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분투하던 4월의 흔적들
다양성 만화 제작 지원사업
사실은 3월 25일에 마감했던 다양성 만화 제작 지원사업부터.
작년에 다양성 만화 제작 지원사업이 사라진 줄 알고 멘탈이 바사삭됐었다. 25년도 목표 중 하나가 해당 지원사업 응모였기 때문에.. 그런데 3월에 갑자기 떠서? 엥? 엥? 하고 급하게 지난 기획서 찾아서 다듬고 수정하고 원고 제작하고 부랴부랴 작업해서 지원했다.
3월에는 이미 업무가 많았기 때문에 내 만화 그릴 시간이 없어서 자꾸만 밀리고 있었는데 그것 때문에 멘탈이 2차 바사삭됐었다. 그러다보니 제정신이 아닌 때 작업할 때가 많아서 3차 바사삭.. 그래도 어떻게든 제출하려고 마지막 몇 일은 밤새가면서 작업했다. 이거 제출 못 하면 내가 이러려고 퇴사했나부터 시작해서 그냥 인생 현타 제대로 올 것 같았다. 그래서 제출 당일도 새벽에 핫식스랑 비타500 번갈아 마셔가면서 ㅋㅋㅋㅋ 작업하고 혹시 몰라서 오전에 제출을 마쳤다.
그 후 얼마전, 4월 29일에 지원사업의 발표가 있었다. 내 예상으로는 4월 25일쯔음이었는데 한 달 정도 후 25일이 금요일이었기 때문이다. 예상했던 주차에 접어들면서 계속 들락날락 하루종일 마음이 왔다갔다했었다. 제출 후에는 아쉬움만 보여서 기대를 안 하려고 했는데 그런데도 왠지 행운의 여신이 내 편이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그런 마음이었던 것 같다.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어서 스레드에 글을 올렸었는데 사람들이 공감해주셨다.
그리고 광탈했다. ㅋㅋㅋㅋㅋ 언제 발표되려나 하던 쯔음 문자가 왔는데, 그 때 즈음 온갖 스팸문자와 전화에도 혹시! 하던 시기였는데 [다양성]이란 글자가 보여서 심호흡하며 문자를 확인했다. 홈페이지를 들어가라는 문자였다.
홈페이지 창을 켜놓고 또 한참을 숨을 골랐다. 문자 받은 후부터 계속 광대가 승천해있었다. 계속해서 속으로 기대하지마 기대하지마 안 되는 게 되려 당연한 때야. 첫 도전이잖아. 하면서도 손에 땀이 계속 흘렀다. 스크롤을 내렸는데 ㅎ란에 아무리 봐도 내 작품이 없는거다. 기대하지 말자 해놓고 새로고침하면서 계속 확인했다. 아니, 혹시 모르잖어.. 누군가 가능성을 봐주셨을지도 모르잖아.. 헤헷
아무튼 광탈했지만 이 자체로도 즐거운 경험이었고, 만약 놓쳤더라면 그건 두고 두고 후회했을텐데 지원에 성공했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 되어주었다. 지금까지도 경험 자체는 뿌듯하다. 원고는 다듬어서 언젠가 다시 투고를 해봐도 좋고, 당분간은 포트폴리오로 활용할 수도 있고, 포맷을 살짝 바꿔서 웹툰으로도 해 볼 수 있고.. 뭐 어떻게든 이야기는 남아 있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재밌었다. 살아 있음을 느꼈다.
말복의 행복레터 시즌2
편지 발행 완료부터 만화 시리즈 마지막화 작업까지
3월 27일에는 말복의 행복레터 시즌2 편지가 발행 완료되었다. 마지막화는 이미 중간부터 어느 정도 기획을 해두었었는데도 쓰는데 오래 걸렸고, 수정도 오래 걸렸다. 아무래도 톤이 어두운 게 계속 마음 쓰였던 것 같다. 내가 힘들었을 때 누군가가 어두운 과거 이야기를 하면서 너도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하는 류의 콘텐츠들을 싫어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만화가 올라왔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불편해하지 않는 걸 보고 안심하고 있다.
4월 28일에는 편지 마지막화의 만화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1화로 끝내고 싶지만 한 화로 끝내기엔 뭇내 아쉬웠다. 내 마음이 오히려 잘못 전달될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시리즈로 발행을 시작했다. 5~6화 정도 예상이 되고, 현재는 2화까지 올라가있다. 오늘은 3화를 작업하고 있다.
