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꼬꼬면이라고 전에 이경규가 만들어서 인기 끌었던 라면이에요. 10년 전쯤이던가... 그때 꼬꼬면 히트치고 하얀 국물 라면이 인기 끌면서, 나가사끼짬뽕, 기스면 같은 라면들이 나와 많이 팔렸죠. 한동안 안 보이다가 얼마 전에 마트 가니까 팔길래 사왔어요."
자세히 알아보니, 꼬꼬면은 비빔면과 왕뚜껑으로 유명한 '팔도'에서 판매하는 라면으로, 개그맨 이경규가 KBS 2TV의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 중 라면의 달인이라는 라면 경쟁 대회에서 선보였던 라면을 상품화한 것이라고 한다. 꼬꼬면의 인기에 힘입어 2011년 하반기에는 대한민국에서 하얀색 국물 라면이 트렌드로 자리잡았으며, 삼양식품의 나가사키 짬뽕, 오뚜기의 기스면, 농심의 곰탕라면 등 유사 제품들이 연이어 출시되었다. 봉지 라면에서 상대적으로 약했던 팔도는 꼬꼬면의 빅 히트에 힘입어 라면 사업부를 1983년에 런칭한 라면 브랜드명인 (주)팔도라는 사명으로 2012년 1월 1일에 분사할 정도였다고.
"옛날엔 라면 한 봉지 끓이면 큰 대접으로 한가득이었는디, 인자는 양이 줄었어야."
"어머 그래요? 라면 가격만 오르고 양은 그대로인지 알았는데 라면회사들 약았네요."
"예전에 성남 살 때 아랫집에 은코엄마라고 있었어야. 은코엄마가 오늘은 오랜만에 몸보신 좀 해야긋다!하면서 끓이는 것이 라면이었재. ㅎㅎ"
"아이 이름이 진짜 은코였어요?"
"아니~ 따로 이름이 있었는디, 그냥 은코야~ 하고 집에 서 부르는 이름이었재."
"재밌는 이름이네요. 그나저나 지금은 밥 없어서 먹는 게 라면인데, 그땐 보양식 대접 받았네요?"
"라면 하나를 가마솥에 넣고 끓여서 온 식구가 먹던 시절이라 라면이 귀했응께. 그라고 라면국물이 시뻘개가지고설랑 언뜻 보믄 육개장만치로 생겼냐 안?"
"하긴 그렇기도 했겠네요. 육개장라면도 있잖아요. 빨간 국물만 보면 딱 육개장이죠. 저희땐 라면이 특별한 야식이어서, 밤에 공부하다 출출하면 남동생이랑 라면 끓여먹는 게 낙이었어요. 엄마가 라면 함부로 못 먹게 하셨는데, 공부하다 배고프면 간식 삼아 먹는 것은 허락하셨거든요. 먹보 여동생한테 안 뺏기려고 자는 애 몰래 살금살금 끓였는데도, 라면 다 되서 막 먹을라고 하면 딱 눈 비비고 일어나선... 잉, 라면이네? 나도! 하면서 젓가락 들고 와서 한 자리 차지하곤 했어요. 쟤는 자다가도 라면냄새는 기가 막히게 안다며 남동생이랑 웃곤 했지요."
라면은 지금도 야식의 대표적인 음식이고 밥 대신 먹는 음식이긴 하지만, 몸에 안 좋으니 되도록 먹지 말라고 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그런 음식이 한때는 보양식으로 치부되던 시절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