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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Mar 08. 2023

양산 통도사 무풍한송길을 걷다

아름다운숲 대상을 수상한 무풍한송로

경남 양산시 통도사 무풍한송길은 2018년 제1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생명상(대상)을 수상하였다. 무풍교 입구에서 통도사 부도원 입구 선자(扇子: 부채)바위까지 1.5㎞의 오솔길, 차량 통행의 방해를 받지 않고 걸을 수 있는 길이 바로 통도 팔경 중의 하나인 ‘무풍한송(舞風寒松)’ 길이다.



무풍한송이란, 춤출 무(舞), 바람 풍(風), 찰 한(寒), 소나무 송(松)으로 '바람은 춤추고 솔은 푸르다'란 뜻으로 언제나 바람이 춤추듯이 불어오니 소나무가 늘 차가운 기운을 머금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다. 특히 겨울에 이 솔숲길을 걸어보면 이 말뜻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2년 전 2월에 처음 걸어보았고, 올해 3월 3일에 다시 이 길을 걸었다. 2월엔 확실히 통도천인 청류동천을 따라 부는 바람이 춤추듯 안겨오고, 솔숲길의 소나무는 차가움으로 가슴에 다가오던 무풍한송길이 3월엔 따스한 햇빛 아래 솔숲에 이는 바람마저도 따스하게 느껴졌다. 여름날에는 그 차가움이 시원함으로 다가온다고 한다. 소나무 향기가 온몸을 간질이며 감싸고, 소나무 숲에서 부는 바람이 몸을 한 바퀴 휘돌며 지나가기 때문이다.


한국의 3대 사찰 통도사를 품고 있는 숲길인 무풍한송길은 산문에서부터 수백년 수령의 아름드리 노송들이 길 양옆으로 도열하듯 서있다. 잘 다져진 흙길을 도란도란 혹은 호젓하게 걸으며 만나게 되는 소나무들은  춤추듯 구불거리기도 하면서 항상 푸르르다. 길 옆으로는 시원스레 통도천이 흐르고, 영축산 자락의 숲과 바위와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이룬다.


무풍한송길을 걷는 것은 축복이다. 소나무가 전해주는 바람과 향기와 색깔에 취해 걸어가면 마치 다른 세계를 걷는 것 같다. 느리게 사는 삶을 즐길 수 있는 통도사 무풍한송길은 일제강점기부터 소나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지금까지 이어져 지금의 우리가 누리고 있다. 사람과 숲의 조화로운 공존을 통해 이 아름다운 숲이 다음 세대까지 변함없이 보전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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