그리고 시즌2 마지막화를 발행하기도 전부터, 그러니까 2월이나 3월 즈음부터 미리 조금씩 시즌3이나 4의 아이디어를 모으기 시작했었다. 으레 그렇듯 모이기만 모이고 막상 구체화는 못 하고 있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방식이었다. 편지를 발행하고 만화를 발행하면서 재밌긴 재밌는데 양방향 소통이 되지 못 한다는 게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행복을 나누고 싶어서 시작한 프로젝트인데 이 나눈다는 것에는 '함께'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콘텐츠를 계속 발행하다보니까 댓글로 소통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워크숍을 하거나 모임을 하는 건 부담감이 상당했는데, 이건 나중에 요즘사를 통해서 조금 진행되었다.
요즘사 파인더스클럽 3기 활동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는 라운지토크에서 인스타툰을 그려 드리는 사이드 프로젝트까지.
파인클 3기는 3월에 시작되었는데 내가 라운지토크를 처음 열었던 건 4월이 되어서였다. 바쁘기도 바빴지만 조금 더 기획을 분명히 하고 싶기도 했었다. 내 안의 이야기가 모호한채로 열기보다 조금이라도 방향을 찾고 내게 맞는 방식으로 라운지토크를 열고 싶었다.
그러기까지 김고래님의 긍정 리추얼과 소하님의 나만의 안전지대 라운지토크가 도움이 되었다. 사람들이 이렇게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려고 모이는구나! 용기를 얻었기도 하고, 나도 그 안에서 행복감을 느꼈기 때문에 뭐가 됐든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1차로는 각자가 가진 행복에 대해 키워드 3개로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약 한 시간 반 동안 사람들이 저마다의 행복에 대한 이야기와 의미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이 날 한 시간 반 동안의 경험이 잠들기 전까지 행복을 안겨주었다. 내내 웃으며 떠들다 잠들었다. 그리고 역시 말복의 행복레터는 앞으로 행복을 함께 나누는 방향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2차로는 미래의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열었다. 아무래도 모호하게 느껴져서인지 사람이 많이 모이진 않았었는데, 그대신 우리끼리 오손도손 진솔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파인클 자체가 나다운 삶을 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서로의 꿈을 응원해주는 분위기가 강하다. 나는 이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향해 가고 있다고 믿었고, 그래서 미래의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행복할 것이라 믿었다.
준비가 미흡했던 점이 아쉽지만 (의미 전달의 부족함과 온라인 매체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 했던 듯 하다) 그럼에도 다들 정성껏 귀한 이야기를 나눠주셔서 그 다음 재능플리마켓으로 이어졌다.
시즌3는 양방향 소통을 하고 싶은 욕심에 시작을 못 하고 있던 때, 이 경험들이 양방향이 아니라도 함께 한다는 의미를 줄 수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로 이끌었다. 2차 라톡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미래를 그리며 행복해하는 게 느껴졌고, 꿈을 좇는 사람으로써 꿈을 좇는 행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재능플리마켓에 "나만의 길을 걷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인스타툰을 그려드려요." 하고 이야기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3~5분만 모집하려고 했는데 1시간? 2시간? 만에 10분이 신청해주셔서 급하게 마감하고, 10분 다 그려드리기로 했다. 응답은 아직 다 도착하지 못 했는데 부담을 드리고 싶지는 않아 재촉은 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 활동이 눈에 띄었는지 얼마 전 파인클에서 디엠이 왔다. 5월 2일에 있을 파인클의 시즌오프 활동 공유회에서 발표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메세지였다. 그냥 서로 행복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을 뿐인데, 눈여겨봐주신 것이 신기하고 감사했다. 그리고 왠지 어떤 가능성 같은 것이 느껴졌다.
https://ming707.notion.site/4-25-1-1-1e3008827e9e804ba7a5cb2ce85e114d?pvs=74
4/25 여정님과의 1:1 인터뷰 후기
그의 연장선으로 이어진 만남들
모임, 워크숍 전문가 소하님과 뉴스레터 및 인터뷰 콘텐츠 발행가 여정님과의 만남
4월 24일 소하님을 만났고, 25일에 여정님을 만났다. 그리고 그 디엠은 여정님과의 인터뷰 중에 도착했다. 나는 이 상황이 무척 특별하게 느껴졌다. 왜냐면 그때쯤 여정님께 파인클로부터 뻗어나간 이야기들을 듣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일단 2차 라운지토크를 끝내고 났을 때였던가. 소하님이 재능플리마켓에 모임/워크숍 기획 관련 재능을 나눠드린다고 글을 올리셨었다. 이미 나는 그 전에 소하님의 라운지토크를 들으며 나와 비슷한 사람일 것 같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미 밑미에서 리추얼 메이커로 활동하고 계시던 소하님은 모임이나 워크숍에 경험이 많으셨고, 그 팁을 나눠주는 대신 인스타툰 관련해서 도움을 받고 싶어하셨다.
