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말그미 Mar 22. 2024

마눌을 재우는 방법들 2

전기차 사용설명서의 신박한 활용법

많이 기다리셨쥬?

마눌을 재우는 방법들 1편에 이어 2편 올립니다!


제가 말이쥬~

남편한테 엉덩이 좀 만져달랬다가 서러운 꼴을 몇 번 당해서유("너 자꾸 그럼 엉덩이 안 만져준다?"가 남편이 최근 마눌을 협박하는 주요 수단이 되어버렸슈. 이에 대해 궁금한 게 있으시다면 아래 글 참고하셔유~)


https://brunch.co.kr/@malgmi73/796


내 참 서러워서~

는유, 25년 동안 아무 소리 안 하고 잠자리서비스를 줄곧 해왔더란 말이지유. 잠들 때까지 자장가 불러줘(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하는 '섬집 아기'를 몇 백 번쯤 불렀을규), 무릎이랑 종아리 발이랑 주물러줘, 거뿐이겠슈? 여기선 말하기 쪼매 야한 다양한 요구사항을 다 들어준 세월이 25년인데 꼴랑 해야 열 번이나 될까 말까 엉덩이 좀 따뜻하게 만져달랬다가 협박이나 당하고 말이. 생각할수록 서럽더라구유, 흥칫뿡!


가 이리 설움 당하면서까지 내 소중한 궁디 만져달라고 할 생각은 안 들더라구유. 그래도 잠은 자야 쓰겄고, 어떡하나~ 하다가 신통하게도 잠이 솔솔 오는 새로운 방법 하나를 찾아냈슈!


뭘깝슈?

두구두구두구두구 두구둥~ 개봉박두!!!




남편이 지지난 주에 전기차 사용설명서 완독해야 자기차를 쓸 수 있게 해 주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벽돌책 하나를 던져줬답니다. 여행 가기 전에 다 읽으라고 함시롱.(3월 중순에 제가 친정부모님 모시고 경상도여행을 다녀올 예정이었거든요)


시간 나는 대로 읽겠다 해놓고는, 사실 시간이 안 나기도 했지만(다른 읽어야 할 책들이 산더미를 이루고, 창해를 이루었소!) 이 눔의 책이 설명서라면서 도대체 뭔 소린지 모를 난해한 문구들이 즐비하여 첫 몇 쪽 읽다 덮고 덮고 그랬거덩요.


그니깐 이 남편이란 사람이 마눌을 전기차 태우고 밖에 나갈 때마다 틈만 나면 에게 전기차 사용법을 알려주더란 말입니다. 심지어 어느 저녁 강원도까지 조가는 길에도, 조문 끝나고 새벽에 돌아오는 길에도 주저리주저리...


아따 진짜 너무하네!!! 

귀에 딱지 앉겄어~ 하구 있는디,

여기서 반전이 있슈~^^


남편이 전기차 사용법을 설명할 때마다 갑자기 엄청 졸리고 하품 나고 잠이 쏟아지더란 말입니다. 지는유 요즘 밤에 잠을 거의 한두 시간밖에 자지 못하고 사는 나날들을 살고 있. 전에는 낮에라도 잠깐잠깐 낮잠을 잠시롱 부족한 잠을 벌충하며 살았는데, 50이 넘어서 긍가 낮에 잠시 자려고 해도 도대체 잠이 안 와서 겨우 10분 자고 깨서 다시 일하고, 헤롱헤롱하다 도저히 못 견디면 또 잠시 누웠다 일어나 일하고... 그런 상황이라 꿀잠을 잘 수 있다면 제가 못할 게 없는 사람이 됐단 말이쥬.


그란디 남편이 잘하는 일이고(심지어 아주아주 좋아함), 나에게도 아주 좋은 "마누라 재우는 법"이 딱 떠올랐어요. 그래서 며칠 전 자정에서 반이 넘도록 이불 뒤집어쓰고 있어도 잠이 안 오길래, 슬금슬금 옆으로 다가오는 남편에게 말했쥬.

 

"남편, 전기차 사용법 좀 읊어봐"


"그거 별로 안 좋아하잖아?

내가 사용법 말할 때마다 졸든만."


"그치? 바로 그거야. 자장가로 딱이야^^"


"뭬야? 기껏 설명해주니까 잔다고?"


"내가 졸리거나 말거나 오빤 신나서 읊어대잖아. 오빠도 전기차 사용법 복기한다고 생각하고 해 봐~ 책 한 번 다 읽었다고 모두 기억하는 건 아니잖아."(남편은 두께가 600쪽은 거뜬히 될 듯한 전기차 사용설명서를 완독에 정독까지 한 사람이유)


"그건 글치. 흠... 그래도 뭔가 손해 보는 느낌인데?"


"왜 그래? 마누라 궁디 만져주는 것보다 덜 힘들고, 오빠 좋아하는 거니까 마음껏 해보라고 판 벌여주는구먼~"


"긍가? 아라써! 자, 그럼 해볼까? "^___^


그리하여 밤에는 남편의 전기차 사용설명법을 들으며 잠이 들어서 숙면을 취했답니다. 간만에 3시간 넘게 잤네요. 아이, 개운해라~~~


전기차 사용설명서의 새로운 효능,

요거요거 마눌을 재우는 신박한 방법 맞쥬?

자장가로 딱이유~~~


가까운 누군가 잠못자고 불면으로 헤매는 이가 있다면 전기차 사용설명서 한 번 읊어주세유~  ^___^




* 근디 지가 전기차를 5박 6일 동안 몰아본께 그동안 잘 몰랐어서 글치, 쬐금만 공부하고 나면 전기차가 아주 편한 차드랑께유~


자율운전이 어느 정도 되니 장거리운전하기 좋고, 스스로 다른 차 감지하고 가다 서다를 하는 기능이 있으니 막히는 구간에서도 지가 알아서 운전을 해주니께 엄청 편하고 안전하게 여행했슈.


그 무섭던 전기차 충전도 두세 번 하니까 익숙해져서 금방 하게 되더만.(기름차 주유하는 것보다 훨씬 쉽드랑께유) 


주차가 힘든 곳에선 지가 알아서 주차도 해주구~ 이래서 전기차를 이용해 본 사람들은 계속 전기차를 몰 수밖에 없겠구나 싶더랑께유~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처럼 화재가 많이 나는 것도 아니고.(기름차 대비 화재비율이 현저히 낮은 게 확인된 사실)



매연이 없어 환경에 좋다고 하니 그것만으로도 지구를 위해 전기차 이용은 해 볼 만하다 싶어유^^

이전 03화 마눌을 재우는 방법들 1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