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말그미 Apr 15. 2024

'식탁 위의 컬링'이라고 들어봤수?

식탁에서 어머님 드시기 좋은 반찬을  어머님 앞으로 갖다두면, 어머님은 아들이나 남편 앞으로 그 반찬들을 재배치하신다.


"어머님한테 너무 멀잖아요.

손자 아범이랑 둘 다 팔 길어서

여기다 도 잘 찾아다 먹어요~"


하면서 난 다시 반찬들을 어머님 앞으로 옮긴다.

이걸 가만히 보고 계실 어머님이 아니시다.

어머니는 바로 이렇게 맞받아치신다.


"며늘아, 내 팔도 길어야~

쩌어 팔 닿는당께. 봐라~!"


하시며 쭈욱 팔을 뻗어

긴 팔을 자랑해 보이시곤

다시 반찬들을 아들과 손주 앞으로 전진배치!!!


식탁 위에서 반찬그릇들이 분주히 오가며  

시시각각 자리배치가 달라지는 꼴을

젓가락 들고 쳐다보던 남편이 한마디 한다.


"반찬들이 왜 컬링을 하고 그랴~

 식탁에선 컬링 금지!"


컬링하던 반찬그릇들은 순간,

딱 이동을 멈추고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고,

 죽인 채 이 상황을 지켜보 아들이

조심조심 젓가락질을 한다.


"저..., 이제 먹어도 되죠?"


상황종료!


그래도 하루 이틀 지나면

식탁 위에서의 컬링은 또다시 재현된다는~


네버엔딩 식탁 컬링^^


식탁 컬링할 때 나의 표정?^^
잽싸게 달려~
이전 06화 '궁시렁대숲'에서 탈출하는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