이거 나를 위한 글이잖아?!
나는 작년~올해 초 미룸모라는 미룬 일 끝내는 모임을 열었다가 끝내며 유료화에 대한 어려움을 느꼈다. 그리고 신규 유저에 대한 어려움과, 사람이 많아질수록 니즈를 파악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사실 이 뿐이 아니라, 그 전에도 계속 모임이나 워크숍, 스터디 등이 단발성에 그쳤는데 아쉬움이 많았다. "나랑 같이 그리자.. 같이 하자.. 헤헤... 같이 해...." 집착광공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소하님을 만나 이같은 문제를 토로하고, 고민에 대해 상담을 했다. 그리고 어떤 모임을 열고 싶은지도 이야기했는데 역시 전문가는 달랐다. 문제점을 빠르게 캐치하고, 핵심을 간파해 답변해주셨다. 그래서 잘하면 나같은 소심한 사람도 모임을 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내향인인 나로써는 굉장히 흔치않은 이틀 연속 외출이 이어졌다. 여정님을 만났다. 여정님은 글쓰기 라운지토크에서 처음 뵈었는데 파인클의 베타 시즌때부터 파인클에 참여하셨다고 한다. 지금은 3기 가드너로 활동하고 계신데 파인클 하면서 여정님을 모를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활동이 왕성하시다.
실제로 콘텐츠도 정-말 많이 발행하신다. 그 중 뉴스레터 <Movie-ing> 은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끼리 파인클에서 모여 시작된 것 같았고, 책나눔 커피챗은 1:1 인터뷰를 통해 책을 나누는 사이드 프로젝트였다. 그리고 그 외에도 압화를 비롯해 게더링도 많이 참여하시고, 다른 사람의 라운지토크에서도 자주 보이고, 브런치도 발행하시고, 블로그도 하시고, 인스타도 하시고, 글쓰기 관련 챌린지도 하시고, 독서클럽도 하시고.. 헥헥 길다 길어 정말 헤르미온느처럼 움직이신다.
그 중 내가 가장 주목한 것은 꾸준히 다양한 콘텐츠를 발행한다는 점과, 내향인이 어떻게 1:1 인터뷰를 이렇게 자주 하시면서 오프 모임도 하시는걸까? 였는데 만나보니 알 것 같았다. 그는 좋아하는 것 앞에서는 말이 술술 나오는 사람이었고,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기록을 비롯해 글을 써 온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사람이 좋아하는 걸 꾸준히 하면 이렇게 재능러가 될 수 있다는거죠? 후후 내 나름대로는 그런 결론도 하나 내렸다.
그래서 저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요?
끊임없이 밖으로 나다녔던 시기에 대하여
3월 26일엔 이근상 작가님의 브랜드 관련 강연회를 다녀왔다. 이미 블로그에 따로 후기를 썼을만큼 식혜군이 좋아하는 작가님을 뵈러 갔다가 내가 흠뻑 빠져 나왔다.
https://m.blog.naver.com/sstt_220/223811926502
식혜군을 만나던 초반에 나에게 가장 좋아하는 책이라며 건네주었던 책이 "이것은 작은 브랜드를 위한 책" 이었는데, 나도 그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경험을 했었다. 그래서 브랜드를 하고 있진 않지만 내 것을 할 때 진정성을 담으려고 하고, 그게 무엇인지 고민을 종종 해왔다.
그러다 몽스북에서 디엠이 왔다. 해당 책의 확장판이 출간되며 이근상 작가님이 강연을 열게 되셨는데 그 초대 문자였다. 식혜군에게 얘기해주니 너무 좋아해주었고, 오랜만에 서울로 나들이를 다녀왔다. 그리고 나는 거기서 내가 왜 이근상 작가님의 책을 좋아했고 마음에 담아왔는지 문득 깨달아왔다.
어쩌면 표현의 차이가 있을 뿐, 나는 내 만화를 작은 브랜드의 상품으로 팔아왔던 것이다. (그런데 아직 팔리지 않은..) 내 만화에 진정성을 담아 그걸 알아주는 팬들과 함께 하는 것. 그게 작은 브랜드잖아. 그러고보니 얼마전부터는 내가 물어본 것도 아닌데 독자들이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던가 하는 말씀을 건네주신다. 그게 너무 감사할 뿐 아니라, 그럴 때마다 내가 포기하지 않을 이유처럼 느껴졌다. 조금씩 전해지고 있다고 느껴진다.
