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고사리 손으로 쓰레기 줍기

by 말삼

아이가 유치원에서 미션을 받아왔다


탄소중립 -

환경과 기후를 위한 행동을 하고 스티커를 붙이면

장난감을 받는 미션이다.

그중에 쓰레기를 줍는 미션이 있었는데

비닐을 사용하면 안 되어

비닐봉지도 들지 않고 비닐장갑도 끼지 않고

미션을 수행하러 함께 집 밖으로 나섰다.


때마침 비가 온 뒤라 땅은 축축했고

오전시간이라 거리는 깨끗했다.

인도 어귀 화단에 담배꽁초가 내 눈에 띄었고

아이에게 주우라고 눈짓하니 아이는 머뭇거린다.

웃음이 났다.

생각해 보니 더러운 것을 만지게 한 적이 없던 것 같다.

아이가 스스로 먹을 것을 먹다가

미술놀이를 하다가

장난을 치다가

자신이 원해서 더러워진 적은 있어도

남이 더럽게 한 쓰레기를 주운 적이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5개의 쓰레기를 줍는 게 미션이었는데

담배꽁초 2개, 바닥에 버린 껌, 플라스틱 조각 등을 겨우 주워서

5개를 채웠다.


'탄소 중립'

말은 멋들어지는데,

사실 쓰레기를 줍는 고사리 손이 귀여워

웃음지은 미션이었다.

장바구니 사용하기, 쓰레기 줍기, 전기스위치 끄기


덕분에 즐겁게 온 가족이 탄소중립에 대해

같이 행동하는 시간이었다.


누가 뭐라든

내 애는 정말 귀엽구나

또 사랑이 이만큼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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