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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Feb 14. 2022

빅워크와 함께 호수 한 바퀴!

아산 신정호

전염력 강한 오미크론 때문에 하루에 확진자만 5만 명을 넘어가는 코로나 시기에 사회적 거리두기 확실히 하면서, 걷기 운동과 멋진 구경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곳으로 호수만 한 데가 있을까 싶다. 그래서 설 연휴 끝나가는 주말에 아산 신정호수를 찾았다. 줄여서 신정호.

신정호는 충청남도 아산시 방축동의 호수공원이다. 수면이 92ha이며 일제강점기인 1926년에 농업용 저수지로 만들어진 인공호수로 신정호의 공식 명칭은 마산저수지(馬山貯水池)이다. 저수지가 만들어지기 전 저수지 중앙에 '마산'이라는 부락이 있었으나 저수지로 수몰되자, 그 부락명을 따서 만든 이름이다. 신정호 둘레길 중간쯤에 있는 정자의 이름이 '마산정'인데, 그 옛날 있던 마산이라는 부락을 기리는 의미에서 정자의 이름을 정한 것이라고 한다.


'신정호’라는 이름은 같은 시기에 일본인에 의해 중건된 온천호텔인 '신정관'이 저수지를 위락시설로 이용하면서 관광지로 각광을 받게 되어 편의상 불리게 된 이름이다.(이름에 관련된 자세한 내력은 아래에~)


신정호는 1980년대 들어 관광지로서 침체되기 시작하자 여러 가지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특히 2000년대 들어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종합 개발 사업을 추진하여 지금의 아름다운 호수공원으로 탈바꿈하였고 아산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공원이 되었다.

곳곳에 벤치와 하트 포토존, 느티나무 쉼터, 장미터널, 능소화 터널, 춘향이 그네, 정자와 연못, 아기자기한 조형물들로 꾸며져 있다. 총 둘레 4.8km에 맞춰 주차장 입구에 0부터 시작해서 1km, 2km, 3km, 4km 지점마다 표지판이 있어 내가 얼마쯤 걸었나 가늠도 되고, 앱을 이용하면 내가 걸은 만큼 기부도 할 수 있다.

또한 야간에는 조명을 밝혀 색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하리라는 기대를 하게 해 준다. 둘레길에는 신정호의 사계를 사진에 담아 주요 장소마다 세워놓은 표지판이 있어서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간직한 곳임을 알 수 있는데, 봄에 다양한 꽃들이 피는 풍경과 여름에 연꽃 핀 풍경, 가을에 알록달록 물든 단풍 풍경을 보기 위해 계절마다 찾고픈 곳이다.

신정호는 아산시민들이 자주 찾는 곳답게 호수 둘레길을 걷는 동안 곳곳에 새로 생긴 멋들어진 카페와 식당들이 많다. 특히 4km 즈음에 있는 '연춘'이란 식당은 무려 1936년부터 영업해온 향토 맛집이자 노포이기도 하다. 장어구이와 닭구이를 주메뉴로 하며, 식당에서 바라보는 호수 풍경이 좋아서 아산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연춘식당 펌사진

주목할 점은 '빅워크' 앱을 깔고 신정호를 걸으면서 적립된 걸음 포인트를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부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이 주차장 위쪽 안내판에 설명되어 있는데, 영하 7도의 날씨라 추위에 동동거리느라 이 안내판을 제대로 못 보고 지나치는 바람에 신정호를 한 바퀴 다 돈 뒤에야 알게 됐다. 기부할 기회를 놓쳤다는 사실에 몹시 안타까웠다.


비록 신정호에서 걸은 걸음은 기부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걷는 걸음은 빅워크 앱에 차곡차곡 적립해서 좋은 곳에 기부하려고 한다. 얼마 전 함께 글 쓰는 글동지 한 분이 걸을 때마다 돈이 쌓여서 치킨이랑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캐시워크' 앱을 알려주셨는데, 캐시워크보다 빅워크에 마음이 더 기울었다.