4월 6일에는 누가의 기록소 3월 회고 모임엘 다녀왔다. 3월에 정말 힘들었지만 도전도 많이 했고, 움직이려고 커뮤니티에도 들어가며 끊임없이 나를 일으키려고 노력했었다. 그 과정을 그냥 넘기고 싶지 않았다. 그걸 내가 알아주어야 지속할 수 있다는 걸 안다. 그리고 나는 아직 그런 회고가 낯설다는 것도. 이럴 땐 여유만 된다면 회고 모임을 가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어 쇽 다녀왔다. 역시나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아왔고, 내 꿈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 가운데 바로 다음날인 4월 7일에는 아이샤님과 1:1 인터뷰가 있었다. 누군가 나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는 게 신선했다. 그러니까 3월에는 사실 프리랜서 관련 앱 개발팀과 인터뷰를 하기도 했고, 종종 프리랜서 관련해서 인터뷰를 하기도 했지만, 누군가 "말복님께 1:1 인터뷰를 요청드린다." 는 경험은 완전 다른 것이었다.
그렇다보니 나도 어떤 질문을 받을지몰라 준비하기도 어려웠고, 그런 내 마음을 알아주셨는지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는 친절한 멘트를 시작으로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대화하며 내가 해 온 길들이 정리되기도 했고, 정리되지 않은 부분들은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웹툰에 대한 내 애증도 느껴졌다.
일한 것은 안 궁금하시려나요?
인스타툰 브러시 팀 업무와 청년 유니온과의 협업
작년 가을즈음 이아님의 인스타툰 브러시 팀에 합류하게 되었었다. 이아님과 뱅울님과 셋이서 사부작 사부작 시즌2를 무사히 잘 오픈하기 위해 부단히 작업하고, 미팅하고, 수정하고, 수정하고, 수정했다. 힘들어하면서도 어떻게든 해내려고 노력하는 열기 속에서 벅차 올랐고, 그 경험이 그 다음으로 이끌었다.
아쉽게도 뱅울님은 개인사정으로 그 다음에선 함께 할 수 없었지만, 그 대신 잼비님이 들어왔다. 그렇게 셋이서 시즌2의 비율 조정 작업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나는 그 외에도 이아님과 시즌2의 와디즈 프리오더 펀딩을 준비했다. 처음 접하는 펀딩과 관련된 사무업무부터 처음 접하는 피그마 툴까지 처음 하는 것 투성에 정신 없이 시간들이 흘렀다.
평소 하는 웹툰과 관련된 업무와는 또 다른 인스타툰 관련 업무. 그리고 연재와는 다른 스케쥴, 작가나 작품 관리와는 사뭇 다른 관리 등 실수가 연발되었고 그 과정에서 개인적 스트레스도 상당했다. 처음 하는 일에 실수가 있을 수 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프리랜서들은 자신의 실수에 타격이 큰 것 같다. 아무래도 두려움과 불안감 때문이겠지.
그리고 청년 유니온과 오프라인 미팅을 하며 다양한 프리랜서분들을 만나고, 5월 1일 행사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있었다. 사실 유니온과는 그 전부터 계속 같이 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어 종종 뵙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관련해서 제출한 기획서들이 통과가 되지 못 했었다. 나는 기획서나 지원사업에 어려움이 컸기 때문에, 이런 업무들을 발 벗고 나서 도와준 팀원들이 감사했다.
아무튼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 이야기들은 잠시 접어두고, 그 후로도 한 차례 온라인 미팅을 하며 5월 1일 행사를 함께(?) 준비했다. 함께라기엔 내가 큰 도움을 못 드린 것 같아 물음표를 붙이긴 했지만, 마음으로는 멀리서나마 계속 신경쓰고 혼자 아이데이션해보고, 괜찮아보이는 것들을 추려 제안해보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5월 1일에는 막상 비가 왔지만 사무실로 행사를 옮겨 진행하셨고, 행사 사진을 보내주셔서 나는 내 만화가 어떻게 걸렸는지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제안하며 그려드렸던 부적 스티커가 어떻게 인쇄되었는지도 확인했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주신덕에 감사함을 느끼기도 했다.
이번까지만, 4월까지만, 5월까지만, 6월까지만..
