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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Oct 16. 2021

순창에 이런 명물이! 2

용궐산 하늘길과 요강바위

순창은 강천산의 출렁다리가 가장 유명했는데

요즘 새롭게 뜨는 명물이 지난번 소개한 채계산 출렁다리와 오늘 소개할 용궐산 하늘길이다.


* 채계산 출렁다리 소개글

https://brunch.co.kr/@malgmi73/267

사실 용궐산 하늘길은 요강바위 찾아가는 길에 우연히 보게 된 곳이다. 길 곳곳에 용궐산 하늘길 표지판이 보여서 꽤 요란하게 홍보를 하는구나~ 생각만 하고 있다가, 섬진강 뒤에 떡하니 나타난 용궐산을 보는 순간!

"와~~  저 산 뭐야? 멋지네!!!"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산이었다.


용궐산은 전라북도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에 있는 산으로 높이 645m이다. 금남정맥의 영취산에서 갈라져 나온 산줄기가 장수군 팔공산에서 원통산까지 뻗은 뒤 북쪽의 갈담천에 막혀 방향을 남쪽으로 돌려 섬진강 기슭 어치리에 솟은 산이다. 과거 용골산(龍骨山)으로 불렸으나, 2009년 4월 용이 거처하는 산이라는 의미의 ‘용궐산(龍闕山)’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용골은 '용의 뼈'라 죽음을 의미하기에 부정적이라서 근방의 주민들이 이름을 바꿔달라고 청원을 하여 변경됐다고 한다) 3면이 섬진강에 에워싸여 있고 기암괴석이 많아 경관이 빼어나다.


산행은 어치리 장구목에 있는 요강바위에서 시작하여 장구목재와 삼형제바위를 지나 정상에 오른 뒤 남릉을 지나 북서쪽 도로를 타고 내룡리로 내려선다.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산 정상에는 바둑판이 새겨진 너럭바위가 있다. 주민들이 신선바둑판이라 부르는 이 바위에는, 옛날 이 산에서 수도하던 스님이 바둑을 두자는 내용의 서신을 호랑이 입에 물려 무량산에 있는 스님에게 보낸 뒤 이 바위에서 만나 바둑을 두었다는 전설이 전한다. (두산백과 참고)

위의 설명에 나온 바로 신선과 스님이 바둑을 두었다는  너럭바위 위로 잔도(중국에서 외진 산악 지대를 통과하는 길을 이르는 말. 잔도는 절벽에 구멍을 낸 후, 그 구멍에 받침대를 넣고 받침대 위에 나무판을 놓아 만들었다)를 만든 게 하늘길이다. 2021년 4월에 열린 잔도는 총길이 540m로, 하늘을 보며 걷는 길이란 의미에서 '하늘길'이란 이름을 붙인 듯하다.

by 주유천산

날도 덥고, 채계산 출렁다리에서 이미 많은 체력을 소모한 데다 요강바위가 목적지였기 때문에 올라가 보진 않고 산 아래 마련된 주차장에 가서 너럭바위 위에 만들어진 하늘길을 신기하게 쳐다보다가 나왔다. 하늘길이 서향을 하고 있으니, 나중에 아침 일찍 와서 오르면 뜨거운 태양 아래 녹초 되는 일 없이 즐길 수 있겠다 싶었다. (우리가 갔던 한글날엔 간만에 햇빛이 쨍한 날이어서 상당히 더웠고, 용궐산 도착한 시각은 오후 2시쯤이라 가장 햇빛이 강렬한 때였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하늘길을 오르고 있어 깜짝 놀랐다. 그만큼 이곳이 사람들이 많이 찾는 핫플레이스임을 실감했다.)