아산 신정호 가시게 되면

걸으면서 건강도 챙기고, 좋은 일도 할 수 있는 빅워크 앱을 폰에다 꼭 까시고 한 바퀴 돌아보시길~

물론 신정호가 아닌 어디를 걸으셔도

여러분이 걷는 걸음은 10m당 1원씩 적립되어

언제든 원하는 곳에 기부할 수 있으니

당장 앱부터 까심이 어떨는지~^^


 ◆ 빅워크 APP : 걸음 포인트를 모아 기부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10M당 1원씩 적립

* 신정호의 이름 유래

아산시 온양1동에 있는 지금의 온양관광호텔 자리는 원래 조선시대 온양행궁이 있던 곳이다. 1904년에 일본 자본가 등이 온양행궁을 강탈하여 온양관이라는 일본식 여관 겸 대중탕으로 영업을 시작하였고, 1922년에 충남선[현 장항선] 철도를 신설한 경남 철도 주식회사가 1926년 인수한 뒤 서양식 건물로 신축하여 '신정관'이라 하였다. 따라서 신정관은 1926년부터 1945년까지 조선 경남 철도 주식회사가 충청남도 아산 지역에 있는 온양온천 운영권을 인수하여 경영한 목욕 숙박시설이다.

1945년 광복 이후 미군정청 철도국에서 신정관 호텔로 명칭을 변경하였고, 6·25 전쟁 뒤에 당시 교통부가 온양 철도호텔을 건설하였다. 1953년 민간인에게 이양된 끝에 온양관광호텔로 명칭이 변경되어 오늘에 이른다.

신정관 측이 임의로 저수지 이름을 ‘변천지’라 하여 어느 정도 알려지기는 했으나 주민들은 그다지 널리 쓰지 않았다. ‘신정호’라는 통칭은 신정관이 저수지를 유원지로 운영하면서부터 별명처럼 붙여진 이름으로 보인다. 편의상 부른 이름일 수도 있고 저수지를 찾는 사람들이 부르기 쉽게 쓰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퍼졌을 가능성도 있다. (아래 역사 부분까지 향토문화전자대전 참고)

* 신정호의 역사

신정호 인근에는 조선시대에 이미 희안제(希安堤)라는 저수지가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인공적으로 만든 저수지를 주로 제(堤) 또는 제언(堤堰)이라 하였고, 저수지는 일본인들에 의해 사용되기 시작한 용어로 추정된다. 희안제의 규모는 ‘둘레 8백여 장, 수심 5척’이었다. 1장(丈)이 10척이니 둘레는 대략 1.7~2.7㎞이고, 수심은 대략 1~1.5m로 추정해본다. 희안제가 있던 곳은 희한 마을 북쪽, 지금의 신정호 관광지 주차장 일대이다.


온양온천에 목욕을 위해 왔던 사람들은 신정호에 들러 쉬거나 놀다 가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에 온양온천이 ‘조선의 자랑거리’라고 했을 만큼 단연 우리나라 최고의 휴양 및 관광지로 유명해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왔고, 신정관의 부속 유원지인 신정호에도 역시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다.


초기부터 술과 음식을 팔던 수상각 외에도 유람선, 보트, 모터보트, 수중 자전차(요즘의 오리배) 등도 갖추고 있었으니 당시로서는 최첨단의 유원지였다. 낚시는 물론이고 가을 단풍도 구경거리였으며 겨울에 스케이트도 탈 수 있었으니 사계절 유원지가 된 셈이다.


다양한 위락시설과 함께 인근에는 음식점들도 생기기 시작하였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연춘’이라는 음식점도 1936년부터 한식집으로 문을 열었다.


온양 시내에서 신정호로 가는 도로도 정비되어 다니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그 중간쯤 되는 지금의 방축동 현대아파트 앞 삼거리 근처에 주막이 자리 잡고 ‘주막거리’라는 이름이 뒤늦게 생기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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