에 3중 주차가 되어 있을 때도 많고,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명소이기도 하다.
속초 일 년 살이 하면서 되도록이면, 주말이나 연휴에 유명관광지에는 되도록이면 가지 않는 편이었는데, 오늘은 비가 멈추고 맑게 개인 하늘에 홀려서 앞뒤 재지 않고 나들이를 나섰다.
흘끗 등대전망대 아래 주차 상태가 눈에 들어왔지만, 나중에 어찌어찌 차를 뺄 수 있겠지 하면서, 못 본 척 지나쳤다. 시원한 해풍과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를 들으며, 영금정으로 가는 과정만 온전히 즐겼다. 오늘은 나도 속초살이 현지인이 아니라 관광객모드로 전환해 보자 하면서.
속초 등대전망대에서 조망되던 영금정 정자전망대에서는 반대로 우뚝 솟아 있는 등대전망대가 바라보였다. 그리고 넓게 펼쳐진 속초해변 전경과 영금정 해돋이전망대로 이어지는 돌다리 동명해교의 풍경이 아름다웠다.
울산바위 못지않게 아름다웠다는 석산을 일제강점기 때 속초 항만 축조용으로 깨서 사용하는 바람에 지금처럼 암반이 되었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는 안내문을 읽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하지만, 영금정 해돋이전망대도 만들고 동명해교도 지어 오늘날 일출명소로 사랑받는 관광자원으로 개발하여 운영하는 지혜를 발휘하였다 점에서 마음이 다소 풀렸다.
오랫동안 영금정을 종종 들렸었지만, 자세히 알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남모르게 살짝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영금정 정자전망대 안에 있는 좁다란 의자에 걸터앉아 한동안 멍 때리다가, 돌다리를 건너 영금정 해돋이전망대로 나아갔다.
아이들을 포함한 가족들, 연인들과 나들이 온 사람들 틈에서 나도 셀카를 간헐적으로 찍으면서 혼자 여행의 자유로움을 만끽했다.
수십 년 전에 두 개의 전망대를 돌다리로 연결하여 축조하자고 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그 아이디어와 실행력에 감사한 마음을 보낸다.
아는 것도 다시 보자, 영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