남편은 아래 김영수 TV의 유튜브 영상으로 이미 용궐산 하늘길을 본 적이 있다는데, 그땐 멋모르고 봤다가 이번에 직접 와서 보니 상당히 느낌이 좋아서 다시 유튜브를 찾아보며 눈으로 하늘길을 올랐다. 하늘길은 섬진강을 내려다보는 풍경이 아주 좋았다. 3면으로 멋진 섬진강 뷰를 볼 수 있는 하늘길에 조만간 꼭 올라야지.

by 주유천산

김영수 님 소개에 따르면 내비에 '용궐산 치유의 숲'을 목적지로 치면 하늘길로 바로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전라북도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 산101-1 / 또는 장군목길 562) 치유의 숲 주차장에서 하늘길 입구까지 20~30분, 입구에서 하늘길 정상까지 또 20~30분이 걸린다니 참고하시길!


이제 진짜 목적지였던 요강바위로 가보자.

하늘길을 지나 차로 2~3분 정도 되는 거리에 장군목 유원지가 있고, 그곳 현수교 아래 요강바위가 있다.

섬진강이 흐르는 장군목은 풍수지리상 용궐산 장군대좌로 장군자리라는 설과 임금의 음경인 옥경을 상징하는 순창 제일의 명당으로서 용궐산의 지맥을 형상화하였다는 설이 각각 전해지고 있다.


요강바위는 장군목 한가운데 놓여있는 바위로 내룡마을 사람들이 수호신처럼 받들고 있다. 요강처럼 가운데가 움푹 패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가로 2.7m, 세로 4m, 깊이 2m로 무게가 무려 15톤이나 된다. 장군이란 이름이 붙은 지명답게 건장한 아들을 갖길 원하는 부부가 이 바위에 앉아 지성을 드리면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또한 용의 궁궐터라 하여 몸과 마음 아픈 들의 치유터로도 이용되었다고 한다. 한국전쟁 때는 마을 주민들이 바위 속에 몸을 숨겨 화를 모면하였다고 한다. 한때는 이 바위가 수십억 원이 넘을 거라는 얘기가 나돌아 1993년 도난을 당하였으나, 주민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1년 6개월 만에 어렵게 되찾은 일화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지금은 예전 그 자리에 그대로 장군목에 앉아 내룡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고 있다.


요강바위는 바위 가운데 둥근 구멍이 뚫린 순창의 명물로 요강 바위 같은 포트 홀은 1억 년 정도 물살이 지나야 생긴다고 한다. 요강바위 주변엔 이와 비슷한 바위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장군목에서 구암정까지 약 5km가량 이어져 있다고 한다. 그래서 구미마을 앞 만수탄변 하늘에서 보면 개미떼가 적성강을 올라가듯 바위가 이어져 개미 바위로도 알려져 있다.

이 신기하고 멋진 형상 때문에 용궐산을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분들, 섬진강 자전거 종주를 하는 분들도 들렀다 가는 필수코스이다. 나는 이미 아들을 낳은 관계로 요강 바위 위에 앉아보진 않고, 주변을 돌며 사진만 찍었는데 어떤 50대 아저씨는 바위 안에 직접 들어가서 친구들에게 기념사진을 부탁하며 환하게 웃기도 하셨다. 보는 이도 상당히 즐거운 순간이었다.^^ 한국전쟁 때 요강바위 안에 들어가 화를 면했다는 이야기가 그냥 지어낸 말은 아니겠구나 싶었다.

요강바위 근처에 개미떼처럼 늘어선 바위들을 구경하다 보니, 섬진강 물살에 몸이 닳아져도 수천 년에서 1억 년이 넘는 세월을 묵묵히 견뎌온 바위에게 경외감을 느끼게 되었다. 겨우 백 년을 살까 말까 하면서 아웅다웅 사는 인간은 이 대자연 앞에서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새삼 깨닫게 해주는 곳이었다.


* 김영수 TV의 하늘길 소개 영상

https://youtu.be/qOXFd8thMZ0

 용궐산 하늘길은 모두 주유천산님의 사진
맞은편 벌동산
왼쪽에 용궐산
장군목 유원지 카페와 식당
용궐산 하늘길 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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