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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Dec 27. 2021

오두방정 떨다 요강에 퐁당 빠진 돈대들

강화도 한바퀴 4

광성보 이후로 강화도 여행기가 멈칫했다.

폰에 있던 사진을 컴으로 다 옮겨버리고 보니

글을 컴으로 쓰거나, 컴에 있는 강화도 사진을 폰으로 옮기지 않고선 여행기를 쓰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10월 3일 개천절에 다녀온 강화도를 두 달이 다 지나도록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있어서 올해 가기 전에 어서 진행해서 조만간 마무리지어보자는 생각으로 네 번째 강화도 여행기를 올린다.


이번 편에서는 광성보에서 갑곶돈대 사이에 있는 네 개의 돈대와 하나의 진을 살피기로 하자. 순서대로 오두돈대, 화도돈대, 용당돈대, 좌강돈대 및 용진진이다. (이 돈대들로 이름을 짓자니 떠오른 게 '오두방정 떨다 요강에 퐁당 빠진 돈대들'이다. 별 의미 없으니 오해는 마셔요~^^) 강화나들길 제 2코스인 호국돈대길의 중간지점이다.


오두돈대(鼇頭墩臺)는 인천광역시 강화군 불은면 오두리 산1에 위치한다. 외적의 침입이나 척후활동을 사전에 관찰하고 대비할 목적으로 접경지역 또는 해안지역에 흙이나 돌로 쌓은 소규모의 방어 시설물인 돈대는 병자호란 후 강화도 해안지역의 방어를 튼튼히 하기 위하여 해안선을 따라 축조했다. 숙종 5년(1679) 강화 전해안을 하나의 방위체제하에 운영하고자 강화 53돈대(기록에 따라 49개로도 나와 있다)를 설치·운영하게 되었다.

오두돈대는 지형 이름에서 나타나듯이 자라의 머리와 같은 지형에 설치되어 있으며, 평면 형태는 원형으로 지름이 32m에 달한다. 돈대 동남쪽으로는 오두정지(龍頭亭址)와 강화전성이 위치한다.


주차장은 잘 마련되어 있으나 들어가는 입구가 제대로 표시되어있지 않고, 길이 정비되지 않아 처음엔 여기가 맞나 싶어서 갸웃했던 곳이다. 주차장에 차는 많은데 막상 오두돈대엔 사람이 없어서 다들 어디 있나 찾아봤더니, 돈대 아래가 낚시터로 유명한 곳인지 많은 이들이 그곳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었다.

주차장 지나 해안동로를 70m쯤 더 따라 올라가면 작은 공원이 마련되어 있고, 노랗게 익어가는 강화들판을 고즈넉히 볼 수 있다.

화도돈대(花島墩臺)는 인천 강화군 선원면 연리 54번지 에 있으며 인천광역시 문화재자료 제17호이다. 위치가 CU편의점 왼쪽 뒤로 있는데, 표지판이 없으면 돈대인지 모르고 지나칠 정도로 야트막한 언덕 위에 널찍한 네모평지가 펼쳐진 모습이다.

성벽터로 볼 때 평면은 사각형이었던 것으로 추측되고, 북쪽에 무너진 성벽의 석재들이 약간 남아 있는 것을 제외하면 성벽의 터만 남아 있을 뿐 완전히 소실되었다. 강화군이 소유·관리하는 이 돈대는 돈대 내부에 한때 과일나무를 심은 밭으로 일구어지기도 했단다. 지금은 돈대 입구 왼쪽 끝에 커다란 나무 외엔 텅 비어 있는 모습이다.

돈대는 일반적으로 주변보다 높은 평지에 쌓는데, 밖은 구릉을 깎아서 높게 하여 적의 침입을 막고 안은 낮게 하여 포를 설치한다. 간척지 벌 가운데의 작은 동산 위에 위치하는 화도돈대는 오두돈대·광성돈대와 함께 강화의 7보(堡) 5진(鎭) 중 하나인 광성보의 관리하에 감시소와 방어진지로서의 역할을 담당하였다. 남쪽으로 700보 거리에 오두돈대가 있고 북쪽으로 1,390보 거리에 용당돈대로 이어진다. 강화외성과 연결되어 있으나 현재 주변의 외성은 소실되었다. 동쪽으로 나 있는 수구(水口) 옆에는 강화유수 한용탁이 1803년 세운 '화도수문개축기사비(花島水門改築記事碑)'가 있다.

해안 절벽쪽으로 장축을 기대고있는 면의 길이가 35m이고, 다른 면은 32m로, 한 면이 약간 짧은 방형에 가까운 형태이다. 성벽의 석축은 대부분 파괴 되었으나 성벽의 뿌리는 어느 정도 남아있다. 돈대의 남쪽 아래에는 고려외성을 가로지르는 물길을 건너 화도 수문이 있다. 2002년 발굴 조사를 거쳐 복원 정비되었다.


우리는 화돈돈대 옆의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로 간단히 점심을 하면서 잠시 쉬었다. 편의점에서 유리창을 내다보는 풍경이 참 멋졌던 곳이다. 돈대보다는 편의점과 커다란 감나무로 기억되는 곳이다.