계속해서 늘어가는 나의 마지노선에 대해
사실은 최근 여러 사정이 얽히며 웹툰 피디 업무도 진행을 하지 못 하고 있다. 어시스트 업무도 완결이 났고, 피디 업무도 못 하고 있고, 신규 계약도 없으니 잔고만 갉아먹으며 지내는 셈이다. 각오하며 미리 가계 계획도 세워뒀었고, 그런 상황이 도래하면 언제까지 버티다 돌아갈지도 정해두었음에도 마음이 갑갑한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건 아니다 싶은 업무에는 거절하기도 하고, 제안에 질척거리지 않는 나를 보면 그렇게 안 절박한건가? 싶기도 했었다. 근데 그건 그냥 내가 고집이 센 사람이라 그렇고, 그 고집이 어떤 신념에서 왔기 때문이고, 안 되면 회사에 가더라도 그러긴 싫어. 라는 나름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 이내 <절박하지 않음>이란 이름표는 지웠다.
절박하지 않다기엔 핫식스를 마시며 밤을 새었고, 돈을 내고 커뮤니티에 들어가 사람들에게 나를 알렸다. 그냥 나는 나를 믿어주는 것 뿐이었다.
4월 20일엔 리얼웹툰 잡카데미 노블코믹스 작화 과정에 지원을 했었다. 작년에 지원을 하려다 사업자 문제로 고민하기도 하고, 외주 일정으로 포기했었다. 그러다 이번에야 지원을 했었는데 생각보다 경쟁률이 셌던 듯 하다. 어떻게든 웹툰을 그리고 싶다. 그리고 이제는 오리지널 하는 것에 힘이 너무 많이 소모되고 있었다. 요즘은 노블도 어쩜 그렇게 원작의 매력을 잘 살리는지.. 그러던 와중에 이번 기수는 노블코믹스 과정을 따로 모집하길래 잘 됐다 싶어 지원했었다.
그렇게 서류도 통과해 4월 30일엔 면접까지 보고 왔는데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몇 일 째 머릿 속에서 면접 때의 상황이 맴맴 돈다. 어떤 걸 하고 싶냐는 말에 작화가 하고 싶다 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어떤 파트가 하고 싶냐는 말씀 같았다. 작화 과정 안에서도 파트를 쪼개는 커리큘럼인가보다. 커리큘럼이 없어 몰랐다. 그 외에도 포트폴리오에서 노블 코믹스 지원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셨다. 아무래도 노블에 참여한 어시작은 첨부를 하지 않아서 더 그랬던 듯 하다. 그런데 어시작을 참여하거나, 타인의 원작을 포폴로 만들거나, 타인이 한 콘티 작업 위에 내가 작화한 것을 포폴에 내도 되나? 모르겠다, 이 역시 내가 절박하지 않아서 그런걸까? 이럴 때면 또 다시 의심한다. 그러나 역시.. 그냥 고집이었을 뿐이다. 그러면 안 된다고 고집부렸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어쩌면 나는 로판 작화가 지망이 아니라 더 그렇게 보였는지도 모른다. 노블 중에서 로판도 좋아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도 로판이지만, 작업하고 싶은 것은 현대 로맨스나 드라마 노블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구구절절하는 것, 너무 구차해보이지 않나?
그런데 ... 사실 계속 이야기하고 싶었다. 혼자 담아두고 싶지 않았다. 몇 날 몇 일을 계속 샤워하다가도 번뜩 떠오르고, 왜 그렇게 대답했지, 왜 바로 의도를 파악 못 했지, 잠들다가도 번뜩이고, 자다 깨서도 번뜩여서 밤잠을 설쳤다. 아쉽고, 아쉬웠다. 그래서 계속 마음 속에 응어리 진 이 이야기들을 발산하고 싶었다.
그래야 떨어지더라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더라도 내가 곪지 않을 것 같아서.
언젠가부터 조금씩 이야기를 더 드러내는 것 같다. 인터넷 세상 속에서도 더 친밀해질 수 있다는 걸 느낀다. 모든 사람에게 다 이야기를 터놓는 게 아님에도 다 터놓는 것처럼 되는 이 인터넷 세상이 무서웠었다. 그래도 가끔은, 이 정도는, 어딘가에는.
거두절미하고 친구들 만나기가 쉽지 않아 그런다.
라고 해놓고 어제 오랜만에 동료 작가님들을 만나고 왔다. 헤헤. 입점제안이 들어오며 사업자 내는 것도 도와드리고, 이제는 우주대작가가 된 분께 농담도 하며 차기작에 대해 묻기도 하고. 그냥.. 즐겁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렇게 떠들듯이 그냥 여기도 이렇게 남기는 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