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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Nov 01. 2022

가을 첫 수확 상추와 방울토마토로 식탁을 차리다

10월 텃밭일기 4

첫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이 올해는 10월 23일 일요일이었어요. 이틀 전인 10월 21일 금요일에 찾은 텃밭의 풍경을 일기로 남겨봅니다.


딸이 집 베란다에 있는 화분에 씨앗을 뿌려 발아한 상추는 텃밭에 옮겨 심은 뒤 터를 잘 잡아서 이제 연초록 잎사귀를 한창 키우고 있는 중이랍니다.

이날 가을 들어 첫 수확한 어린 상추잎으로 샐러드를 해먹었어요. 크기는 작지만 봄상추처럼 여리지않고, 뭔가 빳빳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이게 봄과 가을의 차이인가 보다 했어요. 물론 먹는 데는 아주 지장이 없답니다.

상추랑 같이 씨를 뿌린 시금치도 싹이 올라오고 있는데,  속도가 아주 느려요. 상추는 성장하는 게 눈에 보이지만 시금치는 그날이 그날인 듯하고 며칠만에 가도 고만고만... 아마도 월동하는 식물이라 다가올 겨울을 위해 천천히 자라나는 모양입니다.

가지도 아직 줄기가 튼실해서 뽑지 않고 두니 갈 때마다 조롱조롱 아기 가지들이 열려서 반겨주네요^^ 이웃텃밭 가지는 꽤 크게도 달려서 대롱대롱~

여름 내내 엄청난 방울토마토를 안겨줬던 방토나무는 밭에 갈 때마다 꾸준히 빨갛게 익은 방토를 내밀고 있어요. 밭에 자주 안 가면 저렇게 땅에다 싹 토해놓기도 하구요. 그럼 그 땅속에서 싹을 틔운 토마토 모종을 얻게 되니, 그도 나쁘지 않다 싶습니다.

여름 끝물에 토마토가지에서 뻗은 새순을 심어서 자란 방토는 한창 꽃을 피우고 열매를 내고 있어요. 다만 익어가는 속도가 느리답니다.

땅에 떨어진 방토씨앗에서 자라난 모종이 꽤 많아서 튼실한 걸로 골라 7주를 집베란다 화분에 옮겨심었는데, 지금 이 방토들이 아주 쑥쑥 잘 자라고 있답니다.

어머님은 "저기에서 토마토가 열리겄냐? 줄기만 자라재~"하시며 토마토의 미래를 암울하게 점치시지만 저는 꼭 분명히 올 겨울이 되면 토마토가 주렁주렁 열리리라 기대하고 있어요. 밭에서 자생한 방울토마토 모종에서 주렁주렁 방토가 열린다면 그도 참 신기하고 재미난 경험이 되겠지요?^^  

고구마는 상강이 오기도 전에 갑자기 날이 추워지며 된서리를 맞았는지, 춥다고 며칠 안 와본 사이 잎사귀가  까맣게 꼬실라져버렸어요.ㅜㅜ

그래도 고구마 캐기는 1~ 2주 더 미뤄야 하는 상황이어서 지켜보고 있답니다. 다행히 그 뒤로는 날이 따스해져서 땅 속 고구마가 얼어서 상할 일은 없겠다 싶어, 부지런히 물 주며 몸집을 키우라고 주문을 외우는 중입니다.

주변 텃밭도 가을걷이를 얼추 끝내신 곳도 있지만, 배추 무 얼갈이 순무 대파 쪽파 양배추 등은 초록빛을 발산하며 부지런히 성장중이고, 콩이나 동부 등은 수확할 시기를 가늠하며 노랗게 까맣게 익어가고 있네요. 아마도 이 광경은 11월 중순에서 하순 김장철까진 이어질 것 같아요. 그 동안 또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사뭇 기대가 되는 10월 하순의 텃밭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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