화도돈대에서 북쪽으로 1,390보 거리에 있다는 용당돈대는 도로 옆에 표지판을 못 보면 분명 내비에 목적지를 표시해두고도 지나치기 십상인 곳이다. 우리도 지나쳤다가 "여기쯤인데 이상하다?" 하구선 다시 용당돈대 입구 표지판을 찾아 돌아와서 겨우 용당돈대 입구로 들어갔다.

산길 아래로 50m쯤 내려가면 차 한두 대를 겨우 주차할 정도의 공간이 있는데,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편이라 주차는 편하게 할 수 있다.

한참 이어진 돌계단을 올라가면 돈대입구가 왼쪽에 있다. 모르고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한참을 돌아야 한다.(남편이 그랬다) 입구에 들어서면 돈대 한가운데에 커다란 나무가 있는 것이 가장 먼저 보인다. 참 신기한 게 이렇게 큰 나무가 가운데 있으면 돈대 안에서 생활하는 것이 불편했을 텐데, 어떻게 그리 긴 세월동안 베어지지 않은 채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까 하는 점이다. 이 나무는 떡갈나무로 낮에는 해를 밤에는 별을 보며 돈대를 지킨다는 의미로 '별나무'라는 별칭을 얻었단다. 강화도 사람들 사이에선 제법 유명한 나무이다.

오늘 소개하는 네 개의 돈대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돈대가 바로 이 용당돈대이다. 사실 처음 용당돈대 앞에 도착했을 땐 쭉 이어진 높은 돌계단 올라가기가 싫어서 남편만 다녀오라고 했더랬다. 앞서 다섯 개의 돈대와 두 개의 진과 한 개의 보를 걸어서 둘러보다보니 다소 더운 날씨에 진이 빠진 참이었다. 그런데 남편 기다리며 쉬다보니 다시 기운도 나고, 서서히 궁금증이 돋아서 올라갔던 건데 가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멋진 별나무를 못 봤으면 어쩔 뻔!


용당돈대(龍堂墩臺)는 인천 강화도 선원면 연리 1번지에 위치하며 가리산 돈대, 좌강돈대와 함께 용진진에 소속되어 있다. 평면은 타원형이며 북서와 남동방향은 강화외성과 연결되어 있었다. 돈대에 4개의 포좌가 설치되었으며 내부에는 건물지가 남아있다.

* 돈대 남쪽에 사망금포대가 숨어있어요~

용당돈대 남쪽, 낮은 산 사이에 있는 논 끝 바닷가쪽에 토축이 있는데 그곳이 사망금포대로 6개의 대포가 있었다고 해요. 용당돈대와 달리 복원이 안 된 채로 토축에 묻혀있어 잘 모르는 이가 많은데 강화만사성님이 소개해주셔서 뒤늦게 알게 되었답니다. 용당돈대 주차장(작은공터)에서 노란색 선을 따라가면 된대요. (자세히 알려주신 강화만사성님께 감사합니다~)


용진진(龍津鎭 )은 인천 강화군 선원면 연리 815번지에 있는 인천광역시 기념물 제42호이다. 용진진은 군대가 주둔하던 군사 시설로서 조선 효종 7년 1656에 쌓았다. 원래 병마만호 1명, 군관 24명, 사병 59명, 돈군 18명 도합 102명의 병력이 주둔 하였으며, 가리산, 좌강, 용당 등 3개의 돈대를 관리하였다. 포를 놓는 자리인 포좌 4문, 총을 놓는 자리인 총좌 26개소의 시설물이 있었으나 석축 대부분은 남아 있지 않다. 출입구였던 홍예문 두 곳만 남아 있었는데 1999년에 그 위로 새로이 누각을 세워 복원하였다. 좌측 홍예의 높이는 2.57m, 폭은 4.15m, 두께는 60~61cm, 우측 홍예의 높이는 2.14m, 폭은 4.80m, 두께는 50~60 cm의 규모이다.

용진진 바로 위에 위치한 것이 좌강돈대이다.

좌강돈대(左岡墩臺)는 용진진의 관할 하에 있던 돈대로 용진진과 성벽으로 연결되어 있다. 효종 7년 1656에 쌓았으며 중영우부좌사의 중앙초소로 돈대 면석이 1~2단 남아있던 것을 1999년 용진진과 함께 복원 정비하였다. 평면은 원형이며, 서쪽으로 출입문이 만들어져 있고 동쪽으로 포문이 배치되어 있다.

용진진 바로 앞에 새로 생긴 카페는 성업중이고, 서쪽으로 향한 홍예문 앞에 예전부터 있었던 것 같은 카페 겸 식당은   문이 닫혀 있었다. 한창 때는 다양한 체험도 하며 사람들이 많이 찾았던 곳이었을 텐데 코로나 여파인가 싶어 안타까웠다. 좌강돈대를 둘러가는 길이 있고, 주변으로 마을이 있어서 돈대 가운데 가장 마을친화형 군사시설이란 생각이 들었다.

파란 하늘 아래 나부끼는 성벽 위의 깃발들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던 용진진과 좌강돈대를 뒤로 하고 강화전쟁박물관이 있는 갑곶돈대로 향했다.


* 광성보가 궁금하시다면~

https://brunch.co.kr/@malgmi73/270

오두돈대 입구 주차장
오두돈대
화도돈대
용당돈대 가는 길
용진진
좌강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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