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겄다. 어른 되고서도 한동안 귀했응께. 우리는 간수메라고 불렀지, 복숭아 간수메. 어디서 한 통이 생기면 달달한 그거 좀 먹어볼라고 줄 서서 지달렸지야. "
"맞다! 집에서 어른들이 간수메라고 하셨어요. 근데 간수메는 어느 나라 말이래요?"
"일본말 아니까? 딱 들어도 미국 말은 아닌디~"
"영어로는 캔can일 테고, 그걸 일본식으로 발음한다 해도 간수메는 아닌데... 그 말을 전라도에서만 쓰는 거 같던데. 어떻게 생긴 말일까요?"
"오징어를 쓰루메라고 한 거랑 비슷할라나? 하여간 그 시절엔 복숭아 간수메가 선물이나 들어와야 조금씩 맛볼 수 있는 거라, 지금은 쭉 따라서 버려버리는 복숭아 국물도 한 숟갈씩 노나 먹었어야. 삼양라면이 10원 하던 시절에 황도는 백 원이 넘었을 거이다."
"하긴 저 어릴 때도 황도는 어디 문병 갈 때나 사가는 음식이고, 그래서 병원이나 가야 먹어볼 수 있었어요. 부드럽고 달아서 할머니께서도 좋아하셨죠."
1963년 9월 15일 태어났다는 삼양라면은 그 당시 십 원이었다고 한다. 콩나물 20원어치가 한 바구니 가득이고, 고등어와 갈치가 100원에 한 무더기를 살 때였다. 그런데 한 깡통에 100원을 훌쩍 넘는 물건이었으니 황도가 귀한 음식일 수밖에.
2020년 현재 삼양라면 한 봉지는 550원, 콩나물은 한 봉지에 적어도 천 원이 넘고, 고등어는 한 마리에 보통 3~4천원, 갈치는 만 원 안팎인데, 황도는 가장 싸게는 무려 천 원에 살 수 있는 세상이다. 그만큼 싸고 흔해진 데다 웰빙시대에 너무 달고, 캔에 담긴 음식이라 기피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더 많은 누군가에겐 추억이 가득 담긴 황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